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그럼 오늘은 예정대로


크리스마스 모임에 하고 싶은 것을 서로 얘기해봐요


선생님은 여기서 보고 있을 테니까 여러분끼리 얘기해보세요


모두들

네─에

토우카

네네네! 내가 먼저 발표할게!


우이

토우카쨩 생각해준 거야...!?


토우카

응응


크리스마스 모임에는 관심 없지만


우이를 즐겁게 해주는 것은 특기니까─


네무

므...


토우카

내 플랜은 스페셜 크리스마스 파티


산타씨를 부르거나 악단에게 연주를 시켜서...


파파님에게 부탁해서 호화스럽게 연출하는 거야!


그리고, 메인 이벤트인 "임금님 게임"에선


임금님의 희망을 모두가 실현시켜서 학급의 결속을 다지는 거야─


우이

그러니까...다 같이 함께 놀 수 있고, 모두가 즐거워할 게임이란 거지?


해본 적 없지만 재미있을 것 같아!


토우카

그치 그치!


그래서, 내가 임금님이고─


너희는 임금님의 말을 뭐든지 듣는 하인으로 삼아줄게!


남자아이

에...


여자아이

그런 거야?


선생님

..........

네무

임금님은 임금님이지만 「벌거숭이 임금님」에 가깝네


토우카

냐아앗!?


네무

개막 연출 맡아줘서 고마워


우이를 기쁘게 할 수 있는 기획을 고찰할 수 있는 것은


나 뿐이라는 확신이 생겼어


우이

네무쨩도 생각해온 거야...!?


네무


우이가 마음에 들어 해줬던 이야기...


「침대 아래의 카게타로」의 속편을 써서, 낭독회를 하는 거야


크리스마스의 기한까지 다 써내는 것은 다소 난해한 일이겠지만


해내지 못 할 일까지는 아닐 거야


우이

카게타로의 뒷 이야기를 읽을 수 있다니, 엄청 기뻐!


네무

그렇게 말할 줄 알았어...무훗


다만...나는 토우카랑 달리 우이를 즐겁게 해주고 싶어


그러니까 낭독은 우이한테 부탁해도 될까?


우이

그건 괜찮은데...


크리스마스 모임은 모두가 같이 노는 모임이니까 다 같이 교대로 읽으면 어떨까?


네무

나는 우이가 해줬으면 해


우이

아...하지만...

토우카

반대────앳!


낭독회만으로 크리스마스를 보내다니 너무 맥 빠집니다─!


네무

므읏


토우카

내 플랜이 좋아!


네무

아니, 내 기획이야...!


토우카

우이는 어느 쪽이 좋아!?


우이

에, 어느 쪽이 좋냐니...? 내가 고르는 거야...?


네무

승자를 빨리 정해줬으면 좋겠어. 이대로는 승부가 끝나지 않아


우이

승부라니 무슨 소리야...?


네무

우이를 독점할 수 있는 권리가 걸린 승부야


우이

에, 에에~!?


선생님

사토미양, 히이라기양


토우카

뭐야─ 선생님은 보기만 한다고 했잖아─?


선생님

그랬었죠. 하지만 한 마디...


지금은 두 분이 승패를 가리는 자리가 아니라


모두가 의견을 내면서 서로 이야기하는 자리라는 것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토우카 &네무 

..........


우이

저기...그럼 다음부터 순서대로


다 같이 하고 싶은 일을 발표해볼까?


그럼...우선 나부터!

우이

난 말이야, 크리스마스 노래를 다 같이 노래하고 싶어


벨소리가 나거나, 밝은 분위기의 곡이 많으니까


무조건 재미있을 거야


여자아이

저기...나는 산타씨랑 만나고 싶어


그래서, 선물을 받거나 같이 놀거나 하고 싶어


토우카쨩이 정말로 산타씨 불러줬으면 좋겠네─


남자아이

나는 크리스마스 카드를 받아보고 싶어!


형아가 친구한테 받은 카드 엄청 예뻤으니까...


