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00:00:00,920 --> 00:00:09,820


어? 잠깐, 괜찮아? 갑자기 그렇게 주저앉고. 매일 술독에 빠져 있으니 그렇게 되는 거야.



2


00:00:11,020 --> 00:00:14,160


어제도 갔었지, 그 스낵바.



3


00:00:15,000 --> 00:00:21,820


그만두는 게 좋을 거야. 젊은 호스티스가 널 진심으로 상대할 리가 없잖아.



4


00:00:23,080 --> 00:00:28,040


저기, 내 말 듣고 있어? 잠깐만.



5


00:00:29,560 --> 00:00:35,880


어, 여보? 잠깐, 여보? 사, 사람 살려! 누구 없어요?



6


00:00:41,120 --> 00:00:47,840


오랫동안 함께한 남편과 연 선술집. 그날도 여느 때와 다름없는 일상이었다.



7


00:00:48,800 --> 00:00:55,700


점심때가 지나 숙취에서 깨어난 남편을 가게까지 끌고 가 저녁 장사를 위한 준비를 했다.



8


00:00:56,580 --> 00:01:02,920


6시가 넘어서부터 슬슬 얼굴을 비추는 단골손님들을 상대하고 12시에 가게 문을 닫는다.



9


00:01:03,840 --> 00:01:06,200


그런 평소와 같은 하루일 터였다.



10


00:01:06,860 --> 00:01:15,380


하지만 그날, 준비 도중에 갑자기 쓰러진 남편은 다시 눈을 뜨지 못하고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11


00:01:16,840 --> 00:01:21,240


쓰러진 남편의 얼굴은 마치 잠든 것처럼 평온했다.



12


00:01:22,580 --> 00:01:28,180


마치 꿈속에 있는 듯 편안한 얼굴이었다.



13


00:01:29,700 --> 00:01:33,960


그런 남편을 보내면서 나는 한동안 계속 울었다.



14


00:01:34,820 --> 00:01:39,620


왜? 어째서? 어제까지 그렇게 건강했는데.



15


00:01:41,080 --> 00:01:44,600


그리고 며칠 동안은 계속 울기만 했던 것 같다.



16


00:01:45,420 --> 00:01:47,820


하지만 남편은 돌아오지 않는다.



17


00:01:48,400 --> 00:01:55,040


자식이 없었던 나에게 남은 것은 우리 둘의 추억이 가득한 이 가게뿐이었다.



18


00:01:56,820 --> 00:02:01,280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것. 내가 살아가는 의미.



19


00:02:02,600 --> 00:02:07,680


그것은 이 가게를, 그 사람과의 추억을 계속 지켜나가는 것.



20


00:02:08,960 --> 00:02:15,500


그렇게 마음먹은 나는, 잠시 휴업 간판을 내걸었던 가게를 다시 열기로 결심했다.



21


00:02:16,320 --> 00:02:20,600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혼자서 가게를 운영하는 것은 무리였다.



22


00:02:21,420 --> 00:02:24,560


요리나 술을 만드는 것은 내가 어떻게든 한다고 해도,



23


00:02:25,000 --> 00:02:30,980


손님 주문을 받거나 음식을 나르는 것을 생각하면, 아무래도 일손이 필요했다.



24


00:02:32,140 --> 00:02:34,880


계속 남편과 둘이서 해왔던 이 장사.



25


00:02:35,360 --> 00:02:41,700


누군가를 고용한다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이라, 불안함을 안고 나는 구인 모집을 시작했다.



26


00:02:42,860 --> 00:02:47,480


나로서는 최대한이지만, 밤일치고는 싼 시급.



27


00:02:48,600 --> 00:02:55,220


좀처럼 응모는 오지 않았지만, 처음 2주 정도 지났을 무렵, 겨우 1건의 응모가 도착했다.



28


00:02:56,280 --> 00:02:59,440


그것이, 나와 그 아이의 만남이었다.



29


00:03:00,800 --> 00:03:03,720


에, 이 근처 대학교에.



30


00:03:05,440 --> 00:03:09,960


그래, 이 두 정거장 앞에 있는 역 근처 아파트에서 혼자 살고 있구나.



31


00:03:11,520 --> 00:03:14,700


첫인상은, 조금 믿음직스럽지 못한 남자아이.



32


00:03:15,320 --> 00:03:21,480


지방에서 올라와, 어딘가 촌스러운 구석이 있어 보이지만, 이야기하는 사이에 인상이 바뀌었다.



33


00:03:22,900 --> 00:03:29,720


음, 장래에는 요식업 체인 경영에 참여하고 싶다고? 그게 꿈이야?



34


00:03:30,840 --> 00:03:34,100


조금, 아니, 꽤 의외였다.



