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르넬의 수기

지금부터 기록되는 것은

전부 "나"의 견해에 지나지 않는다


내가 혼자서 연구의 도구로서

혹은 지식의 구도자로서

이 문서를 남기는 것이라면

가능하면 편견을 배제하며, 또한

가능하면 중용을 유념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나라는 인간의

종잡을 수 없는 기억을 적어냈을 뿐인

그저 기록에 불과하다


그래, 페르넬 플라멜이란 이름의

한 명의 연금술사의...


자 그럼...일의 언제부터

아니, 몇 세기를 상정해야 할까?


당장은 

생각나는 순서에 따라서 기록해도

딱히 지장은 없다 여겨진다


<1427년>


<프랑스, 파리>


니콜라

...앗, 어서 와!

페르넬

지금 막 다녀왔답니다 저의 남편이여


니콜라

넬 쨩, 있잖아 방금 전에...


페르넬

...어흠, 거리에서 그런 호칭은...


몇 번이고 말하겠습니다만 저희는 일단


은거한 사본업자라는 겉모양으로 이 마을에서 살고 있기에...


니콜라

미안, 그랬었지. 무심코...


모두에겐 우리가 노부부로 보일 테니까


좀 더 신경 써야겠어


페르넬의 수기

외견상, 나이를 먹는 일이 없는 나의 남편 니콜라와 내가

사람들에게 수상이 여겨지지 않고

마을의 구석에서 살아갈 수 있는 것은

사라의 눈을 속이는 마법석 덕분이다


그렇다 해도, 우리들에 대해

철저하게 조사한다면야

이미 이상할 정도로 오래 살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는 것도

시간 문제...


묘한 소문이 흐르기 전에, 익숙한 우리 집을

옮기는 것을 고려해야만 한다

페르넬

...그래서, 뭔가 하고 싶은 말이 있었던 모양인데?


니콜라

그래그래! 비밀리에 손님이 왔었어


페르넬

비밀리에...왕족이나 귀족...그게 아니면 교회의 사도인가?


은거하고 꽤 지났는데 제본의 의뢰가 끊이질 않네


니콜라

제본이 아냐!


우리를 찾아온 것은 신성 로마제국 드래곤 기사단의


오스발트 폰 발켄슈타인 님!


페르넬

아아...그런 거였나요


니콜라

아, 벌써 알겠어?


페르넬

그럼요


음악가이며 모험가...고명한 음유신이며


신성 로마제국의 외교관이기도 한 그 발켄슈타인 님을


마치 심부름꾼처럼 우리에게 보내는 사람이라 한다면...

페르넬

...그 아가씨 밖에는 안 떠오르니까

페르넬

...오래 기다렸지, 엘리자 아가씨


엘리자

잘 와주셨어요


페르넬

이렇게 교외까지 불러내고 대체 무슨 일이니?


엘리자

우리 신성 로마제국 드래곤 기사단의 의상은


마을에서는 너무 눈에 띄기 때문에


프랑스 국내에서 너무 대놓고 활동하면 일이 성가시게 될 수 밖에 없지요


그리하여 발 영감을 보내


당신이 오게 한 것이랍니다


페르넬

(그 의상은 어딜 가도 눈에 띌 것 같지만 말이지...)


엘리자

...무슨 문제 있나요?


페르넬

아니, 아무것도 아니야


...그래서, 그 발켄슈타인 님은?


엘리자

당신에게 전언을 끝내거든


한동안 자유롭게 행동해도 된다고 전해뒀으니


지금쯤 파리에 있는 친구들과 만나고 있을 것이어요


페르넬

과연, 그래서 나에게 무슨 용무니...?


엘리자

백문이 불여일견이어요


-엘리자 변신

엘리자

저의 이 무기 말이어요


페르넬

...내가 야금해준 화기지. 잠깐 보여주지 않을래


과연...


