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평범한 모험가. 그리고 지금은 프렌즈월드에서 고등학생 행세를 하며 살아가고 있다. 오늘도 이곳에서의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등교를 하다가, 교내에서 문득 눈에 들어온 포스터를 보았다.


[당신의 커플링에 투표하세요! 프렌듀스 1.0.1!!!]


"으엑, 뭐야 이건. 프렌듀스... 101..?"


"아, 왔구나! 우린 지금 누가 가장 너랑 어울리는지 투표중이야!"


"뭐? 지금 무슨 소리를 한 거야?"


아침 댓바람부터 무슨 헛소리들인가 싶어 되물어봤지만, 상세해진 답변은 그저 한층 괴상해졌을 뿐이었다.


"지금껏 너랑 엮였던 여학생들 있지? 그 중에서 누가 제일 너랑 잘 어울리는지! 학교 전체 대상 투표야!"


"뭔 말도 안 되는 소리야?!! 이런 걸 누가 허가해준건데?!"


"바로 저랍니다~"


이럴 수가. 그럴 리 없다고 생각했건만, 애써 일말의 가능성도 부정했건만. 내 말에 대답하며 나타난 것은 바로 여제... 아니, 시그너스였다. 그래도 나는 다시 한 번 정신줄을 붙잡으려 했다. 분명 누군가 이걸 하자고 꼬드겨서 넘어갔을 뿐이겠지.


"제가 먼저 제안해서 시작된 투표랍니다? 물론 전부 익명투표구요. 후후훗~"


어쩜 이렇게 내 기대를 잘만 부수는지. 천진난만한 그녀의 표정에 차마 딴지를 걸 수도 없는 노릇이고, 나는 그저 체념한 채로 투표함을 쳐다봤다.


"그럼 정확히 누가 후보인 거야? 그거나 알자."


"음... 일단 저, 이리나 씨, 오즈 씨 정도겠네요."


휴. 그 정도라면 다행이다. 애초부터 비상식적인 투표기는 하지만, 적어도 세 명밖에 후보가 없는 투표이니-


"아, 오르카도 후보에 넣었어. 시그너스 양한테 얘기 안 해줘서 미처 몰랐나보네. 미안!"


이런 씨... 아니다. 침착하자. 어차피 오르카가 이 투표의 존재 여부를 알 수 있을 리도 없으니까.


"이 투표는 뭐야? 매니저, 가서 확인해봐."


"오케이."


망했다. 오르카가 등교하는 날이었을 줄이야... 나는 식은땀이 등줄기를 타고 흐르는 기분이 들었다. 아니, 오늘따라 왜이리 악재가 겹치는 것같지? 나는 어떻게든 오르카의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리기 위해 먼저 말을 걸었다.


"안녕, 오르카? 오랜만에 보네."


"흥!"


그럼 그렇지. 오르카는 눈길도 안 주고 매니저를 버려둔 채로 교실로 들어가버렸다. 뭐... 그럴 법도 하겠지. 아무리 생각해도 한 달 내내 저녁에 뭐하냐고 전화를 거는 게 아니었다. 그렇게 애매한 입장을 취하고 있던 도중, 나인하트가 다가왔다.


"다들 여기 모여서 뭐하십니까. 프렌...듀...스..?"


느껴지는 차가운 시선.


"또 이상한 짓을 하는 건 아니겠죠."


"당연하지! 내가 이런 짓을 왜 해!"


"그럼 다행입니다. 학교 분위기를 망치기는 싫거든요."


원래 이런 분위기 아니었나..? 딴지를 또 다시 걸고 싶었지만, 지금은 수업을 듣는게 더 중요했으니 가야만 했다.


"난 교실로 간다. 결과는 나도 알려주는 거지?"


"그럼, 당연하지~!"


교활한 미소. 마치 목적이 투표 자체가 아니라, 그냥 누구 곯리려고 그러는 것뿐인 느낌이 강하게 들어 몸을 살짝 떨었다. 제발 후보 중 남은 둘 만큼은 이 투표에 대해서 모르길 바라면서. 하지만 진짜 문제는 이 다음부터였음을, 나는 아직 알 수가 없었다.


--------------------------------------

프렌즈월드로 라노벨쓰기

다 쓰고나니 대회 공지 떴넹 ㄷ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