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밉지 않아? 나와 스우는 너를 죽이고 네 친구도 괴롭게 했어. 그런데도 굳이 날 찾아온 이유가 뭐야?"


"..."


"차라리 기생오라비 녀석이나 보러가지 그래? 걔도 영혼을 보는 능력이 있잖아, 네가 찾아가면 금방 알아볼텐데."


"..."


"몰라, 저주를 하러 왔든, 감시하러 왔든 이제 알 바 아냐. 어차피 난 이제 이곳 엘리니아 깊은 곳에서 평생 썩을 거야. 정령의 힘도 거의 다 소진하는 바람에 어차피 백 년도 못살거든. 아, 죽일테면 죽여도 돼. 어차피 나와 스우를 갖고 논 검은 마법사도 죽었으니, 더 이상 세상에 미련도 없어. 대신 아프게만 죽이지 말아줘."


"..."


"뭐라고 하고 싶은 말 있으면 말을 해. 유령이라고 말 못하는 거 아니잖아? 계속 그렇게 입 다물고 바라만 볼 거면 그냥 저승으로 꺼져."


"..."


"에휴, 모르겠다. 웬수 년 얼굴 보러 오는 미친 년이 다 있네."












...


"거기, 아직도 있으면... 저, 그러니까... 아 씨 미치겠네, 진짜!


그... 정말 미안했어, 진심이야. 내가 저지른 죄를 너무 늦게 깨달아서 미안해."


...


"갔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