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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이성계와 정도전이 생각한 조선은 유교를 바탕으로 왕은 적당히 중재만 하고 신하들이 국정운영을 이끌어가는 나라였음

당연히 조선은 신권이 강한 나라였고 대신 왕은 인사권을 쥐어서 신권을 견제함과 동시에 자신의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음

여기서 전제조건은 신권이 왕권을 넘보지 않는다는건데 그래서 유학이 강조됨

즉, 정도전은 왕>신하라는 위계질서를 강조하고 그 안에서 신하들이 인과 덕을 통한 정치를 펼치고 왕은 그런 자질을 갖춘 인재를 등용하는 이상을 꿈꾼 거임


문제는 조선이 개국하자마자 이방원이 정도전이랑 이복동생 등등 싹다죽이고 지가 왕이 됨

이방원이 바로 왕이 되면 누가봐도 아비를 몰아내고 왕이 된 천하의 개쌍놈 패륜아인걸 만천하에 드러내는 거니까 친했던 형을 잠깐 왕으로 앉히고 본인이 왕세제가 된거임. 형이 첫째라 명분도 있었고 마침 아들도 없어서 더더욱 명분이 있었고.

그리고 이방원이 왕이 되고 얼마 안있어서 외척들을 싹 다 멸문시키고 나중에는 며느리 집안까지 싹 다 멸문시켜버림

누가 봐도 이건 유교정치가 아니었기에 유교는 그냥 명분에 불과한 이론이 된거임


그 다음에 태종, 세종이 시스템을 만듬. 그 시스템이 무슨 시스템이냐면 유교를 명분으로 강력한 왕권을 구축하고 신권을 억눌러서 신권은 철저하게 왕의 통제 하에 정책을 펴는 시스템임. 안그랬으면 훈민정음 못만듦

왕권이 강력하려면 전제조건이 두가진데 첫 번째는 왕의 정통성임. 그래서 최대한 적장자를 세자로 앉히려고 노력했고 양녕대군이 이런 태종의 마음을 몰라주고 아무한테나 싸고 다니니까 태종이 눈물을 머금고 충녕대군으로 세자를 바꾼거임. 다행이도 그 이후론 적장자가 사고 안쳐서 그대로 왕이 됐음

그 다음 두 번째는 왕 자체가 현명해야 함. 신권을 억누르려면 본인이 잘나야지. 그래서 조선은 대대로 세자를 혹독하게 교육시켰고 잠자고 밥먹는 시간빼고 사실상 공부만 했음.


이 시스템은 이론적으론 완벽했는데 한 가지 허점이 있었음. 세자가 교육받고 장성할 때까지 왕이 강력한 왕권을 갖고 있어야 함.

근데 조선시대엔 양반이고 백성이고 갑자기 죽는 일이 허다했지. 왕도 예외는 아님

그래서 문종이 30대의 나이로 갑자기 죽어버리자 시스템이 망가짐. 아무리 세자가 똑똑해도 이제 12살인데 신권을 제대로 통제하겠냐고ㅋㅋㅋ

당연히 황표정치다 해서 신권이 왕권을 통제하는 상황이 오고 이걸 보다못한 수양대군이 계유정난 일으켜서 감히 왕권을 농락하는 새끼들을 싹 다 쓸어버림.


여기서 끝났으면 조선은 강력한 왕권을 가진 채로 계속 유지됐겠지만 문제는 수양대군이 한 술 더 떠서 지가 왕이 되버림

숙부가 조카를 쫒아내고 왕이 되는건 어느 나라에나 있었지만 어디서든 손가락질당함. 명분도 없었고 유교정치에서 안드로메다로 가버린데다 왕이 좀 만만하다 싶으면 끌어내리면 된다는 선례를 남겨버림

당연히 왕권이 폭망해서 세조 이후로 몇몇 특수한 케이스를 제외하면 신권이 왕권을 가지고 놈

세조 본인은 왕권을 되찾았다고 착각했지만 그건 신하들부터가 계유정난으로 정권을 잡은 운명공동체였으니까 그런거고 실상은 세조 면전에서 양위하라는 새끼가 튀어나오질 않나 개국공신이 사람을 죽이고 다니질 않나 가관이었음

세조 이후로 신권은 유교를 악용하여 본인들을 기득권 세력으로 만듬. 명분이 유교라 왕이 뭘 할 수도 없음


세조에서 시작돼서 연산군~중종 때 기득권으로 고착화된 사림 세력은 근대화 직전까지 조선을 지배함

세종 시기의 조선은 세계 최선진국이었는데 갑자기 왜이렇게 됐냐 하면 세조 탓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