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편 2편 4편


".. 그렇게 됐습니다."


그는 그렇게 말을 마치면서, 나를 보았다. 그와 나의 눈에는 눈물이 맺혀 있었다.


"..."

"...흑..흑"


방 안에 잠시 침묵이 흘렀다. 그리고 우리는 부둥켜앉고 울었다.


 나는 그날부터, 감정을 느끼기 시작했다.



시계는 어느 새 12시를 넘겼다. 우리는 실컷 울은 탓인지, 그대로 곯아떨어졌다.




다음 날 아침이었다. 나는 일찍 일어나서 씻고 나왔다. 그런데 그가 내 앞으로 와서 말했다.


"저기.."

"혹시 요리 해 주실 수 있나요?"

나는 고개를 끄덕이고, 곧바로 주방으로 향했다. 그리고 곧이어, 요리가 완성되었다.


그는 요리를 먹더니 황홀한 표정을 지었다. 오랜만에 먹어보는 직접 해주는 밥. 그는 감격했다.

"와.. 정말 맛있네요! 진짜 요즘 이런 음식 오랜만에 먹어봐요."


나는 그 말을 듣고, 처음으로 심장이 두근거렸다.


나는 처음 팔렸을 때부터 버려질 때 까지 한 집에서 일했다. 그러나 그곳의 사람들은 모두 나를 천대했다. 매일 성희롱을 당했고, 인격 모독적 발언을 서슴지 않게 하는 등 나는 그곳에서 학대당했다. 그런 삶을 나는 견딜 수 없었다. 그래서 나는, 나를 일부러 망가트렸다. 아무리 가정용 로봇이라지만, 최소한 자가수리법 정도는 알았다. 그래서 나는 나의 부품을 고의로 쇼트냈다. 그렇게 나는 고장났고, 몸을 움직이지 못해 버려졌다.


그렇게 일회용품 취급을 받고 버려진 나는, 지금 이곳에서 처음 칭찬을 들었다.

나는 북밭히는 감정을 참으려 애썼다. 하지만 참기에는 너무 큰 감정의 파도가 쳐왔다. 나는 그 자리에서 울며, 그를 껴안으며 조그맣게 말했다.

"사랑해요.. 사랑해요..!"


그 순간은. 나는 처음 심장이 뛰고 감동을 받은 날이자 내가 나로써 인정을 받은 날. 그는 자신을 위로해 줄 사람을 만난 날이자 자신만을 바라보는 사람을 만난 날이었다. 그렇게 우리는 사랑에 빠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