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단 유리안은 존대를 쓰는 캐릭으로 상정하고 작업을 하긴 했는데, 이번 화 후반부도 그렇고 중간중간 존대와는 어울리지 않는 대사가 등장하긴 합니다. 그렇지만 일단은 존대로 처리하고 의역처리했습니다.



거역할 수 없는 운명이 모든 것을 예지하는 자를 증인으로 불렀다.



완벽한 작전 - 아군 퇴각 없음

기선제압 - 1턴에 적 2명 격파






알 수 없는 공간



제어실의 목소리 : 도약 완료. 폐하, 새로운 세계에 도착했습니다.



리코리스 : 하늘이... 깨끗해? 오빠... 이건 설마...



아레스 : 유황 냄새도 없고, 사람을 태우는 햇볕도 없어... 푸른 바다와 무성한 식물까지... 이게 바로... 엘리시움... 우리의 새로운 안식처인가?



제어실의 목소리 : 미, 믿을 수 없어! 폐하! 이곳의 기압, 온도, 수분... 모든 것이 통제 가능 범위 내입니다!



제어실의 목소리 : 아무래도 다음 도약은 준비할 필요 없을 것 같습니다!



아레스 : 아니, 이렇게 쉽게 판단할 수 없지. 리코리스, 즉시 인원을 선발해 주변 상황과 어둠의 위협이 있는지 살펴보자!



리코리스 : 응, 오빠!



유리안 : 으음? 아늑한 신세계로군! 정말 달콤한 꿈속에서 본 모습과 똑같아. 미래가 다시 실현됐으니, 이 얼마나 감탄스러운 운명의 전지전능함인가!



유리안 : 가소로운 엘리시움인, 겨우 트인 숨통을 마음껏 누리시지! 짧은 휴식이 지나면 더욱 재미있는 공연이 펼쳐질 테니까!



유리안 : 충돌과 반목, 전쟁과 이별, 어두운 그림자와 왕의 종말까지! 하하! 이토록 평화로워 보이는 땅에는 사람을 즐겁게 하는 비참한 미래가 감춰져 있거늘!



유리안 : 그리고 예지력을 갖춘 나는 그 연극의 진행자 역할을 맡으며, 동시에 모든 죽음의 목격자이자 집행자가 될 것이다! 하하하하!










아레스 : 이게 대륙의 마지막 마나 접속 지점이다. 이걸로 엘리시움은 모든 대륙의 마나를 제어한다는 목표를 완수한 셈이군.



매튜 : 음, 부디 이 시공간에서는 내가 늦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 : 잘했다, 역시 엘리시움의 제왕 로비나구나!




??? : 으음! 이 순수한 어둠의 에너지, 그야말로 주인님께서 원하시는 것이로다! 그러면 이제 이 힘은 내가 접수하마!



아레스 : 역시 나타나셨군. 대륙 전체를 침식한 원흉! 너희를 한참 동안 기다려왔다!



유리안 : 어라? 이게 바로 여러분이 운명에 거역하는 계획이었군요! 나까지 속아 넘어갈 정도로 멋진 연기였습니다!



매튜 : 아는 사람이 적을수록, 엘리시움의 백성이 안전해지고 성공 가능성이 올라가니까.



유리안 : 하하! 이 정도는 되어야 운명이 더욱 재미있게 변하는 거겠죠!



유리안 : 하지만 나한테도 알려주지 않다니, 너무한 것 아닙니까! 잘 생각해 보세요, 지금까지 누가 발로 뛰며 마나를 가져왔다고 생각하시는 겁니까?



유리안 : 게다가 사실은 여러분의 계획을 알지는 못했지만, 나 나름대로는 이런 숙명적인 장소가 있으리라 짐작하고는 있었습니다!



아레스 : 유리안! 네가 모든 것을 알고 있었다면 이제 함께 대륙을 감싼 그림자의 흑막을 쓰러뜨리자!



유리안 : 쯧! 물론입니다, 엘리시움의 군왕이시여! 지금까지 줄곧 엘리시움을 위해 비밀 임무를 맡아왔고, 여러분의 계획을 진행했지 않습니까!



