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아... 하아... 의사!!!"



청하는 이를 악물며 부러진 다리와 함께 치치를 병원에 이송하는 데 성공한다.


청하의 외침에 모든 의료기관팀이 몰려 왔고 청하는 자신에게 오는 의사들에게 치치를 먼저 우선시했다.


그렇게 그녀는 수술에 들어갔고 한참이 지나고 수술이 끝나 지금 병실에 누워 있다.





"의사님 괜찮은 거죠?"


"다행히 시간 맞춰 오셨지만... 이미 피를 너무 많이 흘린 상태라 어찌될지 저희도 장담못합니다. 보호자분 다리는 치유 마법이 들어 어찌 넘겼지만 환자분은 보호자 분과 다르게 피를 '잃은 것'이기에 치유 마법으로도 복구 할 수 없었습니다. 그저 수혈하는 게 최선이었죠. "


"그 말은..."


"이대로 혼수상태에서 못 깨어 날 수 있다는 소립니다."


"......"



의사의 말에 청하는 좌절하며 의자에 폴석 주저 앉았다.


그리고 뒤 늦게 이 소식을 청하에게 들은 진코와 한스가 병실에 달려온다.



"뭐야! 무슨 일인데! 오... 안돼..."



진코는 치치의 이마를 쓰다듬으며 고개를 차마 들지 못했다.



"괜찮아?!"


"한스 선생님..."


"어디 다친 데는! 다리 다쳤다면서! 치유 마법은 제대로 받은 거지?! 그치?!"


"요원이..."


"요원... 하아..."


"바로 앞이면서 막지 못했어요... 범인을 알아도 맞서지 못했어요... 진코님, 한스 선생님... 죄송...합... 니다."



청하는 결국 죄쵝감과 무력감에 그대로 울기 시작했다.



"......"


"여보, 기분을 알아. 내 제자 잘못이라고 생각 하겠지만... 여보? 여보?!"



진코는 성큼성큼 청하에게 다가갔고 한스가 애써 그녀를 막았지만 결국 그녀는 청하에게 도달했다.



"...괜찮니?"


"...요원은..."


"너 보고 괜찮냐고 물어 본 거야. 다리는? 멀쩡하지?"


"...저 보다.."


"좀! 저 애는 내 후임이야! 수색기관 최강인 바로 내 밑이라고! 이런 일 하면서 칼은 백번도 넘게 찔려봤고 마법에 수도 없이 데이기도 했어! 심지어 드래곤 좀비의 브레스도 견뎌낸 애야! 저 애는 반드시 눈을 뜰 거야!"


"......"


"다시 물어 볼게. 넌 괜찮니?"


"...다친 곳은 없습니다."


"그래. 그거면 된거야..."



진코는 청하의 어깨를 툭툭 쳐주더니 청하의 표정을 확인하곤 슬쩍 한스를 처다본다.


한스는 진코의 신호를 받곤 한숨을 푹 쉬면서 고개를 끄덕였고 진코는 잠시 자리를 비켰다.









"...청하야."


"바로 앞인데... 바로 코앞이고 범인을 아는데 제가 막지를 못했어요..."


"그래, 그 말은 아까도 했잖..."


"제 어머니에요."


"...그래 이제 뭐가 뭔지 잘 알겠구나."


"요원이 이름을 알려주려 하는 순간 엄마가 요원을..."


"...그래, 그랬던 거군."



한스는 치치를 빤히 처다보더니 이내 자리를 비켜주며 청하에게 말을 남긴다.



"좀 잔인 할 수 있지만... 알게 된다 해도 너무 스스로를 자책하진 마라."


"네?"


"넌 내 제자야, 그리고 넌 네 여행의 목적 하나를 달성했어."


"그게 무슨..."



한스가 떠났다.


병실에 남은 것은 청하와 혼수상태인 치치... 청하는 한스의 말을 곰곰이 생각하고 그때의 치치와 자신의 어머니를 떠올린다.


백택이 더 이상 청하를 억지로 끌고 가지 않은 이유, 그녀의 손에 피를 뭍혀서라도 자신을 위한다는 점과 그토록 찾는 치치가 사라지면 이 여행의 의미가 없으니 스스로 오게 될 거라 남긴말... 그리고 마지막 떠나면서 남긴 말.



"설... 마?"



청하는 벌떡 일어나 서둘러 진코를 만나러 간다.



"진코님!! 진코님!!"


"......"



진코는 청하의 부름에 애써 모른척 하지만 청하는 그녀에게 다가와 직접 진실을 갈구한다.



"요원... 요원 이름 뭐죠?"


"뭐? 이름?"


"요원 이름 뭐냐고요! 이거 저한테도 중요한 거에요! 제발요!"


"그게 무슨!"


"아니죠? 설마 제가 아는 그 이름은 아니죠?" 


"진정해! 기관 요원의 이름은 기밀이라 동료 외엔...!"


"제 이름은 '청하'에요!!!"



청하의 외침에 진코는 벙쪘고 천천히 돌아본 한스는 그녀에게 착잡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일 뿐이었다.



"...치치."


"ㅊ..ㅣ...치?"



청하는 그 말을 듣고는 머리를 쎄게 얻어 맞은 기분이었다.


자신이 그토록 찾는 여자가 바로 곁에 있었다, 곁에 있음에도 눈치 채지 못했다.


