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군 신병시절


실전배치 받자마자 마주한 하급악마들


하급이어도 사람 몸을 두부 자르듯이 쉽게 자르는 새끼들


실전배치 받고나서 끝도 없이 쏟아지는 악마들 상대로는 없다시피한 물자로 정신없이 싸우다가 도망만 가야했다


철모르던 신병시절 주위를 둘러싼 시체들과 악마들 사이에서 울면서 그나마 남은 총알 하나를 장전해서 총구를 입안에다 갖다 대야했고


너무나도 차가운 총구와 피 같은 쇠맛 때문에 그만 눈물과 함께 속에서부터 아침에 마지막으로 먹었던 음식이 올라왔다


위액 섞인 토사물을 뱉어내고 눈물 콧물로 엉망이 된 얼굴로 희망을 포기하는데


둠가이 해병님이 호랑이처럼 날라와 악마 새끼들의 대가리를 걷어차 뜯어내셨다


그리고 주위에 악마들을 반병신(다진고기)로 만드시고 나한테 총을 주시면서 악마들에게 가리키시 면서 말씀하셨다


찢고 죽여라


우리의 지구다 우리의 고향이다 


나는 다 뒤져가는 악마새끼들에게 총질을 하면서 둠가이 해병님 감독하에 안전지대까지 몸을 피신할 수 있었다


그날밤 둠가이 해병님이 출발하시기전에 나를 불렀다


내가 흡연자인걸 아셨는지 담배 한보루를 주시면서 말씀하셨다


"여기는 우리들의 고향이다 악마들의 놀이터가 아니라 그러니까 우리가 지켜야하는거다 그래서 내가 직접 악마 새끼들을 찢어다니면서 죽이는거고 조금만 버티면 내가 전부 죽일테니 악으로 깡으로 버텨라"


그날 난 술을 마시지 않고도 취할 수 있음을 깨달았다


난 그날 둠가이 해병님을 만나고 인류애를 배웠고 인류애에 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