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코

사실은 훨씬 예전부터

알고 있었을지도 몰라    


하지만 그걸 인정한다는 것은

누군가에게 의지하는 나를...


나약한 나를 인정하는 것 같아서

인정할 수 없었을 뿐


나의 소원...

"살아갈 의미를 알고 싶어"


그 답은 바로 근처에 있었는데

이해하지 못한 척을 했어


그 애가 소중한 존재라고 깨달을 요인


그건

정말로 과거로 돌아간 거 같은 꿈에서

시작됐다...

오리코

다녀오겠습니다


오리코의 아버지

다녀오렴

오리코

..........


여학생A

앗...시라바 여학원 다니는 애다. 분위기 있네~...


여학생B

아아, 그 아가씨 학교 말이지...우리랑은 정말 차원이 다르지

여학생D

안녕하세요, 미쿠니 선배


오리코

평안하신지요


여학생D

...아침부터 미쿠니 선배랑 만나다니...


역시 품격이 달라. 과연 "미쿠니"의 아가씨야


여학생C

학생회장으로서 바쁘실 텐데도


아버님의 일까지 도와주고 계신다면서?


여학생D

미쿠니 양의 아버님은...미타키하라 시의 시의원이지?


여학생C

그래, 다음 선거에서는 국회에 출마하는 모양이야


여학생D

그런 아버님을 지탱하다니, 쉽게 따라할 수 있는 일이 아냐


미쿠니 시의원도 참 자랑스럽겠지


오리코

(누가 봐도)


(훌륭한 아버님을 내가 지탱해드릴 수 있으니까)


(이 이상 자랑스러울 일이 없지)


(왜냐면 불행한 사고로 돌아가신 어머님을 대신해)


(아버님을 지탱하는 것이 나의 삶의 보람)


(살아가는 의미인걸)


여학생E

미쿠니 양이다...


양가조 애들은 우리를 졸부조라고 부르면서 깔보지만


미쿠니 양만은 다르지


여학생F

아가씨 중의 아가씨인걸. 다른 애들이랑은 다르지


여학생E

그렇게나 굉장해?


여학생F

엣, 몰랐어?


"미쿠니"는 정치가 일족이라고?


할아버지도 굉장한 정치가였다는 모양이고


백부님도 현역 국회의원!


미쿠니 양의 아버지도 굉장한 사람이잖아?


여학생E

그건 확실히 진짜 아가씨 중의 아가씨네. 격이 달라...


여학생F

게다가 본인은 문무양도 재색겸비! 장래유망!


너무 굉장해서 무서울 것도 없다! 그런 느낌이 들잖아?


오리코

(...무서울 것도 없다, 인가)


(확실히 나는 환경에 복을 받았어)


(일상생활도 아버님이 있고 학교에서도 순조롭고...)


(불만 따윈 무엇 하나 없는 나날이어야 하는데)


(...그런데, 어째서)


(나는 이렇게 뭔가가 부족하다고 느끼는 걸까...?)

???

..........

오리코

...?


(모르는 애, 였지...?)


(그런데...)


(뭔가...신경 쓰여...안 좋은 기분이 들어...)


...........


(불안을 느끼다니 "미쿠니 오리코" 답지 않아)


(정신 똑바로 차려, 오리코)

교사A

미쿠니 양, 자원봉사 활동 관련으로


의견을 물어보고 싶은데 시간을 받을 수 있을까요?


오리코

네, 물론이죠. 제가 돕게 해주세요


-잠시 후


오리코

...라는 건 어떨까요?


봉사활동은 중요하지만


우선은 흥미를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교사A

역시 "미쿠니" 양. 굉장히 참고가 됐어요


오리코

...도움이 되어 다행입니다

교사B

이 문제는 조금 어려우니 미쿠니 양이 풀어볼까요?


오리코


반 친구A

역시나네. 술술 풀고 있어...


반 친구B

나는 무슨 공식 써야 하는지도 모르겠는데 말이야...


오리코

.........


딩─동 댕─동...


반 친구A

점심 같이 먹자


반 친구B

날씨도 좋으니 밖에서 먹을까

오리코

(같은 학교에 다녔다면 나도 걔랑...)


(..............걔가 누군데?)


(다른 학교에 친구 따윈 없는데 이상하네...)

후배A 

미쿠니 선배야


초대하면 같이 식사해주실까?


후배B

나도 함께 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바쁘신 분이잖아, 방해하면 죄송하고...


후배A 

그렇겠지. 특별한 분이니까...


오리코

..............


(특별...)


(미쿠니의...아버님의 이름을 짊어지고 있으니까...)


(특별해야만 하는 것은 당연해...)


하지만..................


오리코

내 일상은 이렇게나 따분했던가...?


이래선 마치 틀에 박힌 것을

반복하는 것만 같아...

오리코

내 일상은 좀 더 소란스러웠던 것 같은데...


부족하다고 느끼는 이유는 대체 뭐지...?

오리코

.......안돼. 정신 똑바로 차려, 오리코


(어머님이 없는 지금)


(아버님을 지탱할 수 있는 것은 나뿐)


(그걸 위해 미쿠니에 어울리게...)


