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에데

아, 보이기 시작했어...!

레나

...완전히 낡았네...


히카루

조, 조금 기분 나쁨다...


아오

해수욕장에서 조금 거리가 있기도 하고 말이지~


카에데

.........


저기, 역시 돌아가자...


아오

어째서~?


카에데

예비조사니까 신경 안 쓰고 있었지만


수영복 차림 그대로 멀리까지 와버렸고, 왠지 불안해지기 시작했어...


요즈루

...그렇군요


인기척도 없으니, 오래 머물지 않는 편이 현명하겠습니다


레나

그래도, 촬영에는 쓰고 싶으니까...외관만 조금 보다가 돌아가자


히카루

그렇슴다


부스럭 부스럭


레나

─읏!?


히카루

지금, 왠지 풀숲에서 소리가...!


레나

호호호 혹시, 등대의 유령!?

아오

지, 진정해...유령이라면, 낮동안에는 안 나올테니까...


레나

나와! 나오는 건 나온다고!


이 세상에 원한이 가득한 유령은 낮이고 밤이고 상관 안 하니까!


히카루

하지만, 우리는 아직 등대에 들어가지도 않았잖슴까...?


목소리

뭐야? 이것들은...


뭔가 좀 맥 빠지는데?


레나

..........에?

남학생A

어이, 너희들. 가진 돈은 전부 놓고가


레나

뭐야 갑자기...이해를 못 하겠는데


여학생A

담력시험 하러 왔지? 5인분 관람료 놓고 가라고


요즈루

...여러분께선 이 버려진 등대를 관리하고 계시는 겁니까?


여학생B

뭐 그렇지, 멋대로 숨어든 녀석들을 잡아들이기도 하고 있으니까


여학생C

애초에 등대의 도시전설은 우리가 꾸며낸 주작썰이지만


멍청한 새끼들


아오

..........


삥이나 뜯다니, 차암 유치한 짓을 하고들 계시네~


여학생C

...혓바닥 꽤 잘 놀리잖아


남학생A

궁시렁거리지 말고 돈이나 내놔!

남학생A

─읏!?


히카루

먼저 손찌검 한 거는 그쪽이니 말임다


히카루가 보복하는 거에 변명은 안 통할 줄 아십쇼!


남학생A

으아아악!


-털썩


아오

히카루 멋있어어~! 깔끔한 다리 후리기였어


히카루

이 정도는 여유임다!


남학생A

이 새끼...의외로 쎄잖아...!?


남학생B

어쩌지...?


남학생A

.........

레나

유령이 다 구라면 아무렇지도 않지.     등대나 보러 가자?


카에데

응응


남학생A

기...기다려! 너희들!


히카루

또 뭐 할 말 있슴까?


남학생B

야, 야...뭐 어쩌려고 그래...!?


남학생A

여자한테 당하고 가오 상하게 그냥 있을 순 없잖아...!


여학생A

그럼 뭐 어쩌게...!?


남학생A

...등대다


여학생A

뭐?


레나

궁시렁거리지 말고 할 말 있음 확실히 해


남학생A

...너희들, 등대를 촬영에 쓰고 싶다던가 그랬지?


히카루

그게 뭐 어쨌다는 검까


남학생A

등대를 쓰고 싶다면, 우리랑 승부해라

모두들

...하아?


레나

...그 승부, 받아주겠어!


카에데

에에에에!? 레, 레나 쨩...!?


레나

이대로 내버려두면 촬영 방해 당할 것 같고


승부해서 이긴 다음, 방해도 삥쟁이 짓도 그만두겠다는 약속을 받아내는 거야


아오

오오~


레나

게다가 양아치한테 엮였다가 격퇴하는 것도 청춘스러운 전개고!


요즈루

그렇게 생각할 여지도 있군요


히카루

아니...목적이 뒤바뀌지 않았슴까...?


남학생B

...그럼 결정했지. 장소 좀 옮기자고


남학생A

촬영 좋아하시네...우리가 이겨서 못하게 만들어주마...



그냥 히카루랑 요즈루가 저 일남충 두 명의 뚝배기를 깨버리면 촬영 방해고 뭐고 잘못했다며 도게자 박고 도망갔을 텐데


여기서 양아치 일당의 삥쟁이 짓에 아오가 정색하고 도발하는건 아마 착취당한 시절 생각나서 울컥했던 것도 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