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00:00:06,320 --> 00:00:18,880

미안해. 나 계속 밤에는 가게에 있었으니까, 전혀 먹을 만한 곳을 몰라서. 여기저기 돌아다닌 결과, 체인점 술집이 되어 버렸는데, 싫지는 않았어?


2

00:00:19,960 --> 00:00:25,600

정말? 다행이다. 그럼 빨리 주문해 버리자.


3

00:00:26,460 --> 00:00:31,760

나는 일단 생맥주. 너는 뭘로 할래?


4

00:00:33,020 --> 00:00:36,540

술도 요리도 사양하지 말고, 팍팍 시켜.


5

00:00:37,200 --> 00:00:46,520

아, 미안. 밖에서 먹거나 마시는 거, 정말 오랜만이라, 왠지 기뻐서.


6

00:00:47,440 --> 00:00:50,760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맥주 두 잔입니다.


7

00:00:52,020 --> 00:00:59,080

자, 일단 건배할까요? 앞으로 우리 가게 번창을 기원하며, 건배!


8

00:01:09,080 --> 00:01:15,100

음, 그렇구나. 우리 가게 오기 전에는 가정교사 알바를 했구나.


9

00:01:15,960 --> 00:01:21,480

너, 엄청 성실하고 착하니까, 분명 좋은 선생님이었겠네.


10

00:01:22,280 --> 00:01:27,100

아, 저기, 궁금했는데, 매일 우리 가게 알바 들어오잖아?


11

00:01:27,680 --> 00:01:29,580

친구들하고는 괜찮아?


12

00:01:30,420 --> 00:01:35,820

학생 때 제대로 놀아 둬야 해. 그것도 공부니까.


13

00:01:36,540 --> 00:01:42,940

친구들도 취업 준비다, 알바다 바쁘니까. 음, 그렇다면 괜찮지만.


14

00:01:43,920 --> 00:01:50,680

아, 이왕이면 하나 더 물어봐도 될까? 너, 여자친구 같은 건 없어?


15

00:01:52,560 --> 00:01:57,320

어머, 뭐야. 부끄러운 듯이 뜸 들이기는.


16

00:01:57,980 --> 00:02:02,100

아줌마, 가끔은 누군가의 연애 이야기라도 듣고 싶은 거야.


17

00:02:02,880 --> 00:02:06,780

왜, 괜찮잖아. 말해 봐.


18

00:02:10,520 --> 00:02:15,560

어머, 아직 누구랑도 사귄 적 없어?


19

00:02:16,880 --> 00:02:22,540

도, 동정이라고. 아하하하. 거기까지는 안 물어봤는데.


20

00:02:23,240 --> 00:02:27,340

아, 미안. 아니, 놀리는 건 아니야.


21

00:02:28,000 --> 00:02:30,020

전혀, 그럴 생각은 없었는데.


22

00:02:32,100 --> 00:02:36,180

하긴, 나한테 그런 말 들어봤자 기쁘진 않겠지만.


23

00:02:36,860 --> 00:02:42,560

너 착하고, 얼굴도 귀여우니까, 평범하게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물어본 거야.


24

00:02:43,460 --> 00:02:44,860

조금 놀랐어.


25

00:02:46,620 --> 00:02:49,880

아, 근데, 그 얘기 들으니까 더더욱 그래.


26

00:02:50,620 --> 00:02:53,540

조금이라면, 시프트 줄여도 괜찮아.


27

00:02:54,360 --> 00:02:57,040

여자친구도 없는 청춘은 너무 쓸쓸하잖아.


28

00:02:57,840 --> 00:02:59,920

누구 좋은 사람, 찾아보면 어때?


29

00:03:00,400 --> 00:03:03,500

너라면 금방 찾을 수 있을 거야.


30

00:03:03,880 --> 00:03:08,140

응? 어, 점장님은 어떠냐고?


31

00:03:08,560 --> 00:03:09,700

무슨 뜻이야?


32

00:03:10,940 --> 00:03:13,100

어? 아하하하.


33

00:03:14,300 --> 00:03:16,580

나는 좋은 사람 없냐고?


34

00:03:17,340 --> 00:03:20,880

글쎄, 물어볼 상대를 잘 골라야지.


35

00:03:21,640 --> 00:03:26,700

항상 일 때문에 그럴 시간도 없고, 나 올해로 52살이야.


36

00:03:27,280 --> 00:03:30,700

이제 와서 연애 같은 거 인연이 있을 리 없잖아.


37

00:03:32,540 --> 00:03:34,680

외롭지 않냐고?


38

00:03:34,680 --> 00:03:34,700

응.


39

00:03:37,480 --> 00:03:41,960

그야, 가끔은 외롭다고 생각할 때도 있지만.


