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나를 대신해 공격에 부서져 버렸는데, 이젠 내 몸도 점차 부서지고 있다.

이렇게 강한 적이라면 너의 희생에 의미는 있었을까.

아니. 의미는 내가 만들면 돼.


"무의미하지 않아."

"무의미하다."

"넌 성녀의 희생도 그렇게 말했었지."

"그저 사실일 뿐이다."

"성녀덕에 내가 네 앞에 나타날 수 있었던 거란 생각은 안 하나 봐?"

"그렇다 해도, 넌 3분만에 만신창이가 되었다."


마침내 타임 리미트다. 솔직히 못 버티는 줄 알았는데.


"아니. 의미는 있었어."


성녀가 건네준 목걸이가 빛나기 시작한다. 그녀는 완전히 사라지기 전 내게 이 목걸이를 건넸다.

미안하다는 말과 함께.


"적어도 조금의 평화는 가져올 수 있을 것 같거든."


목걸이에 금이 가고, 거대한 십자가가 나타났다. 누군가를 매달기 위한. 순교자를 위한 십자가.

너는 분명 이 십자가에 널 매다려고 했겠지. 모두를 위해서 널 희생하려고 했을거야.

아니 어쩌면 나 때문이었을까.


넌 입이 닮도록 나의 무사를 말했으니까.


"봉인마법인가. 무의미하다."

"과연 그럴지는 두고 보자고. 어차피 넌 나랑 여기서 몇십 년은 있어야 하니까."


십자가가 내 몸과, 녀석의 몸을 묶는다.


몸이 빠르게 무너져 내린다. 봉인을 유지하기 위해서 나를 재료로 쓰려는 거겠지.


네 말이 옳았어.

내가 이 녀석을 묶고 있는 동안, 분명 사람들은 더 강해질거야.

우리가 아니어도, 언젠가 누군가 이 녀석을 쓰러트려 줄 거야.


아, 그래도 역시 네가 걱정돼.

넌 어렸을 때부터, 계속 집에서 날 기다렸잖아.

내가 다친 날에도, 가출을 했을 때도 넌 언제나 무모하다고 화를 냈잖아.


이번에도 그랬을까...?


"보고 싶다... 바보같이 기다리고 있진 않겠지..."


언젠가 시간이 흘러, 이 녀석이 사라지고 내가 자유로워지면, 다시 한 번 너에게 꾸증을 들으러 갈게.

그러니까... 너도 마음껏 화를 내 줘.



https://arca.live/b/novelchannel/46482673?p=1

이거 보고 부족한 필력으로 적어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