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타마

어서 오렴─ 조정상에 온 걸 환영해♪

카나기

음, 호출을 받았으니 말이다


...그래서 오늘은 무슨 일이지. 상담할 것이 있다 들었다만

미타마

그래, 카미하마 학생회의의 이벤트에 대해서야


동서 관계 없이 다 같이 교류하기 위해서


할로윈 이벤트를 열지 않겠냐고 했잖아?


겨우 여러 상황이 정리되기 시작했으니까


슬슬 내용을 정해두고 싶던 참이거든


카나기

음...확실히 그렇군


미타마

이 이벤트를 성공 시켜서, 새로운 미래를 향한 첫 걸음으로 삼자

카나기

새로운 미래...인가


그렇담, 죄 깊은 과거를 거름 삼아 같은 잘못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한 때 보고 있던 미래를 다시 되돌아보도록 해둘까


미타마

과거의 자신을 반면교사로 삼는 거구나

미타마

솔직히 난 그대로 죽을 생각이었어...


...아니, 말을 이렇게 하면 진심으로 원하는 것 같네

미타마

『슬픔에 몸을 맡겼을 뿐이었던 나는

모든 미래를 잃어버리고

도망칠 수 없을 거라고 믿고 있었어

멸망의 숙명을 그저 기다리고 있기만 할 뿐이었지...』

미타마

미래를 그릴 수 없게 된 나는


모두를 구하기 위해선 그 길 밖에 없다는 강박에 빠졌어


미타마

『그러니까, 정말 싫어하는 카미하마 시가

어떤 식으로 멸망해버려도 좋았어』


『네오 마기우스의 작전이 성공해도 좋았고』


『카미하마 시의 사람들이

동과 서를 초월해서 손을 마주 잡을

기회를 만들어줘도 좋았고...』


『슬픔에 사로 잡혀 있던 나에게 필요했던 것은

오랫동안 가둬두기만 했던 슬픔과 분노를

해방시켜서...』

여학생A

누가 도와줘...! 마을이...사라져버려...!


여학생B

어째서 이렇게...

미타마

멸망해버려...이딴 마을 따위 멸망해버리라고


남학생A

우리들이 대체 뭘 했다고 이러는 거야!


남학생B

그저 평소처럼 지내고 있었을 뿐이었는데...


미타마

그래...그거야...그게 바로 내가 겪던 고통...


내가 당해온 굴욕


여학생C

구해줘...! 아무래도 좋으니까 좀 구해줘!

미타마

슬퍼해도 용서해주지 않아, 괴로워해도 용서 못해


나는 이 마을을 모조리 파괴해버리겠어...!


미타마

『카미하마 시를 멸망시킬 존재가 되는 것』


『오직 그것뿐이었어』


『카나기에게 힘을 빌려준 것은

카나기가 목표로 하는

"평등한 미래"를 위해서가 아니었어...』


『그냥 멸망해주기만 한다면야

...그걸로 내 소원은 끝날 테니까

그걸로 충분했어』


『왜냐면 저항하면 저항할수록

멸망의 규모가 커지면서

카미하마 시만으로 끝나지 않을 거라고...

이틈에 소원을 이뤄야만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으니까』


『그저 멸망만을 추구하던 나...』


『만약 그때

카나기가 그리던 줄거리 대로

흘러갔었다면...』

서쪽 여성

이제와서 동쪽이고 서쪽이고 무슨 상관이야...!


동쪽 남성

그래...우리들의 카미하마 시를 지켜야 하니까!

카나기

훗, 굉장하구나...야쿠모


미타마

그래, 그 때의...재해 후의 카미하마 같네


카나기  

이거라면, 분명 괜찮겠지


멸망 끝에 평등이 찾아오겠지...


미타마

...그래


카나기

자 그럼, 슬슬 다녀오마


...먼저 가있겠다, 야쿠모


미타마

조심해...라고 하는 거는 좀 안 맞겠네


카나기

훗, 그렇군...


다만, 마녀가 되지 않도록 그것만은 조심해야겠군

미타마

...나도 금방 따라갈게, 카나기


카나기

그래, 지옥에서 또 만나자

미타마

..........


(나는, 어떡할까...)


(카미하마 시는 이미 충분히 유린했고)


(서로를 증오하던 사람들끼리 손을 마주 잡을 정도로)


(멸망해 가고 있어)


미타마

『해야 할 일을 다 해낸 나는 분명...

살해당하길 기다리거나

홀로 고요히 썩어가기를

기다리기만 했겠지』


『원래부터 멸망시킨 뒤의 일 따위

생각도 안 해뒀으니까』


『카미하마 시가 멸망한 뒤의

미래 따위는 아무것도 그려두지 않았어』


『나는 멸망과 함께

끝나야 했었으니까』

카나기

아무런 소망도 없었단 말인가?


미타마

...가능하면 마법소녀 애들에겐 상처를 주고 싶지 않다거나


미이가 이 이상 괴로워 할 일이 없기를, 같은 것 빼고는 거의...


카나기

...거의, 인가


그럼, 사소하지만 바라던 바가 있었단 뜻이로군

미타마

..................사죄를


사죄해줬으면 했어...


미타마

『카나기는 잘 알고 있는 사실이니까

이제 와서 얘기할 것도 아니겠지만...』


『어렸을 때부터

남들보다 운동이나 공부를 잘 하던 나는

중등부부터 학비면제 대상으로써

미즈나 여학원에 다니게 됐어』

『중학생활의 절반 이상을 써가면서

주변에 녹아 들어갔다 생각했던 나는

당시, 제일 신뢰하던 친구에게 배신당했지』


『다이토 출신이었던 나는

그 배신이 원인이 되어서

2년 이상을 걸쳐 쌓아 올렸던 신뢰를 무너트리고

다이토 학원으로 돌아오게 됐고』


남학생A

다 들었어. 야쿠모 녀석 쫓겨나서 돌아왔다고


여학생A

정말, 기대했더니 다이토에 먹칠이나 하고


미타마

............


