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활한 사막 한가운데서 우아한 춤을 추는 아름다운 무희는 어떤 비밀을 감추고 있는 것인가.






사막의 오아시스



베르너 : 하아, 이렇게 혹독한 기후라니, 역시나 거대한 사막이라고 해야겠군... 덥고 건조한 날씨가 카콘시스를 떠올리게 하는걸.



마리안델 : 로젠실 씨와 에미리 장군 모두 무사하려나... 대륙을 휩쓸었던 수정 역병은 사라졌을까?



베르너 : 네 책임이 아니야, 마리. 너는 세계수를 정화하는 것만으로도 이미 최선을 다하고 있어. 우리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해야 할 일을 다 한 거야.



마리안델 : 고마워, 베르너...



베르너 : 그리고 이곳에서 마나의 수수께끼를 풀 수 있다면, 예레스 대륙의 역병을 해결한 방법을 찾을지도 몰라.



마리안델 : 그러고 보니 최근 정기 관측을 통해 이곳의 마나가 보기 드문 파동을 보이는 것을 발견했어. 마치 츠루야처럼.



마리안델 : 츠루야의 마나는 츠루야 각지에 있는 식물의 성장과 산천의 움직임을 활성화 시켰어.



마리안델 : 반면에 페랄의 마나는 모래 아래 있는 생기마저 죽게 만드는 뜨거운 태양과 같아.



베르너 : 모래 아래라... 이곳은 그저 단순한 사막 아니었어?



비라쥬 : 그런 것 같긴 하다만... 베르너, 이곳이 단순한 사막이라기엔 무언가가 너무 많다는 생각이 들지 않아?



베르너 : ...담수말이야?



비라쥬 : 그래. 내가 조사한 바로는, 이 지역은 지하수 시스템이 이상하리만큼 발달해 있는데다 물 역시 계속해서 솟아오르고 있어.



베르너 : 과연... 이런 사막에 규격 이상의 오아시스가 많은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인 건가?



베르너 : 하지만 그건 페랄 백성에게 있어서는 좋은 일이잖아? 어쨌든 오아시스가 사막보다는 살기에 훨씬 좋을 테니까.



비라쥬 : 지금으로서야 그렇긴 하다만...



마리안델 : 하지만 마나가 계속해서 용솟음친다면 이 지역에 강렬한 변화가 생길 수도 있어.



마리안델 : 그리고 내 추측이 틀리지 않다면, 그 임계점도 그리 멀지 않을 거야.



비라쥬 : 예레스 대륙과는 달리 가엘파이스 대륙에서는 마나를 통제하는 것이 급선무라는 말이지?



비라쥬 : 그렇다면 츠루야에서 했던 것처럼 마나가 모이는 핵심 지점으로 가서 해결 방법을 찾아봐야겠군.



비라쥬 : 페랄 신전에 대한 건 이미 쥬다가 브렌다를 끌고 이곳저곳 돌아다니며 정보를 모으고 있어.



마리안델 : 어라, 그래...? 아까 브렌다는 술집에 간다고 했었는데...



비라쥬 : ...브렌다 그 녀석!






페랄 술집



브렌다 : 하하, 역시 나한테는 한적한 츠루야보다는 페랄이 더 맞는다니까! 적당히 떠들썩한데다 사람들도 시원시원하고, 게다가 잘 어울리는 벌꿀술도 있잖아!



브렌다 : 다만 아쉬운 건 동료 중에 같이 올 사람이 없다는 것 정도려나. 비라쥬 그 녀석은 너무 진지하고, 베르너는 너무 착실해. 마리는 이런 음식은 잘 먹지 못하는 데다 나머지 하나는 술도 못 마시는 꼬맹이 정도니...



브렌다 : 오늘 이 잔은 아무래도 나 혼자 즐길 수밖에 없겠는 걸! 벌컥벌컥벌컥... 크아!



브렌다 : 주인장, 여기 한 잔 더!



