걍 언젠가 한번은 풀고 싶었던 얘기 풀어봄
심심해서 끄적여봤다

난 어렸을때 머리가 좀 좋았었음
그래서 그런가 그때 잘난 척을 많이 했더라고 어렸을땐 아무것도 모르니까 '선생님 한문 알아요?' 막 이랬었는데
이게 어린애들 사이에선 안좋게 보였는지 인싸는 아니었어
맘맞는 친구 몇은 있었지만 부모님이 날 걱정해서인지 무술도장을 보내더라고

그렇게 좀 겉도는 느낌으로 중학교에 입학함
그때 내 처음이자 마지막 여친을 만났고 사실 얘한테 올인박느라 중 1~3에 대인관계가 약간 아쉬웠었음
정말 인생을 함께할거같은 친구도 만났긴 한데 조금 아쉬운 시기였달까
그리고 이때쯤부터 내 진로를 찾아서 활동을 하기 시작함 이때 참 많이 행복했음

그렇게 고1 여친과도 고등학교가 갈린이후 헤어지고 입시학원에 들어감
학교에선 거의 잠만자고 입시학원에 올인하면서 고등학교때 인간관계가 많지못했음
공부도 이때부터 놓기 시작했고
그래도 난 만족했어 그 당시엔 내 진로가 대인관계보다 좀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으니까
근데 딱 이때쯤부터 인간 불신이 좀 생기더라
그냥 사람 앞뒤가 다른걸 많이 보기도 하고 입시선생님을 정말 잘못만남(본인입으로 영창한번 다녀온거 당당하게 밝히더라)

그렇게 대학교는 하향지원이지만 원하는 학과에 붙어서 들어감
사실 대학교때가 그래도 가장 롤러코스터같은 시기였던거 같음
학교에서 할 것도 차원이 다르게 많아지고 스트레스도 높아진 대신 그만큼 자유가 생겼거든
진짜 방학때는 스케줄 없으면 집에서 게임만 48시간 연속으로 해보기도 했고
근데 이때쯤 살살 대인관계가 발목을 잡더라고
많이 나쁜건 아니었지만 대학교 친구들하고 놀러다닌적이 없어서 좀 아쉬웠달까

그렇게 1학년을 다니다 마치고 군대에 입대했어
이때 진짜로 현타가 빡세게옴
정말 전국각지의 다양한 사람들이 모이니까 걸러지지 않은 사람도 오고
문화적인 충격자체도 크니까
자대도 약간 부조리가 심해서 마음고생을 꽤 했고
그렇게 무사히 지나가나 했는데

정말 가까운 친척 한분이 돌아가심.
그래서 부랴부랴 휴가 쓰고 나감
사실 평소에 살면서는 그렇게 가까운 사이인지도 몰랐는데 그분 장례식을 도우면서 깨닫게 되더라고
꽃이 피고서야 봄인줄 안다는게 이런말인가 싶더라
그렇게 장례를 치루면서 사실 많이 울지 않았어
돌아가신지 좀 됐는데도 아직 쓰면서 많이 울컥한데 그땐 그 슬픔을 억지로 참았음
부모님도 있고, 그분 가족도 있는데 내가 이제 한 사람분의 몫을 해야될 것 같더라고
내가 원래 친척들 사이에서도 좀 어른스럽다는 얘기가 있었는데 친척들이 장례에 와서는 '좀 울어도 된다' '좀 덜 어른스러워도 된다' 이런 얘기까지 하더라고
그렇게 장례를 끝나고 돌아가서 그날 새벽에
좋아하는 술을 마시고 있는데 갑자기 친척분 생각이 팍 나더라고
그래서 그때 펑펑 울면서 가족끼리 한번더 울고 좀 마음정리하고 들어갔는데
사실 마음정리가 안됐었나봐

군대 복귀하고 나니까 갑자기 가슴이 아프더라고
응급진료도 보고 내 휴가 써서 대학병원 검사도 받아봤는데 우울증하고 적응장애가 같이왔다더라고
군대 스트레스로 쌓인게 친척분 사망에 터진거같다고
부조리뿐만 아니라 휴가는 다 내 휴가로 내서 앞으로 휴가가 거의 없다는 점도 큰 스트레스였던거같음
그래서 결국 어찌저찌 병에 대한 문제는 해결을 봤는데

군대안에 있으면서 이제 버티기가 힘들다
전역도 얼마안남았고 사회나가면 나아질걸 알지만 그냥 군대 안에 있는 시간들이 힘들어
앞뒤가 다르고, 보고 싶은 면만 보고, 전후관계 생각 안하고 일단 말하고 보고, 걍 대놓고 꼽주고, 부조리한 행동들을 보면서 진짜 정말 불신감이 차오르는듯
물론 여기서 만나서 친해지고 재밌게 노는 사람도 많지만
가면 갈수록 불신도 심해지고 병도 심해지는거같음
정신진단 자가검사 해보니까 정도도 심해지고 불안증세도 생겼더라
자살충동도 좀 생겼고
그래도 전역하는 날이 오면 웃을 수 있을 걸 알기에 버텨볼란다
난 앞으로 해보고 싶은 게임도 많고 내가 생각했던 직업에 안정적으로 자리잡아보고 싶고 가보고 싶은곳도 많고 먹어보고 싶은것도 많음

그냥... 조금만 더 힘내보자
우울증이든 어떤 병이든 언젠가는 나아질거란 소박한 희망을 품고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