여학생B

다른 학생을 밀어서 떨어트렸다잖아


남학생B

애초에 서쪽의 학교를 왜 다니냐고


미타마

『쫓겨 돌아온 나에게 있을 곳은 없었어』


『멋대로 기대해 놓고서

멋대로 실망한 다이토 학원의 사람들은

나를 박해했어』

『야만한 다이토 구 출신인 나라면

멸시해도 상관 없을 거라고 배신한 그 애랑』

『나에게 다이토의 배신자라는 꼬리표를 붙이고는

대의명분을 얻자마자

우르르 몰려들어 공격하는 사람들...』


『나를 짓밟아온 사람들

그 전부를 이번엔 내가 짓밟아주고...』

미타마

더는 도망칠 수 없어


미즈나 여학생

어째서 이런 짓을...


미타마

내 앞에서 감히 잊어버렸다고 하진 않겠지

미타마

나를 계단에서 밀치려고 했던 거를


감히...잊어버렸다고는...

다이토 남학생

야, 야쿠모...


널 함정에 빠트린 거는 그 녀석...미즈나 녀석이잖아...


나는 상관 없잖아...!


미타마

다이토에 돌아온 내 마음을 도려낸 거는


다른 누구도 아닌 너희들이었어...


다이토 여학생

애초에, 네가 배신을 한 거가 잘못이잖아...!?

미타마

너희들이 멋대로 기대해놓고


그렇게 우겨댔을 뿐이잖아...!


다이토 여학생

아아...그만해...!


미타마

『공포로 위협한다』

미안해...미안해...


네가 부러웠어

다이토 출신인 주제에 우수해서....


사과할게, 죽이지 말아줘...!


화풀이해서 미안했어...!


그때 했던 말들

취소할 테니까, 목숨만은...


살려쥐...미안해...


이제 그런 소리 안 할게

그런 짓 다시는 안 할 테니까...!


─미타마─

...........


미타마

『목숨의 위기를 느끼고서야 처음으로...

그들은 나를 향해서

사죄의 말을 입에 담을 수 있을 거라고』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으니까...』

카나기

확실히 제멋대로 야쿠모를 상처 입힌 자들이


반성하는 일은 없었지


미타마

그래...미이가 움직여주기 전까지는

미즈나 여학생

원망하고...있겠지...


내가 너를 계단에서 밀어 떨어트리려고 했으니까...


미타마

..........


미즈나 여학생

미안해...전부 내 질투 때문인데


네가 벌을 받고, 학교를 퇴학하게 됐어...

카나기

...용서할 수 있던가?


미타마

..........


그때는, 솔직히 변명에 불과하다 생각했어


나를 계단에서 밀쳐버렸던 사실을 공표해서


내 불명예를 벗겨낸 것도 아니니까


입만 살았다고 생각하기도 했어


카나기

...........


미타마

그리고, 무엇보다...

미타마

"이제 와서” 사죄를 받아들여 봤자


내 인생은 돌이킬 수 없어


카나기

허나, 슬픔 속에 잠겨 있던 야쿠모는 그런 "사죄"를 바라지 않았던가?


미타마

참 이상한 소리지...


나는 사죄를 받고자 카미하마 시라는 마을 전체에


멸망이라는 벌을 내릴 생각이었는데...


카나기

하지만 동시에 용서할 기회 또한 바라고 있었다 이건가


미타마

모순됐지?


...하지만 멸망의 운명을 받아들이면서도


사죄를 바라고 있던 나는 미이와 애들 덕분에


미래를 바랄 수 있게 됐어


카나기

미카게의 사이 좋아 대작전이나


서명에 협력해준 자들의 덕분이군

미타마

응...


스스로의 상처를 보여준 선생님께도 감사하고 있어...


하지만...


많은 것을 상처 입히고 부수려고 했던 나는


이 곳...조정상에 돌아오는 것을 용서 받더라도


일상으로 돌아갈 방법을 모르겠어서


학생회의의 참가도 보류하고 있었어...


카나기

하지만, 결과적으로 참가하고 있다는 것은


계기가 있었던 것이로군


미타마

...그래

미타마

이미 갚아야 할 은혜가 있는데도, 또 도움을 받아버렸지 뭐야

미타마 (음성첨부)

이제 두 번 다시는 잘못을 반복하지는 않겠어...

사죄와 벌의 모순

머릿속에 문득 떠오르는 것이 있다

「미안해」...그 말만 해줬다면

하지만, 이 멸망은 멈출 수 없다

나를 학대해온 모든 이들에게, 나는 "벌"을 내릴 것이다



『야만한 다이토 구 출신인 나라면

멸시해도 상관 없을 거라고 배신한 그 애랑』


『나에게 다이토의 배신자라는 꼬리표를 붙이고는

대의명분을 얻자마자

우르르 몰려들어 공격하는 사람들...』


좀 개인적인 얘기다만, 최근 내 주변에 이렇게 “대의명분”을 얻고서 우르르 몰려들어 공격한 사람들 때문에 친구 하나가 멘탈이 나가버린 적이 있었음. 동족혐오지만, 오타쿠 새끼들은 진짜 자기 덕질이 사람 인격 보다 위에 있다고 믿는 족속이라고 느꼈다


뭐 최소한의 대의명분도 없이 스토킹하고 다니며 사람 괴롭히는 또라이 새끼도 있지만 말이야. 난 절대 용서 안 해

본인은 잘못했다는 생각도 안 하고 있을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