페랄 남자 : 아가씨에게 한 잔 더!



페랄 남자 : 이야, 아름다운 아가씨, 처음 보는 얼굴 같은데?



브렌다 : 으음... 확실해, 바텐더? 어제도 와서 마셨었는데?



페랄 남자 : 아, 그렇게 말하니 기억나는 것 같네. 이상한 복장의 남자 둘이랑... 친절해 보이는 아가씨도 한 명 더 있었지.



페랄 남자 : 그리고 냄새나는 꼬맹이도 말이야!



브렌다 : 제대로 기억하고 있잖아... 그래, 우리한테 뭔가 눈에 띄는 점이라도 있었나?



페랄 남자 : 외지인이라면 뭐... 사실, 요즘 페랄 경기가 제법 괜찮거든. 여제 폐하의 통치하에 각 부족이 하나로 융합되었고, 계속해서 새로운 오아시스가 개발되고 있으니까...



페랄 남자 : 그래서 돈 냄새를 맡아 이곳에 온 외지인이 적지 않은 실정이지.



페랄 남자 : 그런데 당신들은... 츠루야인 같은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란차인도 아니란 말이야. 애초에 노람인은 이곳에 올 수조차 없으니, 아가씨의 정체가 궁금해지더라고.



브렌다 : 저기... 오빠, 이런 말 들어봤는지 모르겠는데...



페랄 남자 : 어어... 할 말이 있으면 그냥 해, 너무 가까이 붙진 말고...



페랄 남자 : 그래서 무슨 말인데?



??? : '여자에겐 비밀도 무기다'라는 말이 있지.



브렌다 : 그게 무슨... 당신 누구야! 나는 '호기심이 고양이를 죽인다'라는 말을 하려 했다고.



브렌다 : 그 복장... 무희인가?



페랄 남자 : 이봐! 다들 보라고! 누가 왔는지 좀 보라니까!



시끄러운 손님 : 메리다, 메리 씨가 왔다!



시끄러운 손님 : 메리 씨, 당신의 열렬한 팬입니다!



시끄러운 손님 : 오늘 다들 난리가 나겠구먼... 주인장, 여기 벌꿀 술 몇 통 더 가져와!



메리 : 후후, 우리 무용단은 지금까지 페랄 각지에서 적지 않은 사랑을 받아왔었죠.



메리 : 오늘 이 자리를 빌려, 우리가 데뷔한 술집에서 특별한 무대를 보여 드리겠습니다!



브렌다 : 현지의 인기 스타였군... 그저 춤추는 것 정도로 이렇게 환영받다니, 정말 놀라운걸.



브렌다 : 하여튼 남자들이란...



메리 : 이쪽의... 낯선 아가씨.



브렌다 : 너, 너무 가깝잖아!



시끄러운 손님 : 그래! 메리, 왜 그렇게 낯선 사람에게 가까이 다가가는 건데!



메리 : 비록 당신이 페랄인은 아니지만, 우리 일족에게 있어 춤이란 숭고한 의미와 대체 불가능한 가치를 갖고 있다는 것을 존중해줬으면 좋겠네요.



메리 : 우리는 여신의 뜻에 따라 모래와 자갈이 섞인 광풍 속에서 살아남았고, 적디적은 오아시스에서 발전해나갔어요. 페랄인의 역사와 의지가 모두 무희의 춤 동작 속에 담겨있답니다.



메리 : 이제 매년 여는 축제는 우리가 이 모든 것을 여신께 자랑스레 선보이고, 페랄이 가진 힘과 영광을 증명하는 겁니다.



메리 : 이 모든 것을... 그저 단순하게 '그저 춤'이라는 한 마디로 치부하지 말아 주셨으면 해요.



브렌다 : 미안... 내가 오해했어, 정말 미안해.



메리 : 하하, 괜찮아요. 외지인이 이해 못 하는 건 흔한 일이거든요. 하지만 이렇게, 하앗!



메리 : 직접 해보면 바로 알 수 있을 거예요!