유리안 : 하하! 그런데 말입니다... 예전에 말했지만, 여러분의 모든 노력은 운명의 궤도 위에 안배된 순서 그대로 흘러가고 있을 뿐입니다!



유리안 : 뭐, 이미 쓰인 각본 위에서 놀아나는 꼭두각시들이 어떤 예상치 못한 연기를 펼치든 간에 그것마저 모두 꿰뚫어본 운명이라는 점이 더더욱 흥미롭지만요.



유리안 : 즉, 내가 이곳에 온 건...




유리안 : 왕의 종말을 보기 위해서입니다! 그리고 당신으로 하여금 어떤 노력을 해도 헛수고일 뿐이며, 운명에는 거역할 수 없다는 가슴 아픈 깨달음을 얻게 하는 데에 한 손 거들겠습니다!



??? : 네 녀석...



유리안 : 쯧, 덤비세요! 운명에 선택된 배우가 모두 모였습니다! 이제 왕의 장례식이라는 이름의 성대한 연극의 서막을 올리는 겁니다!



??? : 네 녀석, 주인님의 은혜를 받아 예지 능력을 얻었다면 응당 주인님을 위해 힘을 쏟아야 하거늘! 어째서...



유리안 : 하하하! 저는 당신과는 달리 누군가의 노예가 되지 않을 겁니다! 그 미래의 파편은 저를 기쁘게 하는 도구에 불과하거든요!



유리안 : 죽음을 예견하고, 죽음을 만들며, 죽음을 지켜보는 것이야말로 운명에 모든 것을 빼앗긴 제가 살아가는 유일한 의미입니다.



??? : 이 짜증나는 녀석! 그저 증인일 뿐이라면, 이토록 저들을 도울 필요가 없지 않으냐!



유리안 : 푸하하! 이게 당신의 전력입니까? 고작 이 정도라니, 여기서 당신을 벤다면 당신의 주인에게 어떤 벌을 받게 될지 궁금하군요?



??? : 흥, 주인님을 어떻게 모시는지는 네가 상관할 바가 아니다!



??? : 그토록 죽고 싶다면 소원대로 해주마!




유리안 : 으하--! 아하하하!!!






의식의 허공



불안한 목소리 : 재상 각하! 이미 전장 주변을 몇 번이고 뒤져보았지만, 폐하의 행적은 찾을 수 없었습니다...



초조한 목소리 : 그렇다면 어째서 돌아온 거죠!? 계속 찾아보세요! 폐하를 찾지 못한다면 돌아올 생각도 하지 마세요!



불안한 목소리 : 아... 옛!



유리안 : 흥, 일전에 예지한 모습 그대로인가... 아레스 녀석, 실종되었군. 흐흐, 또다시 운명이 실현되었어.



유리안 : 그런데... 그 이후부터 더는 새로운 미래가 보이지 않는다는 말이지. 설마 내 미래 역시 끝인 건 아니겠지?



유리안 : 아니야, 나는 아직 의식이 있고, 멀쩡히 살아있잖아. 그렇다면 다음 예지는 대체 언제쯤에야 나오는 것인지...



머릿속의 목소리 : 내게 무엇을 비는 건가, 인간.



유리안 : 빈다니요? 하하, 무슨 농담을 하는 겁니까? 제게 새로운 예지가 없다는 건, 즐거움이 다소 덜하다는 것에 불과합니다!



머릿속의 목소리 : 아니, 너는 두려워하고 있다.



유리안 : 쯧, 나처럼 생사를 신경 쓰지 않는 사람이 무엇을 두려워한다는 말입니까, 정말 우습군요!



머릿속의 목소리 : 의미, 생의 의미가 사라지는 것에 대해 너는 끝없는 두려움을 품고 있구나.



유리안 : ...당신은 대체 누굽니까!?



머릿속의 목소리 : 인간, 너는 내게 빌어야 하지, 질문해서는 안 된다. 너는 내게 솔직해야 하지, 속이려 해선 안된다.



유리안 : 하하, 자신의 진짜 모습을 드러내지도 못하는 겁쟁이 따위에게 내가 무슨...




유리안 : 으악--!!! 머, 머리가! 어서 멈추세요!



