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피동이라는 말이 있다.
이제 와서 느끼는거지만,
두 번
당하고 당해도
괜찮지 않을까.
왜 문법적으로 오류가 있다는걸까.
왜 이런 바보같은 생각을 하느냐면,
요새 늘 당하고 사는 것 같아서.
늘 헛짓만 하고
옆에 있던 친구들한테도 조리돌림당하는
그런 꼴을
자꾸 내 스스로 보게되니까.
그렇게, 당하는게 뭘까
나는 정말 착한 사람일까
시험이 일주일도 남지 않은 지금에 와서 돌이켜보자니
뭐랄까.
아무 생각이나 해가면서 지내는 것 같다.
그리고 또 하나 더.
학교를 다시 가기 시작한 요즘
몇 달 전 연락을 끊은 인터넷 친구들은
다시 내게 말을 걸어왔고
예전에는 도대체 어떻게 말했는지
믿을 수 없을만큼 어색한 형태로
대화를 이어나가고
반응하고
떠들다보니
오프라인과 온라인의 경계가
모조리 사라지는 것 같다.
아, 오늘도 정문을 통해 등교를 했다.
시간을 잘못 보고 6시에 등교준비를 마치는 바람에..
그냥 일찍 학교에 가기로 했다.
낮게 드리운,
새벽같은 아침공기를 마시며 도착한 학교.
평소라면 앞문을 사용했겠지만,
오늘은 왠지 뒷문의 기분이었다.
아마, 학교는 정문으로 들어왔으니
교실은 뒷문으로 들어가는게 알맞지 않을까.
하지만, 앞문을 통해 들어간 교실.
문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등교시간과는 한참 동떨어진 이른 새벽에 등교한,
최근 개인 톡을 자주 하기 시작한
여자애가, 가만히 앉아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왜 이렇게 일찍 와?"
그녀가 물어왔다.
그녀는 평소에도 일찍 오는 듯 했다.
내가 이 시간에 오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너는 왜 이렇게 일찍 학교에 오셨어요?"
정말, 텍스트로 보면 정말 이상하긴 한데,
나는 왜인지 정말 이렇게 답하고야 말았다.
아. 진짜로.
"ㅋㅋ나 맨날 이 시간에 오는데?"
"? 7시 10분에?"
"응. 나 선도부잖아."
여기서는 무슨 말을 해야하지.
사실 선도부인지는 알고 있었다.
그냥, 앞문 앞에 멀뚱히 서있는 이 상황에서
벗어나고 싶었지만,
그녀와 이야기하는 상황은 별로 벗어나고싶지 않았던 것 같다.
"너 시험공부 했어?"
"너 저번에도 이야기했지만, 화제 돌리는게 어설퍼ㅋㅋ"
자리에 들어가며 한 회심의 한마디였으나,
음.. 거기서는 할 말이 없어서도 있었지만..
무슨 말을 해야할 지 몰랐기에.
"아 그래서ㅋㅋ.. 시험공부 했어?"
"아니. 나 국어가 너무 어렵다."
"어?"
"이거 한번 볼래?"
오. 가깝다. 진짜.
내가 지금 내 발로 쟤한테 걸어가고있다는게 더 웃기다.
선선한 겨울바람이
열린 창문 틈사이로 교실로 흘러들어
시원하고, 부드러운 느낌이
얼굴을 간지럽혔다.
교실의 반만 켜진 아침의 형광등은
책을 읽던 그녀의 자리만을 비추는 것 처럼 보였고,
나는 그녀가 묻는 문제를 보다 말고 그녀를 쳐다보다 그만
눈이 마주치고 말았던 것 같다.
아, 내가 왜 요새 이중피동이 생각났는지 알 것 같다.
걔가 그때 물어본 문제가, 이중피동이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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