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대륙 헌터들에게는 "얼음 관의 프라즈다룸"으로 더 익숙한 선브레이크의 이베르카나의 수렵 퀘스트명이다.

좆병신 캡콤의 번역 이슈에 나는 이번 기회에 또 어디서 실수를 한 건지 알아보려 했지만 벌써 챈럼들이 이건 펜싱 용어고, 아이스본 번역이 틀렸던 거다! 라고 해서 이에 대해 한번 조사해보기로 했다.

폰으로 작성했으니 가독성은 참고 봐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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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이베르카나 퀘스트명을 보면

한) 얼음 관의 프라즈다룸/프라즈다름므
일) 冰冠のフラーズダルム
영) Clashing Swords Upon The Rime

으로 되어있는데, 아무래도 일 > 한 번역에서 고유명사 검수를 대강 해서 생긴 문제라는 것을 예상할 수 있었다.

갤에도 올라왔지만, 이 フラーズダルム의 원문인 phrase d'armes는 펜싱협회 규칙에서 "프라즈 다름므" 라고 번역하였기에 선브의 번역이 확실하게 맞다는 걸 알 수 있다.

그렇지만 생소하디 생소한 프라즈 다름므가 대체 뭔 소리인지 알아보고 싶어서 검색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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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타깝게도 쉽게 참고할 만한 자료는 프랑스어 위키피디아정도밖에 없는 것 같다.

이 용어는 18세기 펜싱 마스터인 보시에르(La Boëssière)라는 사람이 정립한 용어로서, 우선권을 가진 사람이 먼저 공격할 권한을 가지고, 그걸 받아내고서야 상대에게 공격할 권한이 넘어가는 이른바 현실 턴제게임이라고 볼 수 있는 펜싱의 관습을 칭하는 용어다.

어원을 살펴보자면 phrase는 크게 보면 "문장, 말" 등의 의미이며, d'armes는 보다싶이 arms, 즉 "무기"라는 뜻으로, 즉 phrase d'armes는 "무기의 말" 혹은 "문장", 혹은 살짝 의역해서 "무기의 대화"라고 할 수 있겠다.

그러나 용어가 만들어진 18세기 프랑스에선 검술 스승들이 다른 무기들을 가르치기보단 검을 가르치기만 하는 경우가 많아 여기서의 d'armes는 "무기"라기보단 "검"으로 해석하는 것도 틀린 말은 아니라고 볼 수 있고, 연세대 펜싱부에서도 이를 "검의 대화"라고 의역한 걸로 보아 d'armes를 검으로 해석하는 쪽이 좀 더 우세한 것으로 보인다.



즉, phrase d'armes는 "검의 대화" 로 의역할 수 있으며, 공격권을 서로 주고받으며 싸우는 관습을 칭한다고 볼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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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의 퀘스트명으로 돌아오자면, 아마 이베르카나의 퀘스트 명에서 말하고 싶었던 건 "얼음 관을 쓴 몬스터가 펜싱의 레이피어처럼 날카로운 꼬리로 찌르는" 데에서 이 프라즈 다름므라는 표현이 쓰였다는 걸 유추할 수 있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꼬리 찌르기 패턴을 안정적으로 받아내고 고출력 꽃아넣는 차액의 이미지가 떠올라서 나름대로 잘 어울리는 작명 센스라고 생각한다.

여기까지 해서 이베르카나의 퀘스트명에 대해 알아보았다.
기회가 있다면 다른 흥미로운 퀘스트명의 어원이나 의미를 알아보는 글을 더 작성해보겠다.
긴 글 읽어줘서 고맙고, 다들 즐몬헌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