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남들과 다르게 아직 시간이 참 많고(짧지만, 길다면 충분히 길어요)

난 남들과 다르게 집에 벌레가 나오지 않을 뿐더러 좋은 아파트에 살고 근처에 인프라도 빵빵하구

난 남들과 다르게 부모님과 친척들까지, 가정사에 진짜 별 문제 없고

난 남들과 다르게 집이 나름 돈이 되서 원하는 거 있으면 부모님이 다 사주시구

난 남들과 다르게 부모님이 폭력은 커녕 제게 한 욕지거리도 한자리 수인데다(좀 그럴 만 했음)

게다가 항상 위로해주고 교육하세요.

남 남들과 다르게 이유는 몰라도 자꾸 부모님이 서로 나데나데하시는 모습을 자주 봐요.


난 남들과 다르게 방이 깨끗하구

난 남들과 다르게 바깥을 나설 때 용기가 필요하지 않고

난 남들과 다르게 숨쉬기 힘들고 매일매일 죽고싶고 슬픔과 비루가 있는 그런 감정들이 마음을 채우지 않고(스스로 커터칼로 상처주는 것은 몇 번 했지만)

난 남들과 다르게 정신과는 커녕 여태 먹어본 정신병 약도 3개가 안넘고(가장 최근이 초딩때)

심지어는 사는 것이 힘들고 역겹지도 않은데다

난 남들과 다르게 학교에서 가정에서 폭력당하지도 않고 왕따도 아닌데다

난 남들과 다르게 학교도 좋아서 학교에 엄청난 일진들이 없어요.


그래서 그런가요

사람이란 이래도 부족함을 느끼고

주어진 것에 감사하면서도 그것을 낭비하고

부족함이나 절박함이 없어 자기통제력이 낮고 노력함이 극히 미약하고

그렇게 또 시간을 낭비하고 해야할 것을 하지 않고 딴 짓을 하고

그런 역겨움에도 웃음 몇 번이면 끝나는

그런 사치...

사치로운 걱정 가진 자의 걱정...

그런 마음이 항상 있어요.


나 스스로 그리고 부모님께도 그리고 날 만들었다는 존재에게도

이런 삶을 가지지 못해 원하는 바를 이루지 못하는 다른 이들에게도(그들이 원하는 환경이 있음에도 열심히 살지 않았다는 사실에 대해)

너무... 미안해요...




맞아요. 엄청난 조건이죠.

엄청난 비틱일 거예요.

읽게 해서 미안해요. 고민이였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