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한테 아침 먹이고 나서 딸이 아빠랑 놀고 싶다고 하길래 뭐 하고 놀고싶냐고 물어보니까 숨바꼭질 놀이 하자고 해서 해줌.


그런데 단순히 숨기만 하면 마법 같은 걸 쓰지도 않았는데 숨을 때마다 바로 "아빠 찾았다!"라고 외치며 날아듬.


아무리 어려도 드래곤은 드래곤이라서 마법 잘 씀, 내가 마법이나 마력과는 관계가 없는 인간이라서 그런지는 모르겠는데.


침대 밑에도 숨어 보고, 천장에 매달려서 숨어 보고, 창문틀에도 올라가 봤는데 딸의 눈을 피할 수는 없었음.


아무리 눈치가 없어도 딸이 재미없어하고 심심해하는게 눈에 보여서... 나는 숨겨둔 카드를 꺼냈다.


이제는 아내가 가끔 심심하면 코스프레 시킬 때 말고는 입지도 않고, 입을 일도 없을 내가 군인이었을 때 입던 전투복을 꺼내 입고, 딸한테 가서 이제 숨바꼭질 말고 다른 놀이를 해 보자고 했음.


딸이 전투복을 입은 나를 보고 뭔데 뭔데 하고 물어보니까 갑자기 나도 모르게 웃었음. 귀여워서.


이제 아빠랑 숨은 그림 찾기 놀이를 하자고 했음. 아빠는 이제 벽이 되고 의자가 될 텐데 너는 그 안에 숨어 있는 아빠를 찾으면 된다고 하니까 갑자기 엄마랑 같이 찾아도 되냐고 물어봄. 


음... 엄마 불러오는 건 반칙... 같은데... 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래도 재미있을 것 같아서 엄마랑 같이 찾아보라고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