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째서 네놈은, 그 다리 위에서 비키지 않는 것이냐”


제국의 장수는 따르는 부하들도 모두 죽은데다 온몸은 상처투성이인 몸으로 길을 지키고 있는 한명의 기사를 쳐다보았다


그의 검은 반쯤 부러져 있었고 그의 갑옷도 거의 박살이 나 있었다


하지만 그의 눈은, 그리고 기백은 죽지 않았다


이윽고 혼자서 수천의 군세를 막아서고 있는 기사는 입을 열었다


“…네놈들이 이 다리를 지나가면, 백성들이 죽으니까”


“네놈의 재주는 참으로 아깝다. 우리 제국에 투항하라는 말은 하지 않으마


네놈이 지금 이 자리에서 비켜주기만 한다면, 나와 나의 군대는 너희의 백성을 건드리지 않겠다고도 약속하마


이건 그저 순순한 나의 호의다”


장군의 눈은 그 기사를 참으로 안타깝게 바라보았다. 젊은 나이에 저런 무용과 담력을 지닌 자는 이 대륙을 돌아봐도 얼마 없을 것이다


저런 기사가 죽는 것은, 장군 또한 한명의 기사로서 그리고 사나이로서 너무나도 안타까운 것이다


그러나 기사는 장군의 얼굴을 비웃으며 말을 하였다


“그래… 네놈과 네놈의 군대가 이 길을 지나가고 그 어떤 피해도 백성에게 주지 않을 수도 있다


장군의 명성을 익히 들어 알고 있으니 그 명령은 절대적이겠지


하지만… 그 다음은? 점령당한 영토의 백성이 받을 탄압과 모욕은?


귀족은, 기사는 백성의 앞에서 상처를 떠맡고 피를 흘리며 가장 먼저 책임을 지어야 하는 자들


무고한 백성이 입을 피해와 눈물이 있는데 어찌하여 제 몸이 귀하다고 물러설 수 있겠는가


나를 죽이기 전에 이 다리를 건널 수 없을 것이다


제국과 왕국을 연결하는 유일한 다리인 이곳에서 나는 네놈들을 막겠노라”



그리고 다시 차분해진 기사의 눈에서는 차분하지만 강인한 의지가 느껴졌고


장군은 그런 그를 바라보며, 슬픈 감정을 느끼며, 다시금 전군에게 공격을 명령하였다



상처입은 기사는 그럼에도 그 다리에서 몇시간이나 더 버티는 것에 성공하였고


혼자서 백이 넘는 적병을 베어넘겼다


그리고 결국에는 장군의 손에 목숨을 잃었다


하지만 그 기사의 투혼은 헛된것이 아니었다


그 기사와 그의 부하들의 전투는 성문도시의 모든 백성들이 도망칠 수 있는 시간을 벌어주었다


그리고 그 백성들 중에는 수백년 동안이나 계속되어온 왕국과 제국의 전쟁을 끝낼 한명의 소년이 있었다









이런 정통 판타지 뽕맛이 요즘 부조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