40

00:03:44,500 --> 00:03:50,980

그 사람 죽고, 벌써 꽤 됐으니까, 할 수만 있다면 하고 싶다는 생각도 없진 않지만.


41

00:03:52,680 --> 00:04:00,940

근데, 어쩔 수 없잖아. 이 나이고, 생활도 가게랑 집 왔다 갔다 하는 것뿐이고 만남도 없고.


42

00:04:01,580 --> 00:04:07,040

그보다, 이제 52살 아줌마한테 이런 말 시키지 마.


43

00:04:09,000 --> 00:04:12,720

예쁘고, 매력적이니까, 그렇지 않다고.


44

00:04:14,940 --> 00:04:17,340

가, 누구 얘기하는 거야.


45

00:04:17,840 --> 00:04:22,460

참, 싫다. 아부 떨어봤자 시급 안 올라가.


46

00:04:22,980 --> 00:04:23,560

우후후후.


47

00:04:24,520 --> 00:04:27,800

그래도, 왠지 기쁘다. 고마워.


48

00:04:28,940 --> 00:04:33,140

자, 아직 더 마실 거야. 자, 너도 마셔.


49

00:04:40,200 --> 00:04:44,450

휴, 즐거웠어.


50

00:04:45,890 --> 00:04:50,670

고마워, 불러줘서. 정말 좋은 기분 전환이 됐어.


51

00:04:51,230 --> 00:04:53,230

내일부터 더 힘낼 수 있을 것 같아.


52

00:04:54,250 --> 00:04:56,030

그럼, 돌아갈까?


53

00:04:56,790 --> 00:05:00,110

나, 걸어서 돌아갈 수 있는데, 너 전철이지.


54

00:05:01,130 --> 00:05:03,150

어디 보자, 시간….


55

00:05:03,310 --> 00:05:03,830

어, 어?


56

00:05:04,610 --> 00:05:09,550

어머, 나, 너무 신나서.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어?


57

00:05:10,230 --> 00:05:14,490

벌써 12시 넘었고, 막차 끊겼잖아.


58

00:05:15,390 --> 00:05:20,850

저, 저런…. 미안해. 나, 전혀 눈치채지 못해서.


59

00:05:21,390 --> 00:05:23,430

어? 걸어서 돌아간다고?


60

00:05:23,430 --> 00:05:25,890

아니, 1시간은 걸려.


61

00:05:26,870 --> 00:05:32,470

아…. 저기, 괜찮다면, 묵고 갈래?


62

00:05:33,570 --> 00:05:37,230

아니아니아니, 그게 아니라. 이상한 의미가 아니고.


63

00:05:37,910 --> 00:05:43,830

봐봐, 취했고, 위험하고, 왠지 같이 이렇게 된 책임도 느끼잖아.


64

00:05:44,490 --> 00:05:49,290

그, 그리고, 이런 아줌마 집에 묵는다고, 무슨 일 있을 리도 없고.


65

00:05:49,570 --> 00:05:54,650

아, 아하하하. 아, 정말. 나, 무슨 소리 하는 거야.


66

00:05:55,350 --> 00:06:03,790

어, 올래? 저, 정말로? 그, 그래. 아하하. 그렇구나, 다행이다.


67

00:06:04,570 --> 00:06:08,810

자, 그럼, 같이 돌아갈까?


68

00:06:12,090 --> 00:06:14,930

미안해, 지저분해서.


69

00:06:15,710 --> 00:06:20,170

아, 정말, 빨래 널어 놓은 채잖아. 어휴.


70

00:06:21,010 --> 00:06:27,930

아, 미안. 거기 아무 데나 앉아 있어. 나, 잠깐 빨래 정리할 테니까. 미안해.


71

00:06:28,850 --> 00:06:34,290

휴, 왠지 미안하네. 뭔가 이상하게 돼 버려서.


72

00:06:35,050 --> 00:06:39,790

어? 아, 여기. 왜 원룸 아파트를 샀냐고?


73

00:06:41,250 --> 00:06:46,470

남편이랑 살던 집은, 없어지고 얼마 안 돼서 팔아 버렸어.


74

00:06:47,510 --> 00:06:50,390

왠지 넓은 집에 혼자 있는 것도 쓸쓸해서.


75

00:06:51,550 --> 00:06:56,530

지금 나한테는 이 정도가 딱 좋아. 누가 올 일도 없고.


76

00:06:57,550 --> 00:06:59,270

조금 걸어서 땀나지 않았어?


77

00:07:00,130 --> 00:07:07,150

너, 먼저 목욕…이라고 해도, 데워 놓지 않아서 샤워뿐이지만, 먼저 써도 괜찮아.


78

00:07:08,230 --> 00:07:12,530

응? 괜찮아, 사양하지 않아도. 자, 괜찮으니까 어서.


