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화: https://arca.live/b/lovelove/66151956)

(1.5화: https://arca.live/b/lovelove/66154574)

(2화: https://arca.live/b/lovelove/68452137)

(3화: https://arca.live/b/lovelove/70781308)

(4화: https://arca.live/b/lovelove/72747617)

오늘 영웅기초학 첫 수업이 있었다.

다들 열심히 임했고, 훈련 이후의 상호평가 중에도 다양한 의견이 오고 갔다.

다만 나하고 승재에게 온 피드백 중 이 의견이 마음에 걸렸다.

"다 좋은데, 지금 네 팀원 중에 하나가 유달리 자신을 버림패로 쓰는 듯한 느낌이 적잖게 있는 거 같아. 만약에 전투가 지속되는 상태에서 그런 식으로 전투불능인 상태라면 팀 전체를 위험으로 몰아넣는 거 아닐까?"

맞는 말이다. 피의 새벽 당시에도 그렇고, 지금도 승재가 자신을 미끼로 던지는 일이 꽤 빈번했다.
지금이야 훈련이니까 괜찮겠지만, 앞으로의 일을 생각해 보면 괜찮지는 않을 것이다.

종례는 간략하게 진행되었고, 종례가 끝나자마자 양호실에 누워 있는 승재를 데리고 나갔다.
가는 길에 승재의 모습을 보니 의상 여기저기가 뚫리고 찢겨 있었다.

승재가 복용하는 억제제 탓인 지 아니면 초능력을 과도하게 쓴 탓인지는 몰라도 승재는 잠든 채 떠 있었다.
훈련 이후의 피드백이 마음에 걸려서 그런 건지, 아니면 괜한 걱정 때문인지는 몰라도 승재가 듣고 있을 진 모르겠지만, 듣길 바라면서 말을 꺼냈다.

"승재야, 네가 듣고 있을 진 모르겠지만 그 때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고 계속해서 너를 내던지는 거 같은데 너를 소중하게 여겼으면 좋겠어.
그때 네가 보여준 마음은 잘 알겠지만, 너가 너 스스로를 소중히 여겨야 남을 도와줄 수 있으니까."

"알겠어."

"듣고 있었어?"

"듣고 있었지. 약발이 좀 많이 세네. 고마워. 그런데, 서현아."

"왜?"

"이번 훈련에서 내가 한 명에게 집중할 수 있었던 건 너를 전적으로 믿고 있었기 때문인데, 만약 나 혼자 전투에 돌입했다면 그땐 어떻게 해야 할 거 같아?"

"그땐 너 혼자 싸워야겠지. 내가 너를 만나기 전 처럼. 하지만 너 혼자서 싸우는 것도 한계가 있고, 결국엔 네가 전에 말했던 것처럼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야 할 거야."

승재는 그 말을 듣자마자 갑자기 자신을 내려달라 했고, 내려주자마자 나를 업더니 그대로 뛰기 시작했다.

"승재야, 다 좋긴 한데 나를 업고 가는 이유가 도대체ㅡ"

"한동안 네가 나를 많이 업다시피 하고 다녔으니까, 이번엔 내가 너를 업고 가고 싶어서. 그리고, 누군가의 도움을 받는 것 뿐만 아니라, 나도 누군가를 돕고 싶으니까."

한동안 내가 띄운 채 데리고 다니던 애의 등에 업히니 감회가 새로웠다.
처음에 보았을 때는 나보다도 약하고 별 볼일 없었던 애가 지금은 나보다도 키가 커진 채 나를 업고 달리고 있었다.

이전에 지나친 3월의 중순보다도 따뜻했던 3월의 중순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