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타마

『미즈나 여학원에서 나를 멸시했던 자

다이토 학원에 돌아온 나를 박해한 자』


『그 사람들에게 사죄를 바라던 마음이

있단 얘기는 처음에도 했었지...』


『...그리고 사죄를 받고자

카미하마 시에 멸망이라는 벌을 주려는 마음도

가지고 있었다는 얘기도』


『용서할 기회를 원하면서도

벌을 주려고 했다는 모순이

생긴 이유에 대해서는』


『사실, 모모코랑 얘기 하기 전에

한 가지 답이 나온 상황이었어』


『그건 내가 상대를 용서하고 싶다 생각하는 이유』


『그리고, 아마도

앞으로 내가 나 자신을

용서할 수 있게 되기 위해 필요한 것...』

미타마

...........


있지, 미이. 꼭 돌아가야, 해...?


미카게

당연하지!


파파도 마마도 언냐를 계속 기다리고 있는걸


얼굴 정도는 보여줘야지...


미타마

그래...?


돌아가지 않는 날 따위 여태까지 몇 번이고 있었는데...

미카게

이렇게까지 오랫동안 안 돌아온 거는 처음이잖아!


미타마

..........


미카게

게다가, 지금 돌아가지 않으면 더욱 더 어색해질 거야


미타마

...그렇겠네


미타마

『미즈나 여학원에서 돌아오고 나서

부모님과는 잘 지내지를 못 했어』


『두 사람의 명예를 위해서 미리 말해두자면

부모님은 나를 책망하거나

나쁘게 말 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어』


『미즈나 여학원에서 일어난 사건에 대해서도

내 잘못이라고 말했던 적은

단 한 번도 없었고』


『다만...왠지 좀 감정의 골이 있었을 뿐』


『나는

부모님이 나를 어떻게 취급해야 할지 몰라서

내심 귀찮아 하고 있는 것이 틀림 없다고

멋대로 생각하고 있었지』


『그러니까, 미이에게 독촉 당했다곤 해도

집에 돌아가는 것이 썩 내키지는 않았어』


『마법소녀에 대해서 얘기할 생각도 없었으니까

잔소리 듣기 귀찮네...

이제와서 할 말도 없을 텐데 라고 생각하고 있었으니까』


『그러니까...

가출에 대해 어떻게 얼버무릴까 생각하며

현관문을 열었어』

미타마의 어머니

미타마...! 어서 오렴...


미타마의 아버지

아아...무사했구나!

미타마

............엣...?


미타마

『그러니까, 엄청 수척해진 두 사람이

마중 나왔을 땐, 정말로 놀랐어』


미타마의 아버지

미카게한테 네가 돌아온다고 들어서 기다리고 있었단다


미타마의 어머니

얼굴이 반쪽이 됐구나, 밥은 제대로 먹었니...?


미타마

엣...뭐야...? 둘 다 왜 이렇게 호들갑을 떨어?

미카게

호들갑도 아니고


미이가 연락했으니까 기다리고 있었다는 것도 거짓말이야


왜냐면 언냐가 돌아오지 않게 되고서 둘 다 계속 기다려왔으니까


미타마

...그랬, 어? 여태까지...?


미카게

맞아

미타마의 아버지

미타마, 미안했다


미타마의 어머니

정말 미안해, 미타마

미타마

............?


미타마

『아무 말 없이 집을 나가 돌아오지 않았던 거는

나였는데

어째서 부모님이 사과하고 있는가

이해할 수 없었어』


미타마의 아버지

미즈나에서 있었던 일 때문에 힘들어 했다는 거


예전부터 알고 있었다...


미타마의 어머니

하지만, 엄마랑 아빠는 힘이 되어줄 수 없었어...

미타마

............


미타마

『그 일 때문에 부모님에게 사과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어』


『사과 받을 때마다 나는

"신경 쓰지마아" "지나 간 일이야아"

"언제까지 신경 쓰려고 그래애?"

하면서, 밝게 행동하고 있었지만』

미타마

그래도 있지, 사실은 계속...


"어째서 나를 이해해주지 않는 걸까"


...라고 생각해왔어


카나기

그건...


야쿠모의 부모님이 여기저기 사과하고 다녔기 때문인가?


미타마

...카나기도 알고 있었구나


다이토에서 미즈나에 넘어갔던 나는 당초에는 기대의 별이었잖아?


동쪽을 업신 여기는 지금의 상황에서 빠져나갈 수 있다고


많은 사람들이 기대를 했었어


카나기

...그래


미타마

하지만, 나는 그걸 배신했지


카나기

야쿠모의 잘못이 아니었다

미타마

...남에게 기대를 걸었던 사람들은 말이야, 진실 따윈 아무래도 좋아


중요한 거는 기대를 배신 당한 것


카나기

...그렇기에 야쿠모의 부모님은 사죄를 하러 다녔던 것인가


미타마

카나기네 집에도 왔었어?