(완벽하게 있어야만 해)


(그것이 내 존재의의니까)


...........

반 친구B

같이 차라도 한 잔 하자고 권유해볼까?


반 친구A

그래...만약에 함께 할 수 있다면 멋지겠지


반 친구B

미쿠니 양, 만약 괜찮다면...

오리코

...........


힐끔...


반 친구B

저기...미쿠니 양, 많이 바빠?


오리코

...아니, 왜?


반 친구B

무슨 연락을 기다리고 있는 것처럼 보여서

오리코

..............


(...무의식중에 계속 스마트폰을 들여다보고 있었네)


(평소라면 이 시간에 문자가 오니까...)


반 친구B

...바쁜데 방해해서 미안했어


오리코

사과하지마, 그런 거 아니니까


(그래...연락이 올 리가 없는걸)


(나한테 개인적으로 연락을 해주는 애 따위는, 없으니까...)


그것보다 무슨 일이야?


반 친구B

사실은...

오리코

──읏!?


(오늘 아침의...!)


(어째서 여기에...?)


...미안해, 갑자기 급한 볼일이 생겼어. 실례할게

오리코

(어디로 갔지...? 분명 아직 근처에...)

???

..........


오리코

엣...?


그림자...? 아까 그 아이는...?


-번쩍

오리코

힉...!


(안돼...!)


(윤곽 조차 알 수 없는데...)


(무시무시한 물건이라는 것을 알 수 있어...)


(좋지 않은 존재야...!)


안돼....!! 누가 좀...


-번쩍

오리코

...........


방금 그건...대체...?


...................


(돌아가자...집에...)


(아버님께서, 기다리고 계셔...)

오리코

슬슬 휴식하시지 않으실래요? 차를 끓여올게요


오리코의 아버지

고맙구나, 오리코


항상 내 일을 돕게 만들어서 미안해...


가끔은 학교 친구들이랑 놀고 싶을 테니까


억지로 빨리 돌아올 필요 없어


오리코

무리하는 거 아니니까요


내가 아버님의 도움이 되고 싶을 뿐


오리코의 아버지

오리코...


오리코

게다가 저에게 있어선


아버님과 함께 지내는


티 타임이 하루 중 제일 좋아하는 시간이니까요


(왜냐면 이 티 타임은)


(어머님이 계셨을 무렵부터 있던 습관인걸)


(그리고 지금은 아버님과 함께 보내는 소중한 시간이야)

오리코의 아버지

오늘은 어떤 일이 있었는지 들려줄래?


오리코

오늘은...

???

.........

오리코

하지만..................


오리코

내 일상은 이렇게나 따분했던가...?


이래선 마치 틀에 박힌 것을

반복하는 것만 같아...


내 일상은 좀 더 소란스러웠던 것 같은데...


부족하다고 느끼는 이유는 대체 뭐지...?

???

.........

오리코

.........


오리코의 아버지

오리코? 무슨 일 있었니?


오리코

...아뇨, 아버님. 학교는 평소대로 순조로웠어요


(...그냥 피곤이 쌓였을 뿐)


(아버님께 상담드릴 일이 아냐)


오리코의 아버지

정말로...?


오리코


그것보다, 팬 케이크가 식어버리겠어요


빨리 먹죠

오리코

시럽 한 통을 다...


너무 많이 뿌린 것 아닐까...?


팬 케이크가 시럽으로 축축해졌잖아, "   "


???

「이러는 편이 더 맛있어!」

오리코

...어머? 시럽이 부족하네


오리코의 아버지

그런가? 충분한 것 같은데...


오리코

하지만, 이래선...


오리코의 아버지

오리코가 그렇게나 단맛을 좋아하는 줄은 몰랐는걸


가져올 테니까 기다리렴


오리코

가, 감사합니다...

오리코

...?


(이상하네...)


(어째서 축축한 팬 케이크 따윌 생각한 거야...?)


(그런 식으로 먹는 애를 알고 있는 것도 아닌데...)


-번쩍

오리코

──읏!?


어, 어째서 여기에...!?


(검은...뭔가가...저건...저 내용물은...!)


(만지면 안돼...)


(하지만...확인해야만 해...)


(어떤 물건인지 확인해야만...)


................


(이런 거를, 칼리굴라 효과...라고 하는거였지...분명...)


스윽...


오리코

(...내용물은 확인하면)


(이 이유를 알 수 없는 공포도 사라지는...걸까...?)


(만져보면...)


오리코의 아버지

왜 그러니? 자리에 앉아서 기다려도 됐는데

오리코

아버님...


오리코의 아버지

혹시 많이 기다렸어?


오리코

...그게...


-이미 사라진 검은 물체


오리코

(없어졌어...)


혹시 어디 있는지 모르실 것 같아서요


오리코의 아버지

그렇지 않아. 자, 제대로 가져왔잖아?


오리코  

후훗...그럼 다시 먹어요

오리코 (음성천부)

오늘도 평화롭고 좋은 하루였어...하지만 이 위화감은 대체 뭐지?



모브 캐릭터, 너무, 많아

부족한건 시럽이 아니라 모브 캐릭터 색깔 바리에이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