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성기사단의 기사단장

그는 죽었다.

그것도 자신의 부하들에게 배신당해

이유는 너무나 하찮고도 간단했다.

'지위' 자신이 너무나 오래도록 지켜낸

최고의 자리

그것이 그에겐 독이 든 성배가 되었다.

그리고 그는 자신의 동료의 검에 목이 베인체

영원한 잠에 들었다,아니 그랬어야 했다.


죽음이라는 잠에서 그를 깨운건

다름아닌 어떤 마녀

그녀는 성기사단에게 쫓기던중

나를 죽음에서 깨운듯 했다.


다시 생명을 얻은 내 모습은 흉측했다.

잘려나간 머리는 백골이 되어 그 위에 흉흉한 투구가 씌여있고

백색의 빛을 내뿜던 갑옷은 검은 밤과같은

기운을 내뿜었으며

사람을 지키돈 검과 방패대신에

처음보는 이의 거대한 대검이 그곳에 자리 해 있었다.


마녀는 죽음끝에 내몰려 떨고 있었고

그 모습에 측은함까지 느껴졌다.


"죽음의 기사여! 저들을 해치워라!"


그녀는 울먹이는 목소리로 말했다.

아마 날 소환한다고 마력을 다 썼겠지

그리곤 마지막 저항으로 날 방패로 쓴것일 것이다.


난 내 새로운 주인의 명에 답하려는데

그 순간 난 봐선 안될 장면을 목격했다.

날 죽인 내 동료가 기사단장이 되어

그녀를 쫓는것이었다.


그 사실을 알아버린 난

이때까진 하지않은일을 하였다.

검에 살의를 담고

마음에 증오를 담으며

상대를 죽이겠다는 일념만에 집중하는 것

난 이제 지키는 자의 검을 버린 것이다.


"뭐해! 빨리 해치우란 말야!"


내가 움직이지 않으니

소녀는 다급해져 나에게 소리쳤다.


"명에...따르지..."


난 그 한마디를 끝으로

적에대한 자비를,동정심을 버렸다.


난 내 검으로 달려오는 기사들을

마치 나뭇가지를 배듯 배어버렸다.


달빛아래

검은 검이 춤을 추는 듯한 모습으로


그렇게 적들과 함깨 검무를 추고나니

검과 바닥에는 적의 피가 낭자하여

마치 붉은 꽃이 핀듯 하였고

그에 공포를 느낀 이들이 도망치려 하자

내 주인깨선


"기사여! 빨리 저들을 쫓아!"


라고 명하셨고

내게 그림자에서 태어난 말 한필을 주셨다.

난 그 말을 타고 적을 쫓아 베어 넘기고

말에서 뛰어올라

적에 등에 검을 꽃아 넣었다.


내 주인깨선

다시 살수있다는 안도감에서인지

아님 그저 살육의 희열때문인지

어린아이처럼 기뻐하셨다.


그리고 난 내 과거의 끝을 맺기위해

날 죽인 그 동료를 대면했다.


그의 눈은 죽음을 마주한듯 하였고

입술은 공포에 파랗게 질렸으며

얼굴은 창백해지고

손발은 떨리고 있었다.


그가 목숨을 애원하기도 전,그는 검으로

그와 같이 머리를 배었으며

그것으로 그의 과거또한

끝을 맺었다.


"잘했어 기사! 넌 내 하수인이 되긴 충분해 보이네."


기뻐하는 주인을 보며 난 이렇게 맹새했다.

내 복수를 이루게 해준 이 사람을

꼭 지키겠다고.


이 이후 마녀와 매챠쿠챠 순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