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세계문학전집을 읽고는 유1헌화 작가의 다른 작품을 뒤져봤다.




그리고 찾은게 이 작품인데... 솔직히 던1디도 그렇고 이 작가는 제목이 거름망이 심하다. 이름부터 뭔가 느낌이 안 오는 제목이라고 해야 하나.




장르는 현대판타지, 헌터물, 느와르...이긴 한데 사실상 느와르 조폭물이다.




헌터물은 사실상 스킨만 입혀놓은 수준이고, 현대판타지...부분은 솔직히 판타지인지도 잘 모르겠다. 회귀 부분이랑 중간에 몬스터 나오는 얘기만 빼면 실질적으론 판타지적인 부분이 하는 일이 적고, 사실상 내용 전개를 위한 소품 수준.




이 부분은 이 작품의 허점과도 연결되는 이야기인데, 작품 자체가 느와르물 조폭물 한 사발 들이킨 분위기다 보니 애들이 총질하고 칼로 멱따고 그러면서 논다.

여기서 문제가 생기는게 헌터물이라고 하면 기본적으로 몬스터들 때문에 질서가 무너지고, 뭔가 능력을 가진 놈들이 헌터질을 하고, 이게 기본인데 문제는 여기 나오는 놈들은 권총 한 방에 맞아 죽고, 이런 총 한 자루면 평등하게 골로 가는 느와르 감성 때문에 오류가 생긴다는 거다.




헌터가 총으로도 못 죽이는 몬스터랑 싸우는 거면 뭔가 특수한 능력을 갖고 있어야 하는데 작중에 나온 놈들은 S급 헌터 한 놈 외에는 그런 묘사도 별로 없고, 그냥 조폭 놈들이 헌터랍시고 깝치는 걸로밖에 안 보이는데 문제는 얘들이 오우거니 하는 몬스터랑 맞짱을 뜬다는 설정이다. 꼬맹이 깔빵에 맞고 뒤지는 놈들이.




사실 작가가 헌터물 유행에 편승해서 조폭물 쓰다보니 생긴 오류인데 이 부분은 결국 작가가 어물쩍 넘어가면서 도중에 몬스터 군대와 전투 장면에서는 주인공이라는 놈이 몬스터 소재로 만든 창 쓰면서 싸우는데. 아니, 무기 문제가 아니잖아... 특수한 신체능력 묘사도 없는 애들이 어떻게 산을 가르는 몬스터하고 싸우는데... 이 부분은 읽으면서도 괴리감이 들던 부분이었다.




그래서 소재 말고 스토리적인 부분을 얘기하자면, 솔직히 재미는 있었다.




던1디도 표절 거르고 재미는 있었는데(중2병 가득한 감성을 버틸 능력만 있다면) 던1디가 전개를 산으로 보내서 피폐 루트를 풀악셀로 밟은 거랑 다르게 이쪽은 내용이 짜임새 있고 빨랐다. 내용 전체적으로 봤을 때도 던1디랑 달리 주인공의 목적은 명확했고, 그리 거창한 이야기가 나올 소재는 아니었으니까. 적당한 분량으로 이야기를 잘 수습했다고 생각한다.




확실히 스토리 자체가 던1디마냥 쓸데없이 늘인 내용 없이 딱딱 맞춰서 흘러가서, 엔딩을 보면 잘 봤다 싶은 깔끔한 맛이 있었다. 솔직히 좀 아쉬운 느낌도 있었지만 그건 분량의 문제였고 스토리적인 부분에서는 군더더기 없는 느낌이었다. 어쨌든 주인공은 목표를 이루고, 복수도 하고, 잘 사는 해피엔딩. 솔직히 던1디의 전적 때문에 후반부로 갈수록 쫄려왔다. 또 주인공이 중2병 발동해서 다 쳐죽일까봐.




히로인 부분은 꽤 좋았다. 하렘이라면 하렘이지만, 던1디마냥 무지성으로 따먹고 다니지는 않고(솔직히 데이지 슬라임 보면서 작가의 두뇌를 의심했음, 미친 변태새끼) 기본적으로 1히로인 윤시아에게 맞춰져 있고, 그 히로인의 매력이 잘 살아 있어서 좋았다. 다만 작가가 페도새끼라 1히로인이 로리캐인 건 어쩔 수가 없었다. 이 새끼는 분명 라우라가 나이를 먹어서 그딴 엔딩을 내놓은 게 분명하다.




