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youtu.be/kjEcA7mBSfo


1985년 데뷔 앨범을 낸 일본 밴드 ANTHEM, 앤섬은 2020년에 그레이엄 보넷과의 콜라보 음반, 2019년엔 전곡이 영어로 되어있는 NUCLEUS를 발매한 바 있다. 허나 보넷과의 콜라보 음반은 보넷을 보컬로 초빙하여 발매했던 2000년도 프로젝트 음반의 스튜디오 라이브 앨범이며, NUCLEUS는 일본어로 불렀던 과거곡들을 자잘한 어레인지와 함께 영어 가사로 새로이 녹음한 앨범이었다. 따라서 이번 앨범은 2017년 ENGRAVED 이후 6년 만에 내놓은 오리지널 앨범이다. 이번 앨범 역시도 NUCLEUS에 이어 모든 가사가 영어로 구성되어 있는데, 여전한 서양무대 진출의 의지가 보인다.

 

앤섬은 2000년 밴드를 재결합한 이래, 꾸준한 퀄리티의 곡을 내놓기로 유명했다. 이번 앨범 역시 꾸준하며 충실한 퀄리티의 음악을 보여준다.

이번 앨범엔 총 11트랙이 담겨있는데, 10번, 11번 트랙은 옛 보컬인 사카모토 에이조 보컬 시절에 일본어로 불렀던 노래를 약간의 어레인지와 함께 영어로 다시 부른 곡이다. 따라서 실질적인 오리지널은 9곡이다.



https://youtu.be/p5jwaFWt0zw


다만, 6년 만에 내놓은 신보치고는 청취자들을 사로잡을 결정타, 킬러타이틀이 부재하다. 3번 트랙까지는 앤섬 특유의 질주감있는 메탈에 빠지지만, 4번 트랙의 완급조절이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다. 결국엔 이후의 곡들이 청취자들을 절정으로 밀어 넣지 못해 비슷한 곡들의 반복으로 지치게 만든다.

특히나 후반부 트랙은 사카모토 에이조가 보컬로 활동하던 시절에 내놓았던 곡들의 어레인지 버전인데, 이미 검증된 히트곡을 재가공한 만큼 뛰어난 퀄리티를 보여준다. 결국, 오리지널 곡들의 수준이 후반의 어레인지 버전을 넘지 못한다는 결론으로 이어진다. 따라서 청취자가 앤섬의 팬이며 후반부 곡들의 뒷배경을 알고 있다면 11곡 구성의 앨범에서 기대되는 신선함은 9트랙이 끝이기에, 이번 앨범이 주는 아쉬움은 배가 될 것이다.


영어가사 앨범 발매, Amorphis, MAJESTY가 소속된 독일 레이블인 리퍼 엔터테인먼트와의 계약 등 앤썸은 세계화를 통해 힘을 쏟고 있다. 특히나 재밌는 점은 앨범 발매 후 가지게 될 첫 해외공연이 2023년 7월 한국 홍대에서 열린다는 점이다. 이번 앨범은 아쉬움이 남지만 1985년 데뷔앨범 이래 나같은 한국팬이 있을 정도로 어느 정도 히트곡도, 팬층도 갖춘 괜찮은 밴드다. 내가 이들의 앨범을 처음으로 구매했던 것이 2004년 ETERNAL WARRIOR 앨범인데, 부디 앞으로도 꾸준히 활동하길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