그리고, 눈이 쌓이면 밖에서도 놀고 싶고─


우이

...이걸로 모두가 하고 싶어 하는 거는 다 들었네


토우카

하아...


우이가 하는 말이니까 들어줬지만 하나 같이 일반인의 발상 뿐이구냥─


우이

전부 다 재미있을 것 같아서 망설여지네


토우카

그, 그딴 계획이...?


므─...


나라면 좀 더 충실한 플랜을 생각할 수 있어


뒷일은 나한테 맡겨줘, 우이!


네무

아, 치사하게...!


나도 좀 더 유쾌한 기획을 세울 수 있어, 우이


우이가 부르고 싶다는 노래를 이야기에 넣는 것도 가능하니까


우이

그건 굉장하고, 기쁜 일이지만...다른 애들이 하고 싶은 일은 어쩌게...?


토우카

그딴 거는 아무래도 좋아!


우이

............

우이

나는...모두랑 같이


모두가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으면 즐거울 것 같은데...


토우카

애초에 모두 같이 한다는 것 자체가 무리야


고집쟁이가 자꾸 방해하러 들지를 않나


네무

그 말, 그대로 되돌려주도록 하겠어


우이

............


선생님

네, 거기까지


선생님은 계속 듣고 있었는데요...


모두가 하고 싶어 하는 일은 전부 재미있을 것 같은 내용이네요


사토미양과 히이라기양의 계획도 잘 생각한 계획인 것 같지만...


다른 아이들도 즐거워질 수 있도록 한번 더 생각해줄 순 없을까요?


토우카

어째서 당신한테 그런 소리를 들어야 하는데─!?


네무

내 낭독회...선생님은...용납할 수 없단 말...?


토우카

아─아, 이렇게 멍청할 줄이야!


이따위로 기분이 안 좋아질 바에는

토우카

크리스마스 모임 따위 참가 안 할 거에요!


-토우카 퇴장


우이

아...토우카쨩, 기다려...!


네무

이젠...몰라...!


-네무 울면서 퇴장


우이

네무쨩...!


선생님

병실로 돌아가버린 모양이구나...


여자아이

둘 다 화나면 항상 저러네...


남자아이

응...


우이

...선생님


애들 내가 보고 와도 될까!?


선생님

지금은 수업 중이니까 끝나면 보러 가도록 해요


우이

하지만...


선생님

간호사 선생님한테 봐달라고 부탁할 테니까...알았죠?


우이

응...


토우카의 아버지

토우카, 나 왔다

토우카

파파님───!!


토우카의 아버지

어이쿠...


토우카

원내 교실 따위 이제 안 갈 거야!


토우카의 아버지

갑자기 불러내서 무슨 일인가 했더니...수업 중에 무슨 일 있었어?


토우카

천재인 내 의견을 아무도 이해해주지 않는단 말이야─!


토우카의 아버지

또 무슨 생떼를 쓰려고 했던 거는 아니고?


토우카

안 했는걸


크리스마스 모임의 플랜을 생각해줬을 뿐이야!


토우카의 아버지

토우카가...?


토우카

응, 부정당해버렸지만


...크리스마스 모임 따위 중지돼버리면 좋을 텐데


토우카의 아버지

다들 기대하고 있는데 그런 소리하면 못 쓰지


토우카

그치만 나는 울컥울컥 하니까 싫단 말이야─!


토우카의 아버지

으─응...곤란하네...


우이

저기...네무쨩...?

네무

.........


우이

있잖아, 수업이 끝났으니까 놀러 왔어


이불 안에...있는, 거지...?


네무

.........


우이

오늘은 있지, 네무쨩이랑 놀고 싶어서 좋아하는 거 가지고 왔어


...자! 색연필이랑 노트!


또 그림 끝말잇기하자


네무

..........


우이

네무쨩...


토우카의 목소리

아─! 이런 곳에 있었네─!

우이

토우카쨩!?


토우카

빠릴 내 방으로 가자, 재미있는 거를 보여줄 테니까


우이

아...저기, 크리스마스 모임에 대해서 말인데...