35


00:03:34,820 --> 00:03:42,300


이런 애가, 이 나이에 자신의 장래 목표를 확실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것에, 나는 솔직히 감탄했다.



36


00:03:43,420 --> 00:03:48,120


그렇구나, 후후, 굉장히 멋진 꿈이라고 생각해.



37


00:03:48,760 --> 00:03:55,940


아, 그래도, 그렇다면 말이야, 그, 이런 지저분한 선술집 말고, 대기업…



38


00:03:56,900 --> 00:03:59,600


이 가게이기 때문에 배우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39


00:04:00,600 --> 00:04:04,620


내 말을 가로막듯이, 그는 힘주어 말했다.



40


00:04:05,720 --> 00:04:13,700


그 말과 진지한 눈빛은, 남편과 나의 지금까지의 인생을 긍정받는 것 같아서, 매우 기뻤다.



41


00:04:14,580 --> 00:04:21,200


게다가 그 모습은 꿈에 불타던 옛날 남편과 어딘가 닮아 있는 것 같았다.



42


00:04:22,660 --> 00:04:23,460


알았어.



43


00:04:25,200 --> 00:04:26,620


고마워, 그렇게 말해줘서.



44


00:04:27,320 --> 00:04:34,600


그럼, 주 4회, 대학교 끝나고 나서 밤 11시까지, 나랑 같이 열심히 해줄 수 있을까?



45


00:04:36,400 --> 00:04:39,620


이렇게 내 인생은 다시 시작되었다.



46


00:04:41,120 --> 00:04:44,340


가게를 다시 열고, 처음 얼마간은 엉망진창이었다.



47


00:04:45,540 --> 00:04:51,740


원래 남편이 요리를 담당했기 때문에, 레시피는 알고 있다고 해도, 내 솜씨는 서툴렀다.



48


00:04:52,520 --> 00:04:59,460


게다가 그 아이는 그 아이대로 초보라서, 술을 엎지르거나, 손님 주문을 틀리는 일도 있었다.



49


00:05:00,640 --> 00:05:04,740


아, 오늘도 많이 망쳐버렸네.



50


00:05:05,560 --> 00:05:08,160


역시, 무모했던 걸까.



51


00:05:09,300 --> 00:05:13,220


내가, 내가 혼자서 가게를 꾸려나가다니.



52


00:05:14,720 --> 00:05:20,880


특히 장사가 안 되던 어느 날 밤, 나는 무심코 약한 소리를 하며 고개를 숙였다.



53


00:05:21,820 --> 00:05:26,640


그때, 퐁, 하고 내 어깨에 따뜻한 손이 얹어졌다.



54


00:05:27,780 --> 00:05:31,300


조금 놀라서 돌아보니, 그 아이가 부드러운 목소리로,



55


00:05:31,800 --> 00:05:34,880


혼자가 아니에요, 그렇게 말해주었다.



56


00:05:36,200 --> 00:05:42,660


쑥스러워졌는지, 이어서 바로, 저도 빨리 점장님을 도울 수 있도록 일을 배울게요, 라며



57


00:05:43,220 --> 00:05:45,080


고개를 숙인 채 빠른 말투로 덧붙였다.



58


00:05:46,200 --> 00:05:52,700


아, 그래, 그렇지. 미안해. 너도 있구나.



59


00:05:53,220 --> 00:05:57,380


나 혼자 힘내는 게 아니라, 둘이서 힘내서 해나가자.



60


00:05:59,020 --> 00:06:04,900


따뜻한 배려에, 나도 모르게 울컥해진 나는, 얼버무리듯 장난스럽게 말을 이었다.



61


00:06:05,800 --> 00:06:11,800


하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제대로 실수하지 않고 주문을 외워야 해, 알았지?



62


00:06:12,400 --> 00:06:13,160


우후후후.



63


00:06:15,120 --> 00:06:18,400


그날부터, 좋은 의미로 무언가 해탈한 나는,



64


00:06:18,800 --> 00:06:23,540


점주로서 제대로 가게를 지킬 수 있도록, 더욱 노력을 거듭했다.



65


00:06:24,480 --> 00:06:27,940


그 아이도, 그 말이 거짓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듯,



66


00:06:28,400 --> 00:06:31,020


정말로 열심히 일을 배웠다.



67


00:06:32,240 --> 00:06:36,460


배울 뿐만 아니라, 손님들의 취향도 금방 파악해서,



68


00:06:36,460 --> 00:06:39,460


적극적으로 메뉴를 추천하게 되었고,



69


00:06:40,200 --> 00:06:43,600


음식을 나르거나 계산하는 등 세세한 접객 면에서도,



70


00:06:43,960 --> 00:06:45,920


굉장한 성장을 보여주었다.



