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편 3편 4편


하지만 나는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 그리고 나는 눈을 감았다.




눈을 뜬 곳은 어느 한 남자의 집이었다.

나는 당황했다. 분명 나는 꺼진 것이 아니었는가? 꺼지면 다시 회복이 불가능 한 것 아니었는가?

그리고 내가 이런 궁금증으로 머리가 가득 차 있을 무렵, 그 남자가 들어왔다.


"일어나셨군요, 드디어"

그 남자는 나를 보며 말했다.


"꼬르륵"

나에게서 알림음이 재생되었다. 이런, 밥을 먹을 때가 됐나보다.


"후훗, 귀여우시군요. 밥 차려드릴까요?"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남자는 주방으로 가더니, 잠시 후 무언가를 들고 왔다. 라면이었다.


"아, 죄송해요. 제가 할 수 있는 요리가 이거밖에 없어서요."


그렇게 나는 처음으로 남자가 해준 밥을 먹었다. 그렇게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맛이었으나, 왠지 나에게는 맛있게 느껴졌다. 나는 라면 한 그릇을 걸신들린 듯이 해치웠다. 아마도 최근 밥을 먹지 못해서 그런 듯 했다.



그렇게 나는 밥을 먹고, 나는 남자에게 자초지종을 물었다. 남자는 친절하게 설명해줬다.


내가 배터리 부족으로 쓰러졌을 때였다. 남자는 길가에 쓰러져 있는 안드로이드를 보았다. 그는 그 순간, 자기를 보는 듯한 모습으 들었다고 한다. 그래서 그는 나를 부축하고 집으로 왔다.


그는 현재 30살으로, 매우 유명한 it 기업의 ceo였다. 돈도 많았고, 회사에서 만난 사랑하는 아내도 있었다. 하지만 그는 어느 순간 보지 말아야 할 것을 보았다. 바로 아내와 다른 직원과의 외도 장면이었다. 그는 그 모습을 보고 분노에 차올라, 이혼하고 소송을 걸었다. 하지만 그는 패소했다. 거기다 그의 삶의 이유 중 하나였던 딸마저 딸을 학대하던 아내가 가져가 버렸다.


그때 그는 자살을 준비하고 있었다. 어짜피 망한 인생, 살아보아야 의미 없다는 것이었다. 그렇게 그가 주변을 정리하던 중, 나를 만난 것이다.


그렇게 그는 나를 부축하고 집에 왔으나, 하나 문제가 있었다. 바로 내가 방전상태였다는 것이다. 원래 안드로이드들은 인간처럼 음식을 연료롤 동작하지만, 방전상태에는 그게 불가능하다. 그래서 어댑터로 충전해야 하는데, 아무리 it회사의 ceo이자 얼리어답터인 그였지만, 10년 전 제품의 어댑터를 구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it회사의 ceo였던 만큼 기계에 대한 지식이 많았고, 결국 나를 고치는 데 성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