브렌다 : 마음대로 손을 잡지는... 나 혼자 출 테니까!



메리 : 오, 초보자치고는 제법인데요!



놀리는 손님 : (휘파람 소리) ! 거기 아가씨도 메리 무용단에 들어가는 게 어때! 반할 것 같은걸!



메리 : 하하, 어때요?



브렌다 : 뭐가... 어떠냐는 건데?



메리 : 격렬한 춤에 몸을 맡기는 기분... 평소에 쌓인 피로가 풀리는 느낌... 사방에서 흥분한 시선을 받는 감각...



메리 : 그리고... 이렇게 저와! 함께 춤을 추는 소감 말이에요!



브렌다 : 앗!



놀리는 손님 : 한 곡 더!



메리 : 자, 잠시간의 여흥은 이 정도로 하죠. 여러분, 이 아가씨에게 더욱 큰 박수 소리를 안겨주세요!



메리 : 초보자치고는 정말 잘했으니까요.



메리 : 오늘 공연에 당신 친구들도 함께 오세요. 어쩌면 다시 한 번 같이 춤을 출 수 있을지도 모르잖아요?



브렌다 : 으, 응...



쥬다 : 이예! 누님, 저 돌아왔어요! 맡기신 일은... 우왓! 대체 얼마나 마셨길래 얼굴이 온통 빨간 거예요!



쥬다 : 페랄의 벌꿀술은 쉽게 취한다고 했잖아요, 돌아가서 비라쥬 형님께 들켜도 전 모릅니다.



브렌다 : 시끄러워!



브렌다 : 가자... 우리 먼저 가볼게.



쥬다 : 어라, 저 무희는 이 근방에서 꽤 유명한 사람 아닌가... 잠깐만요, 브렌다 누님, 소매는 당기지 마시고, 아프다니까요...



페랄 남자 : 가버렸군.



페랄 남자 : 괜찮겠습니까, 폐하? 저자들, 최근 가장 활발하게 움직이는 외지인 같은데.



메리 : 아, 마음대로 하라 하세요. 이미 오랫동안 지켜봤거든요.



메리 : 페랄에 도착하고부터 줄곧 지형을 탐색하고 현지인에게 마나에 대한 일을 묻더군요.



메리 : 페랄의 마나가 많은 자의 표적이 되었다지만, 저렇게까지 노골적인 건 처음이에요.



페랄 남자 : 그렇다면 기회를 봐서 저들을...



메리 : 그럴 필요 없어요. 저 여자, 아까처럼 빠른 스탭을 따라올 수 있는 데다 속도와 힘 모두 좋더군요. 그걸로 굉장히 강력한 전사라는 사실을 증명한 거예요.



메리 : 게다가 그녀의 동료도 만만치 않고요. 당신들의 힘만으로는 막을 수 없을 겁니다.



메리 : 저들이 황궁에 더 접근할 때까지 지켜보는 게 좋겠어요.



페랄 남자 : 예.



메리 : 자! 밤의 무대를 준비하세요! 저 이방인들이 보고 놀랄 수 있게!









비라쥬 : 우린 이곳에 여행을 온 게 아니야, 브렌다. 공연 같은 건...



베르너 : 괜찮아, 비라쥬. 다들 고생했으니 나쁠 것도 없지.



마리안델 : 후후, 페랄인의 춤은 가엘파이스 대륙에서도 꽤나 유명한 문화야, 기대되는걸.



브렌다 : 그래! 비라쥬, 너도 좀 이런 걸 보면서 긴장을 풀 필요가 있어!



브렌다 : 언제나 그렇게 우거지상이기만 하고, 평생 솔로로 살고 싶어?



비라쥬 : 말 돌리지 마... 쥬다 그 아이는?



브렌다 : 벌써 무대 쪽으로 간 것 같은데? 이쪽에 대해서는 잘 알잖아. 무희 공연을 보러 간다는 말을 듣더니 바로 사라졌어.