카나기


허나, 본인의 집에 사죄를 하러 왔다는 표현은 옳지 않군

카나기

『앞으로도 딸과 사이 좋게 지내줬으면 한다』고 하셨으니까


미타마

...그랬, 구나


카나기

상대마다 다르게 생각하며 인사를 다니셨던 모양이었다


『딸이 폐를 끼쳐서 죄송했습니다』


...라며 고개를 숙이는 것을 멀리서 목격했던 적도 있다


미타마

예전에 내가 본 거는 그거야...


당시의 나는 있잖아


부모님이 사죄하고 다니는 이유를 이해할 수 없었어


피해자는 나였는데, 부모님이 사죄를 하고 다니다니

미타마

이래서는 마치...내가 가해자 같잖아...?


카나기

...그 마음도 이해할 수 있다만


미타마

혹시 카나기는 부모님의 의도를 알고 있었어?


카나기

...주변 사람들이 이 이상 야쿠모를 상처 입히는 일이 없도록 이겠지


먼저 머리를 숙여두면, 손을 대기 힘들어지니까 말이다


미타마

그래...


여유가 없었던 나는 그 가능성까지 생각이 닿지 못했어


그리고, 여유가 없었던 것은 부모님도 똑같았고...

미타마의 어머니

미안해


상처 받은 너를 지켜주려고 했던 거였는데


반대로 상처를 주고 있었다니 생각도 못했어...


남에게 머리를 숙이고 다니기보다 먼저


좀 더 네 곁에 있어줘야 했었는데


미타마의 아버지

표현도 많이 부족했지...


네 잘못이 아니라는 거는


아빠랑 엄마에게 있어서는 당연한 일이었단다


그렇기에, 표현하는 것을 소홀히 하고 있었어...


미타마의 어머니

그렇게 표현을 안 하는 것이 상처가 됐다고 알게 된 거는


이미 미타마의 신뢰를 잃고 난 다음이었어...


미타마의 아버지

지켜주지도 못했고, 힘이 되어주지도 못했다...


미타마

『그때...

부모님이 몇 번이고 사과하던 이유를

겨우 알 수 있었어』


『두 사람은 나에게 다가와주려고 하고 있었어

자신의 잘못을 마주하고 반성하고

성의를 행동으로 보여주려고 하고 있었어』

미타마

파파...마마...


미타마

『부모님을 그런 식으로 불러 본 거는

정말 오랜만이었지...』


『그리고...

두 사람의 후회를 들은 나는

멸망이라는 벌을 주려고 했으면서도

사죄를 듣고 용서할 기회를 바라던 모순의

답을 얻은 기분이 들었어』


『나는 그저...

자신이 저지른 짓을 자각하고, 반성해서

반성을 행동으로 나타내줬으면 했던 거야』


『왜냐면...

그렇게 하면 이렇게 말해줄 수 있잖아?』

미타마

이제, 괜찮아...


파파도, 마마도...이제 괜찮아...

미타마의 아버지

미타마...?


미타마

그때 있지


제대로 도와주길 원했던 거는 사실이야...


내 잘못도 아닌데 왜 사과 하고 다니냐고...


내 마음은 전혀 알아주질 않는다고...


생각했던 것도, 사실이야...


미타마의 아버지

...미안하다


미타마의 어머니

미안해...

미타마

그래도, 지금...알았어. 지금이라면 제대로 알 수 있어


최선을 다해서 할 수 있는 일을 해주려고 했다고...


그러니까, 이제 괜찮아


미타마의 아버지

미타마...미안...정말, 미안하다...


미타마의 어머니

미안해...힘이 되어줄 수 없어서...계속 슬퍼하게 해서 미안해


미타마

『파파랑 마마에게 "이제 괜찮아" 라고

말하고 나서...

마음이 조금 가벼워졌어』


『그러니까, 지금은

파파랑 마마의 괴로운 마음도

사라져버렸으면 좋겠다 생각하고 있고』


『두 사람은 분명...

나를 도와주고 싶은데

그러지 못하는 현실에

속이 타 들어 갔을 테니까』


『나도 파파도 마마도

더는 과거에 사로잡힐 것이 아니라

과거를 용서하고 미래로 나아가고 싶어』


『그렇게 생각했어』

미타마의 어머니

어머어머...눈이 새빨갛네...


미타마

나만 그런 거 아닌데? 엄마도 새빨개


미타마의 어머니

후후...목욕 하고 오렴

미카게

언녀가 좋아하는 목욕 1등이야!


미타마의 아버지

차분히 몸을 담그고 오렴


그 사이에 네가 좋아하는 거를 잔뜩 만들어둘 테니까


미타마

어머, 가족 총출동이라니 호화로운 저녁이 되겠네


기대하고 있을게


미타마

『이런 가족다운 대화를 나눈 것도

오랜만이었어...』

미타마

『오랜만에 차분하게 들어간 목욕은

긴장을 풀어줬어...』


『몸을 씻고 있으면 있지』


『여태까지의 슬픔이나 분노

...증오까지도

함께 씻겨서 떨어져 나가는 것 같아』

후우...우으...


미타마

『더는...