71


00:06:47,320 --> 00:06:50,200


날이 갈수록 우리 둘의 호흡도 맞아 들어가,



72


00:06:50,640 --> 00:06:52,520


둘이서 가게를 꾸려나간다.



73


00:06:53,180 --> 00:06:56,060


그런 충실한 매일이 계속되었다.



74


00:06:57,320 --> 00:07:01,060


자연스럽게 손님도 늘고, 바쁜 매일이 흘렀다.



75


00:07:01,860 --> 00:07:05,940


정신을 차려보니, 그가 들어온 지 벌써 8개월이라는 시간이 흘렀고,



76


00:07:06,460 --> 00:07:11,020


가게에 있어서는, 매우 자연스럽게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되어 있었다.



77


00:07:12,140 --> 00:07:13,540


그러던 어느 날이었다.



78


00:07:14,920 --> 00:07:15,720


어, 어라?



79


00:07:16,480 --> 00:07:17,860


왜 그러니?



80


00:07:17,860 --> 00:07:19,680


불이 안 붙어요.



81


00:07:19,920 --> 00:07:22,540


음, 가스인가.



82


00:07:23,800 --> 00:07:28,100


개점 직전인 18시쯤, 준비해 둔 재료를 마무리하려고,



83


00:07:28,440 --> 00:07:30,200


가스레인지를 돌렸지만 불이 붙지 않는다.



84


00:07:30,920 --> 00:07:33,160


당황해서 업체에 전화를 걸었지만,



85


00:07:33,680 --> 00:07:35,740


오늘은 더 이상 대응할 수 없다고 해서,



86


00:07:36,360 --> 00:07:38,140


내일 점검을 받기로 했다.



87


00:07:39,360 --> 00:07:42,760


하아, 오늘은 더 이상 어쩔 수 없네.



88


00:07:43,280 --> 00:07:46,100


오늘은 쉴 테니까, 이제 가 봐도 괜찮아.



89


00:07:46,100 --> 00:07:48,480


미안해, 온 지 얼마 안 됐는데.



90


00:07:49,320 --> 00:07:52,060


간판을 내리고, 그에게 사과하며,



91


00:07:52,280 --> 00:07:54,280


정리를 시작하려고 했을 때였다.



92


00:07:55,160 --> 00:07:58,520


저, 하고 그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93


00:07:59,260 --> 00:08:00,760


응? 왜 그래?



94


00:08:01,680 --> 00:08:04,960


네? 가게 문 닫고 나서 계획이요?



95


00:08:05,920 --> 00:08:07,300


아무것도 없어.



96


00:08:07,740 --> 00:08:10,560


집에 가서, 텔레비전이나 보겠지.



97


00:08:10,940 --> 00:08:11,660


아하하하.



98


00:08:13,020 --> 00:08:15,380


괜찮으시면 저랑 밥 먹으러 가지 않으실래요?



99


00:08:16,480 --> 00:08:18,280


내 대답을 들은 그가,



100


00:08:18,660 --> 00:08:20,600


왠지 결심한 듯한 표정으로 말했다.



101


00:08:21,340 --> 00:08:24,220


어? 너랑 밥을?



102


00:08:25,580 --> 00:08:29,140


그래, 좋지만, 그, 괜찮겠어?



103


00:08:29,680 --> 00:08:31,160


나 같은 사람 데리고 가서.



104


00:08:32,000 --> 00:08:35,280


아니, 그런 걸 신경 쓰는 것도 이상한가.



105


00:08:35,640 --> 00:08:36,080


아하하하.



106


00:08:37,240 --> 00:08:41,160


갑작스러운 제안에, 조금 당황하면서 나는 대답했다.



107


00:08:42,200 --> 00:08:44,580


그런 거 신경 쓰지 말고, 같이 가요.



108


00:08:45,220 --> 00:08:47,140


그는 강하게 밀어붙이듯 말했다.



109


00:08:48,320 --> 00:08:51,900


생각해보면, 이런 기회가 있어도 좋을지도 모른다.



110


00:08:52,900 --> 00:08:56,280


바빴다고는 해도, 오랫동안 같이 일하고 있는데,



111


00:08:56,480 --> 00:09:01,300


그에게 밥 한 번 사준 적이 없는 것도, 지금 생각해보면 오히려 부자연스러웠을지도.



112


00:09:02,440 --> 00:09:05,940


알았어. 그럼, 옷 갈아입고 올 테니까 기다려.



113


00:09:06,660 --> 00:09:09,100


가끔은 둘이서 거하게 한잔해야지.



114


00:09:10,360 --> 00:09:16,840


솔직히 말하면, 오랜만에 누군가와 함께 밖에서 식사할 수 있다는 기쁨도 가슴속에 있었다.



115


00:09:17,680 --> 00:09:21,340


나는 신이 나서, 정리와 옷차림을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