관객 : 하늘에 있는 저게 뭐지!?



관객 : 여신님 맙소사... 저렇게 큰 배가 공중에 떠다닌다고!



브렌다 : 이런, 엘리시움의 방주야!



관객 : 큰일이다...! 저, 적이다, 어서 도망쳐!



비라쥬 : 하늘에서 무언가가 이쪽으로 오고 있다!



비라쥬 : 너무 빨리 움직이는군... 마리, 비라쥬, 우선 사람들을 대피시켜줘!



마리 : 베르너, 당신하고 브렌다만으로는 저렇게 많은 사람을 상대할 수 없어!



브렌다 : 이 사람들, 술집에 있던 손님들인데...



브렌다 : 이봐! 당신들도 어서 여길 벗어나, 곧 여긴 전장이 될 거야!



젊은 용병 : 이방인 녀석들... 비겁하게 가타부타 말도 없이 기습하다니!



용기병단 선봉 : 우리는 엘리시움! 로비나 대제의 이름으로 이 땅의 통치자에게 엘리시움의 뜻을 전하러 왔다!



메리 : 모처럼의 공연을 방해하다니... 당신들의 대제라는 자는 정말 멋이 없는 사람이군.



용기병단 선봉 : 어디서 구르던지도 모르는 더러운 년이... 꺼지지 못해!



메리 : 용을 타고 높은 곳에 있다 보니 자기 스스로 높은 위치에 있는 줄 아는 건가!



메리 : 어서... 내려오지 못해!




용기병단 선봉 : 으윽... 감히 황제 폐하의 직속 부대인 우리 용기병단을 건드리다니!



메리 : 네 녀석의 황제가 나와 무슨 상관이라고!



메리 : 건방 떨지 말고 꺼져라!



용기병단 선봉 : 주제도 모르는 녀석 같으니...



베르너 : 저 사람들은 평범한 이곳 백성들이... 아니, 싸우는 솜씨로만 보면 절대 일반인이 아니야. 베테랑 부대다!



브렌다 : 무용단의 신분으로 페랄 곳곳에서 활동하는 저 메리라는 여자... 대체 정체가 뭐지?



메리 : 로스탐! 돌격대를 이끌고 가서 사람들이 대피하는 걸 도우세요!



젊은 용병 : 아샤메르 폐하, 하지만 이곳이...!



메리 : 명령에 복종하는 법부터 배워야겠네요!



메리 : 이 정도의 조무래기들은 아무 상관 없습니다!



젊은 용병 : 예, 폐하.



용기병단 선봉 : 쯧... 이렇게 밀어붙여도 꿈쩍도 안 하는군. 폐하께서 이런 추태를 보시기라도 한다면...



용기병단 선봉 : 더 세게 밀어붙여라!



베르너 : 엘리시움 녀석들, 반격할 속셈이군. 조심해! 기갑 부대는 기동력이 매우 뛰어나니까 저들이 길을 열게 되면 귀찮아질 거야!



브렌다 : 좋지 않은데... 이대로 가다간 측면이 비어!



브렌다 : 쥬다! 너 대체 어디 갔다 온 거야!



쥬다 : 으음... 말도 마세요, 누님. 거리 반대편 사람들은 모두 대피했습니다.



브렌다 : 아... 그래, 잘했어, 쥬다.



쥬다 : 이 자식들... 감히 페랄을 뭘로 보고! 누구 멋대로 남의 고향에 쳐들어온 거야! 절대 용서 못 한다!



메리 : 저 머리 색은...





메리 : 이걸로 더러운 침략도 끝이다!



용기병단 선봉 : 제길...!



용기병단 선봉 : 이 무슨 추태를... 이대로는 폐하를 뵐 면목이 없다...



플로렌티아 : 정예 부대를 보냈음에도 전선조차 제대로 밀지 못했군요. 베르너, 당신 때문인가요?



베르너 : 엘리시움! 츠루야를 침략하더니, 이제는 페랄에서도 같은 비극을 되풀이할 셈인가!



