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인 하다 문득 생각난 건데, 라아스트도 커스드 소드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


약간 이런 저주받은 자아 있는 무기랑 신체 주도권 놓고 싸우는 건 흔한 클리셰긴 한데, 얘 스킨 대사가 특히 서로 티키타카하는 대사가 많아서 몬무스 회로 돌아가더라.


붉은색은 낫 대사, 파란색은 케인 대사임.


"그래, 우린 같은 편인 거지? 좋아. 말 좀 그만 걸으라고, 이 멍청아! 말버릇 하고는, 그러니까 친구가 없지."


"뭐야! 벌써 지친 건가! 네가 전혀 도움이 안 되잖아! 난 무기야 멍청아! 내 존재 자체가 도움이라고. "


"네가 날 되살려냈다고? 그걸 어떻게 믿어! 그냥... 죽어 있는 채로 내버려둘 걸 그랬나?! 아... 아니. "


"이봐 라아스트. 왜. 라아스트. 왜에?! 라아스트. 왜 그러는데 케인!!! 안뇽~ " 


"언제 노래방 또 가야지. 그건.. 우리끼리만 아는 거다? 그럼... 다음 주말? 그래. "


이렇게 서로 티키타카 하는 대사 때문에 회로 엄청 돌아가더라.




우연한 사고로 자기 팔에 달라붙은 커스드 웨폰과 불편한 동행을 하게 된 모험가가 보고 싶다. 


꼴에 고대의 무기라고 뚜렷한 자아가 있어서, 서로 티격태격하면서 함께 여행을 떠나는 모험가와 커스드 웨폰이 보고 싶다.


자긴 사실 고대의 여신이고, 누군가에 의해 무기 속에 틀어박혀서 이 꼴이 된 거라고 주장하는 커스드 웨폰한테 너같이 입 험한 여신이 어딨냐고 지랄 말라며 날 부분을 한 대 치다가, 커스드 웨폰이 온 힘을 다 써서 잠시 드러낸 여신으로서의 모습을 보고서는 생각보단 예쁘다고 벙찌는 모험가가 보고 싶다.


언젠간 니 몸을 빼앗아버릴 거라고 협박하는 커스드 웨폰한테, 자꾸 그러면 그냥 바닷속에 던져버리고 간다고 해서 커스드 웨폰을 침묵시키는 모험가가 보고 싶다.


그렇게 매일 티격태격하지만, 정작 모험가가 큰 부상을 입어서 의식을 잃었을 땐 잠시 그 몸을 지배해서 안전한 곳으로 옮겨주고, 의식을 찾게 한 뒤에 지배를 풀고 나서는 '니가 죽으면 나도 곧 죽으니까 살려준 것 뿐이야' 라고 츤츤대는 커스드 웨폰이 보고 싶다.


같이 여행하다 보니 서로 정도 들고 마음도 생겼지만 솔직하질 못해서 괜히 서로에게 예전보다 험하게 티격태격하다 삐져서 등 돌리고 앉아 있다가, 자존심 굽히고 먼저 화해의 의미로 모험가한테 촉수를 뻗는 커스드 웨폰이 보고 싶다.


여정의 끝에서, 커스드 웨폰의 자아를 원래의 여신의 모습으로 되돌려 주고, 이젠 갈 길 가자고 하면서도 괜히 미련이 남아서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는 모험가.


그리고 원래의 모습을 되찾은 커스드 웨폰의 자아는, 미련 덕에 차마 떠나지 못하는 모험가의 등 뒤로 촉수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