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타 용사가 서큐버스에게 패배하고 능욕당해서 결국 성노예로 전락하는 이야기는 너무 흔할 정도로 많이 보이고

승자와 패자 구도를 반대로 만들어 그냥 서큐버스가 패배하고 성노예로 전락하는 경우도 간혹 있는데


그런데 그 결과도 반전시킨 

사악한 서큐버스가 용사에게 패배하고 감화되어 무언가 선한 존재로 변하는 이야기는 한 번도 못본 거 같다

그래서 그 구도로 간단하게 한 번 써보자면


흔해빠진 어느 판타지 세계에서

어린 나이에 뛰어난 전투 능력을 보이면서 점점 이름과 명성이 퍼져가는 소년 용사가 있었고

인간 마물 가리지 않고 따먹고 에너지 드레인으로 에너지 흡수하고 다 죽이고 다니는 사악한 미치광이 서큐버스가 있었는데


인간 권력층 쪽에서도 평민 출신인 소년 용사의 명성이 퍼지는걸 원치 않았고

마왕 쪽에서도 미치광이 서큐버스가 지들 명령도 무시하고 날뛰는게 마음에 안들었지


그래서 두 세력은 몰래 결탁하고 둘을 서로 싸우게 해서 공멸시키기로 하는데

이 계획은 잘 진행되어서 어느 까마득히 높은 절벽 위에서 싸우던 서큐버스와 용사는 함정에 빠져

그대로 비명을 지르면서 절벽 아래로 떨어져버리고 

마왕 쪽과 권력층 쪽은 둘 다 죽었을거라면서 확인을 안하고 가버리지


그런데 반전으로 둘 다 살아있었지

하지만 둘 다 체력 1 남은 실피 딸피 상태였고 

먼저 정신을 차린 것은 서큐버스 쪽이었지


이대로 가면 죽을테니 어떻게든 살아남을 방법을 모색하는데

그 방법은 밴시의 포제션 비슷한 마법으로 

소년 용사의 몸에 빙의해서 

용사의 정신을 억누르고 자기 몸으로 쓰는 것


나중에 체력 좀 회복하면 소년의 몸도 서큐버스의 것으로 바꾸는게 될테니

그럼 내가 원래 가진 힘+소년 용사의 힘 해서 


나는 최강이 될테니 인간이고 마물이고 마왕이고 신이고 모조리 따먹고 죽일테다

라는 완벽하기 그지없는 계획을 짜고 영혼 상태로 변해서 

소년의 몸에 들어가고 체력 회복을 시키기 시작하는데


문제는 완벽하게 억누르고 잠재워야 할 소년의 의식이 깨어나지

소년도 머릿속에서 울리는 서큐버스의 목소리를 듣고 '내 몸에서 나가!'

하면서 서큐버스를 제압하려 들고


서큐버스는 자기 몸을 버리고 갈아탔기에 

이대로 가면 갈 곳 없는 망령이 되어버리니 최대한 버티려고 들지만


서큐버스가 의지를 제압당하고 주도권을 다 빼앗겨버리고 소년의 몸에 겨우 빌붙어 있는 처지가 되어버렸지

소년은 '교회에서 정화 받을꺼야!'

하고 소리를 지르지만

서큐버스는 '그럼 사악한 마물을 몸에 받아들였다면서 널 죽이지 않을까?'

하는 대답을 하고 그 말에 반박할 말이 안떠오르고


어쨋든 서큐버스도 소년이 죽으면 자신도 죽으니 얌전히 있겠다고 그러고

소년도 이런 미친 악당을 바깥에 풀어주면 문제가 될테니

차라리 내 몸을 감옥 삼아서 이 악당을 가두는게 좋지 않을까 하면서

결국 불편한 동거가 시작되지


서큐버스는 계획을 바꿔서 이 소년의 정신을 내 정신과 동화시키자

내 색에 물들게 만들어버리자 

라는 것으로 진행하기로 하지


소년이 걷는 길은 그야말로 가시밭길과 고난의 연속이야


도움을 받고서도 더 많은 도움을 요구하는 자들

신안 염전주 급의 마을 촌장

권력층을 뒷배로 온갖 악행을 저질러대는 무능한 자들

등등 온갖 사악한 인간군상만을 마주치면서

소년은 절규하고 눈물 흘리지


그러는 소년에게 사악한 서큐버스가 말을 걸지

'저런 추악한 것들을 돕는게 영웅이 할 일이냐?차라리 저런 쓰레기들을 벌하고 모두 죽여버리고 새로운 세상을 만드는게 진짜 용사가 할 일이지.내가 널 돕겠어,그러니 저것들을 다 쓸어버리고 선한 자들만 남긴 진짜 이상세계를 함께 만들자!'


물론 서큐버스가 관심을 두는건 그 '이상세계'를 만들면서 사람 죽이고 따먹는 것 뿐이었지만 말은 그럴싸했지

하지만 소년은 그것을 거부해


아무리 악한 자들이 많아도 나는 인간의 선한 마음을 믿는다고,

너무 흔해빠진 병신 호구 같은 대답과 거절에

병신 호구 등신이라면서 서큐버스는 투덜거리지만


혼자 눈물을 삼키는 소년의 모습에 서큐버스는 그동안 느껴보지 못한 

스스로도 뭔지 모를 알 수 없는 감정을 느끼기 시작하지


서큐버스가 본래의 힘을 점점 되찾아가고 

지친 소년의 정신을 억누르고 잠재워 육신을 빼앗을 기회가 왔음에도 불구하고

서큐버스는 그러지 않고 그저 눈물을 흘리는 소년을 보고 한숨을 쉬면서 

그저 바라볼 뿐이었지


어느날 소년이 다수의 적과 싸우면서 위기에 처했을 때

서큐버스가 잠시 소년의 몸을 벗어나 스스로를 실체화시켜서

도와준 것을 시작으로 소년은 어느새 서큐버스를 완전히 믿게 되지


본래라면 서큐버스는 자신을 완전히 믿게 된 소년을 보고 그 믿음을 철저히 배신할 생각이었지만

서큐버스는 그러지 않고 소년 용사를 돕기 시작하지



그리고 언젠가부터 소년 용사의 몸에 깃들어있는 서큐버스가 스스로를 실체화시킬때마다

그 모습은 강대한 천사의 모습으로 변하기 시작했지


그리고 소년은 사실 그 사악한 서큐버스는 천사가 저주를 받아 그렇게 변한 것이 아닐까 하는 의심을 품고

정체성에 혼란이 온 사악한 서큐버스도 그걸 믿고

'그렇구나!난 사실 천사였구나!'라면서 소년을 지키는 수호천사로써 살아가기 시작하지


어느새 서큐버스가 몸에 깃든 용사는 수호천사가 가호하는 용사가 된거야


물론 그 본질은 '자기를 용사를 지키는 천사로 착각한 서큐버스'이기 때문에

둘만 있을 때는 서큐버스가 용사 몸에서 나와서 둘이 열심히 ㅍㅍㅅㅅ만 하는거지


이렇게 사악한 존재가 선한 존재에게 감화되어 선한 존재로 변하는 이야기는 한번도 못 본거 같다

누가 좀 써줘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