메리 : 과연... 거대한 방주의 군대와 대검을 든 남자... 츠루야를 뒤집어 놓은 녀석들이 너희였군.



메리 : 페랄의 전사들이 츠루야처럼 당할 것으로 생각했다면, 큰 착각이다!



플로렌티아 : 잘 알고 있군요. 역시나 수많은 페랄 부족의 정점에서 명망과 권력이 하늘에 닿았다는 지도자답습니다.



플로렌티아 : 사막의 여제, 아샤메르.



브렌다 : 뭐라고...? 여제가 어째서 무희로 위장한 거지.



플로렌티아 : 춤이라는 건 당신이 권력을 확장하는 방식일 뿐이죠. 당신은 떠돌아다니는 무희단이라는 방식으로 페랄 각지에 정보망을 구축하고, 각 부족에 대한 지배권을 확립했습니다.



플로렌티아 : 그 덕에 당신은 손에 피 한 방울 안 묻히고 모든 부족을 통일할 수 있었어요. ...정말 훌륭한 수완이군요.



아샤메르 : 확실히 똑똑한 자로군. 하지만 두 눈에는 계략과 권력만이 담겨있어. 그런 당신에게는 이 모든 것들이 도구로만 보일 뿐이지.



아샤메르 : 헛소리는 여기까지다, 엘리시움! 지금 이 행위는 명백한 침략 행위!



아샤메르 : 페랄 연합국의 황제로서 선언하건대, 이런 행위는 절대 용납지 않겠다!



플로렌티아 : 츠루야에서 있었던 일 이후로 저는 책략을 되돌아봤습니다. 확실히 지상전을 벌이는 건 굉장히 비효율적인 행위였어요. 사상자 또한 아레스 폐하의 기대치와는 어긋났고요.



플로렌티아 : 요아! 가에아사르 발사를 준비하세요!



요아 : 예! 가에아사르, 발사까지 카운트 다운...!



아샤메르 : 가에아사르라니... 저건 대체...!?



브렌다 : 방주에 장착된 대형 섬멸 무기야! 저게 발사되면... 끝장이라고!



플로렌티아 : 당신이 막을 수 있을 것 같습니까! 가에아사르, 발사!







페랄 황도 거리



브렌다 : 아샤메르, 베르너! 다들 괜찮아?



베르너 : 괘, 괜찮아. 폭발의 여파에 휩싸인 것뿐이야. 플로렌티아, 이곳을 향해 쏘진 않았더군.



플로렌티아 : 아레스 폐하의 뜻입니다. 폐하께서는 무고한 백성이 휘말리는 것을 바라지 않아요. 만약 당신들이 무의미한 저항을 포기한다면, 우리는 목적을 달성한 후 즉시 떠날 겁니다.



아샤메르 : 너희 침략자들의 목적이 대체 뭐길래!



플로렌티아 : 츠루야와 마찬가지입니다. 엘리시움의 목적은 오직 마나 뿐!



아샤메르 : 과연... 너희 외지인들이 노리는 건 언제나 매한가지더군.



플로네티아 : 아샤메르, 우리는 당신이 페랄에서 가장 특별한 부족의 후예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당신의 부족은 이 땅의 마나가 모이는 곳을 알고 있는 유일한 부족이지요.



아샤메르 : 너희의 침략 이후 츠루야는 말라가기 시작했다. 페랄의 지도자인 내가 그런 조건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는 건 잘 알 텐데!



플로렌티아 : 방금 전의 포격은 일부러 도시 밖 사막에 쏜 겁니다. 화력 역시 최대치가 아니었죠.



플로렌티아 : 설마 페랄의 지도자인 당신이 가에아사르를 페랄의 얼마 남지 않은 오아시스 지역에 발사하길 바라는 건 아니겠죠!



아샤메르 : 네 녀석들...!



아샤메르 : 크흠... 이럴 수 없어... 우리의 자랑을... 우리의 문명을 이런 이세계에서 온 침략자에게 빼앗겨야 한다니!