만약 그대로 떠나지 않고 그녀와 좀 더 이야기를 나눴더라면... 좀 더 그녀 곁에서 그녀의 입으로 치치라는 이름을 들었더라면... 그랬다면 그녀를 자신의 어머니인 백택에게 구할 수 있었음에도 자신의 한순간의 실수와 방심이 그토록 사랑하고 찾아 다녔던 여자를 죽을 위기에 빠지게 만들었다.



"하...하하하... 알고 계셨어요? 한스 선생님?"


"방금 알았지. 네 자초지종을 듣고."


"그럼 제가 병신이었던 거네요?"


"청하야..."


"한스 선생님 말이 맞았어요."



청하는 자신을 위로하려는 한스의 손을 살며시 뿌리치고 죽은 눈으로 스스로를 자책한다.



"전 아직 어른이 되려면 한참 멀었어요. 울타리 집을 나오는 게 아니였어요..."


"아니야! 넌 그런 아이가...!"


"자기가 사랑하는 여자가 바로 옆에 있는데 그것도 못봤어요!!!! 심지어 그것도 모르고 저지경이 되도록 놔뒀어요!!!"



청하는 오열하며 소리쳤고 병원의 모두가 그에게 시선이 집중되기 시작한다.



"이런 한심한 새끼인데 뭐가 독립이고 뭐가 탐정이에요!!! 뭐가 숨겨진 위험으로 부터 모두를 지키겠다는 그런... 좆 같은!!!!"



청하의 감정이 격해지자 결국 한스는 그의 얼굴에 주먹을 날린다.



"......"


"하아, 하아... 하아."


"여보!!"



그 모습을 보고 놀란 진코는 서둘러 한스를 제지한다.



"그래! 말 한번 잘했다! 네 말대로야! 넌 네가 사랑하는 여자가 바로 옆에 있으면서도 보지도 못하고 구하지도 못한 병신이라고!! 뭐가 독립이고 뭐가 탐정이냐고? 말 한번 잘했다! 나도 내 아내와 같이 다니면서 서로 실수해 위험에 빠지고 너 처럼 이런 개 같은 짓거리는 다 당했어! 물론 너 처럼 절망했고 자책했지! 근데!!! 근데 말이야!!!"



한스는 청하의 멱살을 잡고 들어 올려 벽에 몰아 붙이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한다.



"적어도 그런 서로를 위해 지금은 뭘 해야 할지... 그걸 생각하며 딛고 일어났어, 사과는 다음이어도 괜찮으니까..."


"...그럼 전 뭘 해야 하는데요."


"그건 네가 잘 알잖아."



한스는 청하를 놔주며 깊은 숨을 내쉬며 청하에게 말한다.



"...마지막 수업이다."


"......"


"진작에 풀어 끝냈어야 할 매듭을 해결해. 탐정은 절대로 사건이든 뭐든 꼬여 풀지 않은 체 두지 않아. 그게 내가 추구하는 탐정이다."


"...매...듭..."



한스는 청하를 걱정하지만 티는 내지 않았다.


청하의 친 부모는 죽은 지 오래다, 백택이 어머니의 역활을 다 한다해도 결국 아버지의 부재가 크다.


한스는 만약 진코와 자신 사이에 아이가 고난에 부딪혀 이런 꼴을 하고 온다면 이라는 생각으로 마지막은 쓴소리를 거두고 그를 응원한다.



"넌 내 최고이자 마지막인 1번 제자다... 그러니까 그걸 입증해라."



청하에게 그 말을 남기고 한스는 진코와 함께 병원을 떠났다.


머릿속이 복잡하다, 소용돌이가 끊이질 않는다, 답답하고 가슴이 마치 익사하는 기분이다.



"치치야..."



청하는 치치의 뺨을 어루만지려다 흠칫 거리며 이내 관두고 만다.



"크윽!"



청하는 결국 자신도 모르는 이 답답하고 괴로운 감정에 이기지 못해 그대로 병원을 뛰쳐 나간다.


이런 겪은 적 없는 쓰디 쓴 감정에 마음이 망신창이가 된 청하, 지금은 그 어디에도 기댈 곳이 없다.


청하의 처량함을 알면서도 주신이 짖궂은 장난이라도 치는 건지 싸늘한 가을 비를 내린다.



"으으...흐으..."



이리저리 흐느끼다 방황한 청하는 결국 축축한 바닥에 쓰러지고 만다.


이대로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은 무력감에 점점 몸의 온도가 낮아지고 눈이 감겨온다.


그대로 의식을 잃어 가던 찰나에 희미하게 청하의 귓속에 울리는 목소리와 감겨오는 눈에 보이는 흐릿한 그녀의 모습...








"아이야... 이런 곳에서 자면 위험하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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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붕이들 몬하~


이번 글도 재미있게 봐준 몬붕이들 너무 고마워.


망겜 붉은 C에 손을 안대겠다고 다짐하고 캐삭까지 했는데 다음달에 올 스위치가 올때 까지 할 게임이 없어 스위치 올 때 까지만 잠시 부계를 만들어 즐겜을 하려고... 붉은 C... 네놈의 수명은 내 스위치가 오는 순간 끝이다 ㅅ ㅂ



아무튼 글 맨날 기다리고 이런 뻘 소설 좋게 봐준 몬붕이들 다시 고마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