읍이라 좀 크긴한데 그래도 깡촌인게 다니던 중학교 고등학교가 논으로 둘러쌓여있었음

그래서 등교할 때 대로로 나가서 걷고 또 안쪽으로 들어가곤 했었는데

나는 더 빨리가는 길이 있었음

바로 논을 가로질러서 가는 거임

논 사이에 하천이 있았는데 그 옆에 좁은 흙길이 있어서 사람 1명 정도는 걸어갈 수 있었지

그래서 나는 집이랑 학교 중간에 있는 냇가를 돌다리로 건너고 그 논길로 가로지르면 10분정도 단축할 수 있었음

근데 그 길이 대각선으로 되어있어서 다른 애들도 그 길을 사용하곤 했는데

어느날 학교 끝나고 역시 논길로 가는데 애들이 모여있는거임

그냥 애들도 아니고 우리 학년애들

친하지는 않아도 돌아다니면서 얼굴 한 번씩은 본 애들 있잖아

그래서 따로 인사는 안하고 뭐하는 건가 가까이 가봤더니 다들 하천 밑을 보고 있데?

사람들이 똑같이 한 곳을 보고 있으면 따라 보고 싶은게 사람 마음이니까 나도 봤지

근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친하지는 않아도 초등학교때부터 알던 놈 하나가 거기 진흙탕 물에 빠져서 앉아있더라 ㅋㅋㅋㅋㅋㅋㅋㅋ

심지어 옆에 자전거도 같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마 자전거타고 가다가 빠진 거 같은데 거기 길이 일반적인 흙길이 아니라 트랙터가 밟은건지 울퉁불퉁했단말이야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걸어다니는 길을 굳이 자전거 타려다가 빠진거지 ㅋㅋㅋㅋㅋㅋㅋㅋ

그 때 표정이 ㄹㅇ 개 빡침과 허탈함이 공존하더라

자포자기한듯 그냥 털썩 주저앉고

하아...씹....하아...

이러고 있는데 좀 웃겼음

지금은 도시도 꽤 커지고 거기도 이러저러한 공사가 있어가지고 아직도 그런 길이 있고 학생들이 사용하는지는 모르지만

혹시 그런 길 사용하는 장붕이들 있으면 조심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