그런 거에 사로 잡힐 필요는 없어서』


『눈물과 함께

전부 흘러내려갔어...』


『남을 용서할 수 없다는 마음도, 같이』


『그러니까...지금, 내가 품고 있는

나 자신을 용서할 수 없는 마음도

언젠가 씻겨나가면 좋겠다 생각해...』


미타마

따듯한 샤워기의 물에 녹아내려

눈물과 함께 슬픔도 분노도 증오도

씻어내버리고


나는 겨우

그렇게 생각할 수 있게 됐어


한 때 친구였던 그 애...

나에게 사과하러 와줬던 그 애가

더는 잘못을 저지르지 않고

전력으로 살아갔으면 좋겠다고...


그러니까, 이걸로

내 슬픔은 끝


"이제 괜찮아"


그리고...

이번엔 내 차례

내가 속죄해 나갈 차례


소중한 모두는 용서해줬지만

나는 아직 나를 용서할 수 없으니까


언젠가 "이제 괜찮아" 라고

자신에게 말해줄 수 있게 속죄해 나갈 거야...

카나기

우리는 많은 잘못을 저질렀다...


그럼에도 그런 우리들은 살아남았으며


이렇게, 살아서 속죄할 기회를 얻었다


미타마

그래, 그 무렵의 우리들은 슬픔에 삼켜져서


멸망의 미래를 바라고야 말았지만


지금, 우리들 앞에는 다른 미래의 길이 열려있어


추구하는 것은, 지금도 예전도 분명 다르지 않겠지만


그 궤도는 크게 바뀌었지...


우리들은 이제 멸망을 이루지 않고


카미하마 시의 행복한 미래를 추구할 수 있어


카나기

그래..동과 서를 맺는 학생회의


그것을 통하여 본인들은 새로운 미래를 개척한다


이번에야 말로, 본인들의 힘으로


...아니, 틀렸군

카나기

카미하마 시 사람들 모두가 이 마을에 평등을 가져오자


미타마

그래

카나기

자 그럼, 돌아보기는 여기까지 하고. 바로 기획에 대해 얘기할까


미타마

어머, 그랬었지. 뭘 하면 좋을까나


테마를 하나 정해두고 있어


카나기

흐음...무엇인가?


미타마

학생회의도 아직 막 시작됐을 뿐이잖아?

미타마

그러니까 "모두가 만드는" 이걸 하나의 테마로 하고 싶어


카나기

모두가 만드는, 인가...


확실히 카미하마 시의 미래도 모두가 만드는 것이 될 테니까


그렇담 가볍게 운동회 같은 것은 어떤가?


많은 인원이 참가할 수 있고 즐거운 스타트를 끊을 수 있겠지


게다가 몸을 움직이면, 자연스럽게 거리도 가까워질 것이다


미타마

그것도 좋겠네


아, 축제 같은 거는 어때? 점포도 내거나 하면서!


나는 타코야키 가게라도 열어볼까


카나기

뭐!?


미타마

선생님이라면 분명 맛있게 만드는 법을 알고 계실 테고


전화해서 물어볼까


카나기

요리...도 좋지만...그렇지 캠프는 어떤가


캠프 파이어에서 춤춘다...거나


미타마

캠프 파이어!


뭔가 로맨스가 태어날 거 같은 느낌이네


아...그래, 맞아!


카나기

음...? 뭔가 떠올랐나?

미타마

역시 중요한 거는 "로맨스" 아닐까?


카나기

로맨스...인가...뭔가 야쿠모 답군


훗...하지만, 그런 것도 좋을지도 모르지

미타마

그러고 보니, 동생인 소우게츠 군에겐 로맨스 같은 거 없어?


카나기

뭐...본인의 동생에게 말인가!?


미타마

그래그래, 사귀는 사람이 있다거나 그런 애기 안 물어봐?


카나기

사귀는 사람...으음...있어도 이상하진 않, 지만...


남매끼리 연애담은 좀처럼 하지 않으니 말이다...


그러는 야쿠모도 미카게에게 그런 얘기는...


미타마

에...미이가...!?


카나기

요즘 초등학생은 빠르다고 들었다


미타마

으─응...그래도 뭐 그때는


미이의 연인에 어울리는가 우리가 가늠을 해봐야겠지


...어머 참. 금방 얘기가 탈선해버린다니까


카나기

...뭐 본인들의 미래는 아직 길게 남았다


초조해하지 말고, 나아가면 된다

미타마

후후, 그러네


아, 그럼...이런 거는 어떨까


-즐겁게 대화하는 두 사람

미타마(음성첨부)

씻겨나가고 있어...슬픔이 녹아 내리고 있어...

과거를 씻어내며

강요당해온 것, 몸 안에서 솟구치는 것...

여태까지 품어왔던 온갖 부의 감정...

받아온 희망은 거품처럼 덧없지만

엉겨 붙은 더러움을 온기로 녹여서 흘려 보내줬다

다녀왔어

둥실둥실한 거품은 싫은 것을 씻어준다

따뜻한 목욕물은 몸만이 아니라 마음도 녹여준다

바깥 세계에서 잊어버린 사소한 행복이 여기에 있어

그러니까, 여기가 내가 돌아올 곳이야




그리고 이야기는 소우게츠와 하루미의 연애담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