토우카

이제 됐어


우이


토우카

나하고는 상관 없으니까


그보다, 빨리 놀자?

네무

새치기는 용납 못 해


토우카

또 침대에 짱 박혀 있었어─?


삐쳐있는 것 가지고 하루가 끝나버리다니 어떤 의미로는 사치스러운 일과네─


내가 봤을 때는 시간을 낭비하고 있는 걸로 밖엔 안 보이지만


네무

나는...시간을 낭비한 적 없어


모두가 알아주질 않으니까...이렇게 할 수 밖에 없을 뿐...!


토우카

뭐라는지 모르겠네 진짜


네무

피가 흐르는 심장이 없는 너는 당연히 모르겠지


토우카

나도 어엿한 인간이거든


주변에 널려있는 고깃덩어리들 따위들 보다 훨씬 의미 있는 존재야!


우이

토우카쨩...네무쨩...!  있잖아, 말 좀 들어줘...


네무

그렇담, 어째서 선생님은 너의 말을 들어주지 않는 걸까나


너 따위는 인간 이하...


시끄럽게 울어대는 아기 원숭이 정도로 인식하고 있는 걸지도 모르겠네


토우카

...그 이상 모욕하면 가만 안 놔둘 거야─!


네무

내 물건에 화풀이 하지마! 이 신경질쟁이가...!


우이

..........


........우


...우우우...으


네무

에...


토우카

...우, 우이...?

우이

후...우으으...우아아아앙...!


토우카


네무

...우, 우이...?


우이

으...우으...으아앙...!


토우카

잠깐...어...?


네무

..........


토우카

저기, 저기...


아...손수건! 손수건 어디 있어!?


네무

잠깐, 타올은 있으니까...!


우이...이거, 써...


우이

...으...응...훌쩍...우으...


토우카

왜 그래...? 가슴 아파? 괴로워?


우이

으...아파...


토우카

너, 너스콜! 너스콜 누르자!?


우이

하지만...모르겠어...


네무

뭐, 뭐가...?


우이

모르겠어...평소랑은 달라...


토우카

발작이 아니야...?


우이

왠지 말이야...갑자기...슬퍼졌어...


토우카쨩이랑 네무쨩이...


정말로 크리스마스 모임에 참가하지 않아버릴 거라고 생각했더니...


가슴이 꽈악하고 조여서...아프고, 괴롭고...


토우카

잠깐 그건...그렇담...발작이 아니면...뭐야...?


우이

훌쩍...뭘까...

우이

....나, 토우카쨩이랑 네무쨩을 정말 좋아하니까


같이 크리스마스 모임에 참가하고 싶다는 어리광 발작인 걸까...?


네무

...우이가...어리광...?


우이

...나 말이야, 크리스마스 시기에는 항상 컨디션이 망가져서...


친구나 가족이랑 기념을 해본 적이 없었어...


그러니까, 다 같이 보낼 수 있다면 정말로 즐겁겠구나 하고


상상하는 것만으로...마음이 따듯해졌어...


토우카

.........


네무

.........


우이

그러니까...


토우카쨩이랑 네무쨩이랑 함께 크리스마스 모임에 참가하면 좋겠어...


토우카

..........


네무

.........


우이

...한 번만 더 있잖아, 생각해주면 좋겠어...


토우카

...응


네무

...알았어


우이

...에헤헤, 갑자기 울어서 미안해


나, 오늘은 병실에 돌아갈게. 내일...또 보자...?

네무

.........


토우카

어쩌지...나 이상해졌어...


네무

에...?


토우카

우이가 저렇게나 울고 있었는데...


대체 어쩌면 좋을지 알 수 없었어...


이런 일...처음이야...


네무

..........나도야...

네무 (음성첨부)

나는....대체 어쩌면 좋았던 걸까...



우이가 여전히 마냥 착하기만 한 모습 보여주는데, 토우카랑 네무가 너무 쿠소가키라 우이가 선녀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