화기로서 사용하기에는 지장이 없겠지만


도끼로서 사용하기엔 이빨이 나가고 말았네


-엘리자 변신 해제

엘리자

그런 것이어요


이대로 싸울 수도 있지만 꽤나 불편해요


당신, 이 무기를 맡겼을 때


마법으로 연금한 무기니까 어지간히 사용해서는


이빨이 나갈 일은 없다고 하지 않았나요?


페르넬

...그건 즉 어지간한 범주를 넘어서서 써먹었다는 것 아닐까?

엘리자

...............


페르넬

.........


짐작 가는 구석이 있는 모양이네. 하지만, 용무는 잘 알겠어


나에게 이걸 수리해줬으면 한다는 거구나?


엘리자

네...가능하면 당신 같은


수상한 연금술사에겐 부탁 하고 싶지 않지만요...


페르넬

어머어머, 사람을 불러놓고서는 참 예쁘게도 말하는구나?


그렇다 해도...내가 야금한 무기인 것은 확실하니


연금술사로서의 명예를 걸고 완벽하게 수리해주도록 하죠


엘리자

그럼, 부탁 드려도 될지요?

페르넬

얼마든...앗


.............

페르넬

(그래, 이 기회에...덤으로...)


엘리자

...당신 방금


돼먹지도 않은 생각을 떠올렸군요?


페르넬

...기분 탓 아닐까


엘리자

기분 탓이 아닌 것 같지만, 굳이 불문으로 넘기도록 하지요


그럼 바로 맡아 주시겠지요?

페르넬

어려운 수리는 아니지만...한 가지 문제가 있어


엘리자

문제...?


페르넬

그래, 사실 촉매로서 필요한 마법석이 있는데


그걸 손에 넣기 위해서는 다소 멀리 나갈 필요가 있어


엘리자

당신이 평소 지니고 다니는 마법석과는 다른지요?


페르넬

마법석의 종류도 다양하답니다


엘리자

흐음...


즉, 수리는 가능하지만 촉매 조달에 수고가 든다?


페르넬

그래, 약간의 여행을 떠나야 하는데


나와 동행해주지 않을래?


<프랑스, 파리 근교>


-결계 소멸, 엘리자 변신 해제

엘리자

후우...


-페르넬 변신 해제


페르넬

역시 엘리자 아가씨야

엘리자

말은 무사...한 모양이어요. 길을 재촉하지요


따각, 따각...

페르넬

이런 커다란 길가에도 마녀나 사역마가 나타나게 되다니


듣던 것 이상으로 위험한 여정이 됐네


같이 와줘서 다행이야


엘리자

...당신, 여행을 떠난 이후 무슨 일이 있을 때마다 방벽만 펼치고


적을 쓰러트리는 것은 전부 저에게 맡기고 있는데요...


저 정도의 사역마나 마녀


애초에 당신 혼자서 격퇴할 수 있지 않나요!?


페르넬

저의 경우, 태생이 방어마법을 특기로 삼고 있습니다만


공격으로 전환하자면


마술도구나 강화 마법등의 준비도 필요해서, 조금 귀찮아서..

엘리자

지금 「귀찮아서」 라고 또렷하게 들렸는데 말이지요!?


페르넬

...거기에 더해, 노상강도도 활발해졌고


엘리자

노상강도...약탈자로 변절된 떨거지 용병들 말이군요


최근엔 특히 각 지역에서 세력을 늘려 마녀의 움직임에 이끌리기라도 하는 것처럼


눈에 띄는 대로 약탈을 반복하는 모양인데...


페르넬

그래, 그것도 있어서 엘리자 아가씨에게 동행을 부탁한 거야


엘리자

...대충은 알겠어요. 말하자면 제가 같이 있는 편이

엘리자

힘쓰고 귀찮은 일을 빨리 정리할 수 있으니까...그런 것이로군요!?


페르넬

..........

엘리자

그 표정, 정답이로군요!


따각, 따각...

