1화 2화 3화



이번 시험 결과가 나왔다. 다들 전체적으로 잘 봤더구나.


그리고 코우야마. 너 성적이 꽤 괜찮더라?

요즘 열심히 공부하나 보네. 그대로만 하도록.



















아아~발걸음이 가볍구나~ 


친구 잘 사귀어서 덕을 아주 잘 봤어~ 

겨우 한 번 잘 본 것 가지고. 이제 시작이거든? 


그나저나 이젠 물어봐도 되나? 너는 무슨 바람이 불어서 갑자기 공부하는거냐? 

그 동안 철들기라도 했냐? 


글쎄... 


철이 들었지... 


도쿄에 가고싶거든! 


도쿄? 


도쿄 좋지. 나도 예전에 몇 번 놀러 갔었는데, 역시 도시가 좋더라~ 

맛있는 것도 많고 재밌는 것도 많고 잘생긴 사람들도 많고~~ 


그리고...부럽다. 목표가 있어서. 


응? 뭔 소리야? 

공부 말야. 이런 말 하면 네가 어떻게 생각할 지 모르지만, 난 공부하는 이유가 없거든. 





그냥 할 게 없어서 공부하는거야. 

예전엔 공부하는게 재밌었는데...요즘은 그냥 허무하더라. 


그냥 의미가 없어. 내 학업은. 

그런 의미에서...난 네 열정이 부러워. 


와...너 진짜 재수 없는 소리를 아무렇지 않게 하는구나. 

아...미안...기분 나빴으면 사과할게. 


그리고, 의미 없기는 무슨. 


응? 


뭐가 보여? 

하늘...에 있는 구름 밖에는... 


내가 무식해도 그건 알거든. 

구름은 물로 이루어져 있잖아. 그리고 그게 어느 정도 쌓이면 비가 되어 내리지. 

그리고 그 비는 누군가를 구하는 생명수가 될 수도 있어. 

의미 없이 흘러가는 것 같은 구름도 결국은 어디선가 의미를 찾게 돼. 

그런 것처럼, 아주 사소한 것도...의미없다 느끼는 하찮은 것이라 할 지라도, 존재하는 한 그 의미가 있지 않을까? 

그저 보지 못했을 뿐이지. 


너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적어도 너의 공부는 나에게 만큼은 의미가 있어! 












와, 지금 누구 앞에서 똑똑한 척이야? 귀엽네? 

아하하...어림도 없나? 
















어림도 없기는...

그 한 마디는, 여태껏 소녀가 들었던 말 중에서 가장 의미 있는 말이었다.


소녀 본인이 부정하던 자기자신을 처음으로 긍정받은 소녀는


처음으로, 사랑이라는 감정을 알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