79

00:07:13,690 --> 00:07:21,910

아, 참. 너, 입을 옷 없지. 씻고 있는 동안, 저기 편의점에서 속옷이랑 티셔츠만 사 올게.


80

00:07:22,730 --> 00:07:24,550

괜찮다니까, 신경 쓰지 마.


81

00:07:39,940 --> 00:07:46,600

아, 나도 샤워하니까, 뭔가 개운하다. 땀으로 끈적거렸는데.


82

00:07:47,740 --> 00:07:50,380

아, 자기 전에 맥주 한 잔 더 마실래?


83

00:07:52,120 --> 00:07:52,920

그렇지.


84

00:07:53,940 --> 00:07:56,840

그럼, 다시 한번, 건배!


85

00:07:59,440 --> 00:08:02,700

잠깐, 왜 그래? 말없이, 안절부절못하고.


86

00:08:04,340 --> 00:08:05,360

어? 꼴?


87

00:08:06,760 --> 00:08:13,640

아, 목욕하고 나오면 항상 속옷에 수건 한 장만 걸치고, 돌아다니는 게 버릇이라서.


88

00:08:14,740 --> 00:08:18,100

아줌마가 살 드러내고, 돌아다니면, 꼴불견이지.


89

00:08:20,080 --> 00:08:23,820

응? 두근거려서, 어디다 눈을 둬야 할지 모르겠다고?


90

00:08:25,100 --> 00:08:31,220

무, 무슨 소리 하는 거야. 참, 너는 맨날 나 놀린다니까.


91

00:08:33,140 --> 00:08:44,660

안 놀린다고, 그런. 봐봐, 팔도 이렇게 살 붙었고, 배는 무슨 불도그 같잖아?


92

00:08:45,620 --> 00:08:49,800

어, 귀엽고, 매력적이라고?


93

00:08:51,060 --> 00:08:58,040

뭐? 그런 말 들어도,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나.


94

00:08:59,100 --> 00:09:00,780

그, 근데, 어디 보는 거야?


95

00:09:02,120 --> 00:09:12,860

아, 겨드랑이? 아니, 보지 마. 아, 안 돼. 겨드랑이 털. 겨드랑이 정리 안 했는데, 부끄러워.


96

00:09:13,560 --> 00:09:16,240

저, 정말, 보면 안 된다니까?


97

00:09:18,940 --> 00:09:20,960

아, 하아…


98

00:09:22,420 --> 00:09:29,320

저, 정말, 자자. 자, 이리 와. 이 이불 써도 되니까, 빨리 누워서 자.


99

00:09:30,260 --> 00:09:36,960

응? 아, 나는 소파든 바닥이든, 아무 데나 뒹굴면서 자면 되니까 괜찮아.


100

00:09:37,720 --> 00:09:45,900

어, 아니아니, 네가 손님이고, 바닥에서 자면, 몸도 아프고 피로도 안 풀리잖아.


101

00:09:47,100 --> 00:09:51,420

나는 내 집이고, 아무 데서나 잘 수 있는 털털한 아줌마니까.


102

00:09:51,420 --> 00:10:00,400

에헤헤헤. 뭐? 반반씩이면 이불에서 잘 수 있다고. 아, 나랑 같이 이불에서 잔다는 의미?


103

00:10:01,060 --> 00:10:13,600

어, 어, 아니, 음, 그야, 못 잘 건 없지만, 뭐라고 할까, 점장님이라면 나는 괜찮다고.


104

00:10:13,600 --> 00:10:23,820

음, 뭐, 나도 싫다거나 그런 건 아닌데. 아, 알았어. 너도 신경 쓰일 테고.


105

00:10:24,380 --> 00:10:30,720

그래. 별로 신경 쓸 일 아니지. 그냥 잠만 자는 거니까.


106

00:10:32,560 --> 00:10:39,100

자, 그럼, 자, 조금 더 안쪽으로 가 줄래? 내가 앞에 들어갈 테니까.


107

00:10:40,240 --> 00:10:46,500

아, 그리고, 그쪽 보고 자. 나, 항상 티셔츠랑 속옷만 입고 자니까.


108

00:10:47,840 --> 00:10:54,680

휴, 왠지 긴장되네. 나는 뭘 의식하는 거야.


109

00:10:56,460 --> 00:10:57,720

영차.


110

00:10:57,720 --> 00:10:57,760

영차.


111

00:10:58,600 --> 00:11:01,100

휴, 조, 좁지 않아?


112

00:11:02,380 --> 00:11:02,980

괜찮아?


113

00:11:03,760 --> 00:11:06,520

응, 응. 나는 괜찮아.


114

00:11:07,460 --> 00:11:10,020

그럼, 자, 잘 자-.


115

00:11:10,020 --> 00:11:10,180

자, 어서, 잘 자-.


116

00:11:10,460 --> 00:11:11,400

시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