엘리자

...쓸데 없는 얘기를 하고 있었더니 어두워지고 말았군요


페르넬

마을이 가까워, 서두르자

페르넬

마을의 풍경은 완전히 변해버리고 말았지만...


밤의 숲은 그 시절과 변함이 없구나


엘리자

...전에도 이 야밤에 여길 지나갔는지요?


페르넬

그래, 꽤나 오래 전인데...그때도 둘이서 지나갔지

페르넬

아우도플레다 아가씨...


당신과 아주 닮은 마법소녀였습니다


엘리자

고풍적인 이름이로군요, 어떤 분인지요?


페르넬

일족의 왕이기도 했던 오빠를 구하는 것을 소원으로 빌었던


굉장히 순수하고 마음의 심지가 강한 소녀였지


엘리자

...흐음


페르넬

타오르는 듯한 아름다운 붉은 머리와 강한 의지가 깃든 눈동자


머리카락이나 눈동자 색이야 다르지만


변신한 모습은, 엘리자 아가씨와 마찬가지로 붉은 화염과 같은 색의 드레스였죠


정복을 일삼는 오빠와 함께 전장을 달려나가는 그녀의 모습을 보며


나는 그 남매를 위해 무기를 야금해 선물했지


엘리자

정복을 일삼는 오빠...일족의...왕?


귀족도 영주도 아니고...?

페르넬

그래, 이름은 클로비스...


훗날 클로비스 1세라 불리는 큰 나라의 왕이 된 분이란다


엘리자

──읏!?


프랑크 왕국의 건국의 시초, 클로비스 1세...


...그 여동생인 아우도플레다는 마법소녀였는지요!?


아니, 애초에...

엘리자

그건 1000년이나 지난 이야기 아닌지요!


페르넬

어머, 벌써 그렇게 시간이 흘렀나?


어찌됐든 마을로 서두르자. 숙박할 곳이 있으면 좋겠는데...


-도망가는 페르넬


엘리자

──아!?


거기 서세요! 아직 얘기가 끝나지 않았다고요!


<프랑스 중부, 피에브와>

엘리자

...겨우 도착했군요


이 마을에 있는지요? 목적의 마법석이


페르넬

그래, 여기에 봉납된 검과 함께 안치되어 있을 거야


엘리자

검...?


페르넬

그래...그러니까 밤까지 기다리고 교회에 잠입할 필요가 있어


엘리자

...저에게 도둑질을 시킬 셈인지요?


페르넬

걱정 마시길, 모습이 보이지 않도록 눈속임 마법을 걸어둘 터이니


엘리자

그런 문제가 아니어요!


저벅...

엘리자

...누구에게도 들키지 않고 들어왔군요


그래서, 목적의 물건은...?


페르넬

아마도 제단의 뒤에 있을 터...


...찾았다, 이 상자야


엘리자

꽤나 오래된 상자로군요


페르넬

그래...열어보자

─엘리자─

이게...그 검인지요?


─페르넬─

그래, 거리고 이 상자 안에...

찾고 있던 마법석이 있을 거야

페르넬

...찾았다. 이 마법석이 필요했던 거야


엘리자 아가씨, 망가진 무기를 이리 주겠니?


엘리자

상관 없지만...설마 여기서 고칠 생각인지요?


페르넬

그래, 이 촉매만 있으면 한 순간에 고칠 수 있어

페르넬

..........


-번쩍


페르넬

자, 보는 대로


엘리자

벌써!? ...너무 간단하지 않나요?


페르넬

폼으로 오래 살아온 것이 아니란다...


엘리자

뭐, 그...

엘리자

...일단 감사를 표하겠어요


페르넬

후후...엘리자 아가씨의 그 딱딱한 모습은 예전과 변함이 없구나


엘리자

왜 꼭 한 마디가 많은지요!


그런데...상자 속에 있던 저 낡아빠진 검 말인데...


이것에 어떤 유래라도 있는지요?


페르넬

아아, 이건...

