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별이가 결석한 날, 시우는 텅 빈 의자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어제 일 때문에 괜시리 찝찝했다.


왜 안 왔지? 내일은 올까? 나 때문인가? 직접 찾아가볼까? 너무 오버하는 건 아닐까?


그런 생각이 머리 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혼자 끙끙대고 있는데, 담임선생님이 조용히 시우를 불렀다.


"시우야, 혹시 새별이가 연락이 안되는데 나 대신 찾아가줄 수 있을까? 내가 가고는 싶은데 일이 너무 바빠서 힘들 것 같다. 대신 수고 좀 해줄래?"


"네, 알겠습니다."


아무렇지도 않은 듯 이야기했지만 연락이 안된다는 이야기를 듣고 시우는 더 불안해졌다. 새별이가 아무 이유 없이 그럴 애가 아니란 걸 알고 있었기 때문이였다. 


시우는 학교가 끝나자말자 바로 선생님이 알려주신 주소로 향했다. 한손에 선생님이 수고비로 준 도넛을 들고서.


시우는 30분이 걸려 새별이의 집에 도착했다. 초인종을 누르기 전, 시우는 크게 숨을 들이마셨다. 


들이마시고, 내쉬고. 다시 들이마시고, 내쉬고. 한참을 그렇게 반복한 후 초인종을 눌렀다.


딩동.


딩동.


초인종을 눌렀지만 아무도 나오지 않았다.


'그냥 갈까..'


잠깐 그런 생각도 들었지만 기껏 왔는데 그냥 가고 싶지는 않았다. 시우는 다시 초인종을 누르기 시작했다.


딩동.


딩동. 딩동.


딩동. 딩동. 딩동. 딩동. 딩동.



딸깍. 


끼익-


눈이 팅팅 부은 새별이가 잠옷 차림으로 문을 열고 나왔다.

 

"누구세요... 뭐야, 왜 왔어?"


"...그냥. 너가 연락 안된다길래."


"그냥 조금 아픈 거 뿐이야. 내일은 학교 갈 거니까 신경 쓰지마."


새별이는 그렇게 말하며 문을 닫으려고 했다. 시우는 반사적으로 발을 내밀었다. 문은 시우의 발에 걸려 닫히지 않았다.


"...뭐하냐?"


새별이는 시우를 빤히 쳐다봤다. 시선이 따가웠다. 그래도 이대로는 갈 수 없었다.


"...도넛."


"뭐?"


"그... 도넛 가져왔으니까 좀 먹을래?"


새별이는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시우를 쳐다봤다.


"그냥 가지?"


그렇게 말하며 새별이는 시우를 살짝 밀치며 문을 세게 닫았다.


"잠깐만!"


시우는 새별이에게 무언가 말을 하려했지만 문은 이미 닫힌 뒤였다. 시우는 방금 닫힌 문을 쳐다봤지만 바뀌는 건 없었다.


"...할 수 없지."


포기하고 돌아가려고 할 때였다. 문이 열리며 새별이가 고개를 빼꼼 내밀었다.


"...무슨 말하려고 했어?"


"응?"


"문 닫기 전에 무슨 말하려고 하지 않았어? ...궁금하니까 잠깐 들어는 줄게. 들어와."


무슨 심경의 변화일까. 시우는 새별이를 멍하니 쳐다봤다.


"안 들어와?"


"아, 응! 잠깐 실례할게!"


시우는 새별이의 마음이 바뀌기 전에 서둘러 집 안으로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