브렌다 : 이 자식, 아주 건방져!



플로렌티아 : 현실을 받아들이세요, 달의 민족!



플로렌티아 : 지금 대륙에서 일어나는 충돌은 모두 국가 간에 일어나는 일입니다. 얼마 되지 않는 이방인이 바꿀 수 있는 게 아니에요.



브렌다 : 하지만 너를 죽일 수는 있겠지! 바로 지금, 여기에서 말이야!



브렌다 : 눈 깜빡할 사이면 내 창이 네 가슴을 뚫어버릴 수 있거든!



플로렌티아 : 저를 죽인다고 뭐가 달라질 것 같나요?



브렌다 : 베르너... 그리고 마리까지, 우리의 힘이면 네 녀석의 그 건방진 주인 따윈 쓰러뜨릴 수 있어!



브렌다 : 그리고 이 대륙을... 이 모든 것을 올바르게 되돌리는 거지!



??? : 올바르게 되돌리겠다, 라... 하지만 애초에 그런 게 없다면 어떻게 할 거지!



베르너 : 브렌다, 조심해!



아레스 : 또 만났구나, 랑그릿사의 전인들이여. 그래, 고개를 뻣뻣이 들고 엘리시움에 맞서고 있군.



베르너 : 아레스! 전쟁을 일으키는 일 따윈 그만둬라. 이게 바로 네가 랑그릿사를 사용하는 의미란 말이냐!



아레스 : 베르너! 그런 순진한 생각 따윈 집어치워라!



아레스 : 너도 한때는 랑그릿사를 쥐었었고, 그렇다면 분명 검을 들고 싸웠겠지! 우리 같은 자가 전장에서 힘을 쓰지 않는다면, 어떻게 자신의 정의를 실현할 수 있다는 말이냐!



아레스 : 우리가 각자 믿는 것을 계속 정의라 주장한다면, 전쟁이라는 이름의 충돌은 계속될 거다!



베르너 : 네게 어떤 이유가 있는지는 모른다. 하지만 우리가 정의를 실현하는 길 자체가 잘못된 것이라면! 결국, 마지막에 무엇을 얻을 수 있다는 거지!



아레스 : 아무 의미 없는 논쟁일 뿐!



아레스 : 너희처럼 개인의 힘에 의존해서는 전쟁을 바꿀 수 없다.



브렌다 : 그 말은 이미 페랄인이 항복할 것임을 암묵적으로 인정한다는 건가!



아레스 : 아샤메르 여제가 소문대로 부족 간의 갈등을 메울 수 있는 현명한 지도자라면, 자신의 백성을 절망적인 전장으로 밀어 넣지 않을 거라 생각한다.



아샤메르 : 알겠습니다, 아레스 로비나. 당신의 요구사항은 잘 알겠어요.



아샤메르 : 황궁에서 당신을 맞이한 뒤, 당신을 데리고 페랄의 마나 신전으로 가겠습니다.



아샤메르 : 하지만 당신도 지금 이 시간부터 페랄 백성에 대한 공격을 중단하세요. 그리고 원하는 것을 얻은 후에는 즉시 페랄을 떠나는 겁니다!



브렌다 : 메리... 아니, 아샤메르 여제! 어떻게 아무런 저항도 하지 않고...!



베르너 : 진정해, 브렌다.



플로렌티아 : 과연 사막의 여제입니다. 무엇보다 고귀하고 정확한 선택을 하셨군요.



플로렌티아 : 그 결단은 백성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겁니다.



아레스 : 알겠습니다, 아샤메르 여제. 삼일 뒤, 황궁으로 가겠습니다.



아샤메르 : 간편한 차림으로 왔으면 좋겠군요. 페랄의 황궁에는 당신의 기갑 부대를 수용할 공간이 없으니까요.



아레스 : 좋습니다. 부디 평화롭게 마무리되었으면 좋겠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