페르넬

클로비스 1세를 위해서 내가 야금한 검이야


엘리자

뭐...!

─페르넬─

세월이 흘러, 꽤나

녹이 쓸고 말았지만


이렇게 한 번 닦아주면...

─페르넬─

...자, 보는 그대로


─엘리자─

지...진품인지요!?


─페르넬─

그래, 물론

페르넬

목적의 검도 회수했으니...성과는 아주 좋다고 할 수 있겠네


엘리자

...응?

엘리자

여행의 목적은 내 무기를 수리하는 것이었을 터인데...


(핫...)

엘리자

그럼, 부탁드려도 될지요?


페르넬

얼마든...앗


.............


(그래, 이 기회에...덤으로...)


엘리자

...당신 방금


돼먹지도 않은 생각을 떠올렸군요?

엘리자

당신, 수리에 필요한 마법석이 어쩌고 하는 이유를 붙여


저를 위험한 여행길의 호위로 부려먹은 것이로군요!?


페르넬

네...그렇다 해도 촉매로서 이 마법석이 필요했던 것 또한 사실


마침 지극히 사적인 이유로 이 성검이 필요했기에


교회에서 검을 되찾는 여행에 덤으로 망가진 엘리자 아가씨의 무기도


원래대로 고쳐드렸다...라고 해둘까


엘리자

이쪽이 「덤으로」인가요!? 조금은 본심을 숨기시죠!


페르넬

엘리자 아가씨, 이곳은 신성한 교회...신의 앞마당이오니


너무 큰 소리는...

엘리자

저는 무신론자여요!!


페르넬의 수기

마법석의 촉매를 둘러싼

얼핏 보면 별 것 아닌 이야기부터

내가 이 기록을 남기기 시작한 것은

어쩌면 우연이 아닐지도 모른다


내가 지금 이름을 대고 있는

"페르넬 이름의 기원을 찾아가면

그것은 「돌」을 의미하는 단어에 도달한다


얄궂게도 마법소녀로서의 나의 실체는

소울 젬이라는 이름의 「돌」이기도 하고...


연금술사로서의 내가, 나의 남편 니콜라와 함께

완성을 목표로 하는 궁극의 물질의 이름 또한

"현자의 돌" 이라 칭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현자의 돌을 둘러싼 탐구의 이야기는

우리들 부부의 인생 그 자체이기도 하며

본래는, 나에 대해 기록하는데 있어서

빼놓을 수 없는 구성요소이지만...

이 기록은, 그 영역에는 들어가지 않는다


현자의 돌에 관해서 이야기 하기 시작하면

이 기록의 주제와는 달라지는

거대한 서사시가 시작될지도 모른다...고

내 마음이 경고하고 있기 때문이다


나...지금은 소울 젬이라는 이름의

「돌」에 지나지 않는 나에겐

「마음」이라는 것이 아직

깃들어 있을 경우, 의 이야기지만


<프랑스, 파리>


니콜라

어서 와! 넬 쨔...페르넬!

페르넬

지금 막 다녀왔답니다 저의 남편이여


니콜라

어라..? 평소보다 조금 격식을 차리고 있지 않아?


주변에 아무도 없는데...

페르넬

아니오 "있답"니다...이게 말이죠


니콜라

아아, 나에겐 보이지 않지만...그 손님이 온 거구나


페르넬

네...

페르넬

오랜만이구나, 큐브

페르넬 (음성첨부)

정말 괴물이구나, 큐브. 네가 초래하고 만 것은

1000년의 잠을 극복해

프랑크 왕국 건국의 시조, 클로비스의 검

어떤 연금술사가 야금한, 한 쌍의 검 중 한 쪽...

1000년의 잠을 극복하고, 하나의 성검이, 지금 고요히 눈을 뜬다

오빠인 클로비스를 지탱했던 마법소녀 아우도플레다의 마음과 함께



이 사람 대체 얼마나 오래 산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