그리고 2 히로인인 원서의 경우는, 주인공이 회귀 전에 마음의 지주로 여기던, 주인공이 회귀한 원인이라고 할 수 있던 존재인데. 이 부분이 마음에 드는 게 이 미묘한 관계 때문이다.




주인공은 회귀 전에는 원서에게 충성을 바치고 원서의 사상에 매료되어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목숨을 바쳤고, 회귀 후에도 원서의 사상을 갖고 있는데, 아이러니하게도 그 원서는 자신과 같은 생각을 갖고 있는 주인공에게 끌리고 반하게 된다. 그리고 주인공은 자신이 따르던 존재가 자신을 따르게 된 이 상황에서 갈등을 느낀다.




그렇게 원서는 자신의 연심을 자각하고는 주인공에게 들이대고, 주인공은 전생에서 자신이 그저 바라만 보던 존재가 자신을 사랑해준다는 것에 이미 애인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불륜 관계를 맺게 된다.




결국 둘의 관계는 윤시아에게 들키게 되는데, 여기서 발생하는 갈등, 그에 따른 감정 묘사등이 정말 좋았다. 이번 생에서 사랑하게 된 윤시아와 전생에서 자신의 마음의 지주였던, 사랑 이상의 감정을 품던 원서 사이에서 흔들리는 주인공이 던1디의 단탈리안보다는 훨씬 인간적이고 현실적이고 그나마 성실하게 보였다.




그리고 하나 더 있는 히로인인 이시영은 최강자+사차원+어리숙한 말투로 특이한 캐릭터성으로 역시 좋았다. 특히 마지막 에필로그에서 자기 마음을 고백하면서 자긴 그냥 가족으로서, 동생으로서 있으면 충분하다고, 그래도 좋아한다고 말하는 부분이 히로인으로서 주가가 팍 오른 부분이었다.




이 작품의 문제점이라면 설정구멍이 많은 세계관, 그리고 작가의 문체가 있는데 세계관은 느와르물+헌터물을 어거지로 기워넣은 탓이라 가끔 이입이 안 되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괜찮았다. 그리고 문체는 던1디 때보다는 중2적인 맛이 줄고 좀 더 깔끔해졌기 때문에 그리 큰 문제는 아니었다.




하지만 역시 가장 큰 논쟁점은 표절이다.




"세계문학전집" 던1디는 말할 것도 없지만 이 작품에도 표절 논란이 많다. 꺼무위키피셜 헌터에 대한 설정이나 도입부 부분등 상당수를 편집해와 짜집기 한 것이라 하는데, 솔직히 그 작품들을 다 본 적은 없지만 도입부의 대부, 신세계 오마주는 거의 장면을 베껴온 수준으로 느껴지긴 하고, 평양의 조직들 회동씬에서는 읽은지도 한참 된 블랙라군이 절로 떠오르긴 했다.




표절하고 오마주의 경계에 대해서는 항상 뜨거운 감자가 되는 주제이지만, 던1디를 보면 작가가 상습적으로 베낀다는 걸 알 수 있기에... 솔직히 쉴드를 치기도 뭐하긴 하다. 던1디만큼 심하진 않지만 그래도 제 버릇 개 못 준다고 확실히 표절이라 할 만한 문제가 있기는 하다. 솔직히 이 정도로 짜집기하는 것도 재능이라 해야겠다.




던1디도 이 작품도 재미있게 읽은 나로서는 유1헌화의 잠적이 조금 아쉽기도 하지만 그 방대한 표절 목록을 보면 솔직히 쉴드를 칠 건덕지가 없긴 하다. 해도 적당히 해먹어야지.




아무튼, 나는 이 작품을 재미있게 읽었다. 후반에 조금 바래는 감이 있지만 느와르 감성도 좋았고 캐릭터 조성이나 전개도 던1디 때보다 더 나았다고 생각한다. 엔딩도 깔끔하고 좋았고.




결론)유1헌화의 편집 실력은 던1디 때보다 낫다. 이번엔 나름 오리지널리티도 있다. 표절 신경쓰이면 보지 말고 아니면 읽어보자. 분량이 짧아서 금방 읽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