머릿속의 목소리 : 한낱 벌레 주제에. 네게는 그런 모습이 어울린다.



머릿속의 목소리 : 네가 운명과 미래에 대해 흥미를 갖고 있으니, 네게 이 세계의 종말을 잠시 엿볼 수 있게 해주마.



유리안 : 으악--! 아아아악--!!!






유리안 : 이, 이건...



카오스 : 이건 혼돈의 종언이다. 세계의 모든 것은 결국 혼돈으로 돌아가는 법. 나는 운명의 주재자인 카오스다.



카오스 : 너 같은 벌레가 엿본 미래는 모두 혼돈의 힘으로 만들어낸 것, 네 운명 역시 내 손아귀 안에 있다.



유리안 : 제길! 내가 겪은 모든 불행이 애초에 당신의 수작질이란 말입니까!



카오스 : 그래서 어떻다는 것이냐. 혼돈의 힘과 거역할 수 없는 운명 앞에서 너같은 벌레가 할 수 있는 것은 그저 증오하는 것뿐. 원한의 광기에 몸을 맡기는 것만이 진정한 힘을 얻는 방법일지니.



카오스 : 운명의 톱니바퀴는 이미 돌고 있으니, 어떤 장애물도 막지 못할 것이다. 너 역시 진정한 강자라면 응당 복수의 바퀴 속에서 진정한 자신과 숙명의 귀착점을 깨달아야 한다는 것을 오래전에 깨달았을 터.



카오스 : 나는 혼돈의 비전으로 너의 앞길을 밝히고 지켜보겠다. 너 역시 온 힘을 다해 혼돈에 무릎 꿇고, 혼돈에 모든 것을 연결한다는 위대한 염원을 위해 모든 것을 바쳐야 한다.



유리안 : 쯧, 어차피 당신의 손아귀에서 벗어날 수 없는 내가 혼돈에 속한다 한들 내게 무슨 이득이 있겠습니까?



카오스 : 의미다.



유리안 : 의미?



카오스 : 네게 더는 빼앗길 수 없는 삶의 의미를, 미래의 청사진을 보여주겠다. 그리고 네게 더욱 많은, 네가 잃어버린 의미를 약속하겠다.



카오스 : 모든 시간과 공간이 혼돈과 통하게 될 때, 너는 힐다를 되찾고 복수의 운명을 완성할 수 있을 것이다.



유리안 : 하하, 카오스라 했습니까? 잘 들으십시오!



유리안 : 힐다에게 복수하는 것에는 진작에 흥미가 사라졌습니다. 그건 당신이 나를 혼돈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쓴 수단에 불과하지 않습니까! 게다가 당신의 그 세계를 연결하니 뭐니 하는 위대한 염원이라는 건, 나와는 아무런 상관없습니다.



카오스 : 벌레인 너라도 어둠에 굴복하지 않는다면 어떤 결말을 맞이할지 잘 알 텐데?



유리안 : 서두르지 마시죠. 저도 운명의 힘을 아니만큼, 당신에게 맞설 시도 따윈 하지 않을 겁니다. 게다가 당신의 그 미래 모습이라는 것에 대해 큰 흥미를 갖고 있어서요!



유리안 : 아레스 녀석이 실종되었다곤 하지만, 엘리시움은 아직 존재합니다. 그 녀석들의 가소로운 발버둥과 어리석은 연출은 아직 끝나지 않았어요.



유리안 : 신의 관점에서 타인의 운명을 갖고 놀면서, 그들이 자신의 재난 속에서 바스러지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보다 즐거운 일이 어딨겠습니까?



카오스 : 그렇다면 내게 헌신해라.



유리안 : 후후후! 하하하! 운명도 좋고, 혼돈도 좋습니다! 어차피 도망칠 수 없는 신세, 그렇다면 지금 제게 더욱 많은 미래를 보여주시지요!



유리안 : 지금 저는 저 어리석은 엘리시움인과 다른 벌레들이 혼돈의 운명 속에서 우습게 발버둥치는 모습을 보고 싶다는 생각뿐입니다!



유리안 : 그들의 우스꽝스러운 공연을 감상한 뒤에는 기꺼이 죽음의 집행자이자 증인이 되겠습니다! 하하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