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쿄코─

나도 모모도, 세간의 시선에서 보면

결코 행복하진 않았어


그럼에도 가족 넷이서 행복하게 살았던 시절...

나도 모모는 웃고 있었다


아버지는 다정한 사람이었다

그리고 너무나 정직한 사람이었다


『새로운 시대를 구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신앙이 필요하다』

그런 말을 하기 시작하고


교리에 없는 것을 설교하기 시작한 아버지를 위해서

나는 큐베에게 빌었다


...모두가 아버지의 이야기를

진지하게 들어주게 해줘, 라고


그러자마자 교회에 신자가 몰려들어

아버지의 이야기를 열심히 들어주게 됐다

쿄코

하지만, 아버지는 그런 사기극을 바라진 않았어


모모

..........


쿄코

...그 구조를 알게 된 아버지의 마음은 병들고 말았다


마지막엔 가족을 모두 데리고 동반자살, 나 혼자 남겨두고 떠나버렸지

쿄코

...그때 맹세했던 거야


『이제 두 번 다시는, 남을 위해서 마법을 쓰지 않는다』고


그때까지 잘 쓰던 현혹 마법을 쓸 수 없게 된 것도


그때부터였지...


모모

..........

쿄코

모모...너는 아직 어리고 아무런 죄도 없었어...


혼자서 살아나가야 하는 그 어린 고양이처럼

쿄코

누군가가...


내가 지켜야만 했었는데...


............

쿄코

...그건 그렇고


왜 나는 이런 꿈을 꾸고 있는 거야?


큐베

그건 나도 몰라


쿄코

적어도 이 꿈은 과거의 경험의 재현이며


지금 현실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은 아니잖아?


큐베

그래, 정확히는 현실의 하루 전의 일이야


너의 꿈은 현실의 이틀 전부터 시작돼서


사쿠라 쿄코의 사흘을 추체험 형식으로 진행하고 있어


쿄코

현실의 시간...


즉, 지금의 내가 봤을 때 하루 뒤에 뭔가가 일어났다고?


큐베

세계가 끝날 거야


쿄코

또 그거냐...


큐베

말했잖아? 나는 너의 꿈이 만들어낸 존재야


현실 세계에서 뭐가 일어났는지 알 여지가 없어

쿄코

애초에 세계의 끝이란 대체 뭐야?


큐베

우주전체의 에너지가 고갈되서 엔트로피에 삼켜지는 것이지


우리들은 그것을 유지하기 위해 에너지를 회수해왔지만


아무래도, 우리들로선 그걸 막아낼 수 있을 것 같지가 않아


쿄코

너희도 세계를 끝내지 않기 위해서


발버둥치고 있단 말이냐...?


큐베

너희들도 그렇잖아?


세계를 끝낼 그 주문을 입에 담지으려고 하지 않는 이유는


너를 포함한 인류 전부가


해피 엔딩을 향한 희망을 계속 품고 있다는 뜻이야


쿄코

............


덜컹

큐베

어딜 가니?


쿄코

...글쎄다

모모

...........

쿄코

(이게 꿈이라고 치면...)


(현실에선 뭐가 일어난 거지?)


(다음날은 분명, 마녀퇴치에 어울려주기로 약속했을 거야)


...................


(어느새, 나는 스스로의 맹세를 깨버리고 말았다)


(아버지를 위해서 기적을 빌었던 탓에)


(가족을 부숴버렸으면서도)


(결국 또 다른 사람을 위해서 마법을 써버리고 있고)


(괜한 참견을 하면서까지)


(착해빠진 녀석들의 마녀퇴치에도 결국 따라가게 됐어...)


..............

쿄코

(해피 엔딩인가...)


(마지막에 사랑과 용기가 이기는 스토리 따위)


(있을 리가 없다 생각하면서도)


(결국 나도)


(누군가를 살릴 수 있을지 모른다는 물러터진 희망을)


(아직 버리지 못했다, 이런 말인가?)

모모

.............


쿄코

.............

사야카

아, 쿄코!

─쿄코─

.............

.............


─사야카─

잠깐, 쿄코 부르잖아!


─쿄코─

.............


─사야카─

...안 들리나?


─쿄코─

모모...


─사야카─

대체, 무슨 일이야...

Sisters

결코 풍족한 생황은 아니었지만

모모와 함께라면, 웃을 수 있었다

모두가 귀를 기울여주는 순간까지, 정직하게 살아가자

...다정한 아버지의 꿈이, 가족의, 우리 자매의 꿈이었다

She has a heart

우연한 계기로, 되살아나는 기억과 맹세

우울해지는 마음을 반영한 듯이, 차가운 공기는 눈으로 바뀌어

그녀의 마음을 데리고 간다

이제 두 번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그 미소의 곁으로


마미도 그렇고 쿄코도 그렇고 그 나이에 짊어져선 안 될 걸 짊어지고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