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껍아 두껍아 헌집 줄게 새집 다오




나랑 동생이랑 형이랑 어느 바닷가 호텔에 묵고 있었어.


근데 호텔 계단 저 아래쪽에 커다란 초록색 괴물이 살고 있다고 옆집 아줌마가 알려준거야.


나랑 동생이 무서워가지고 형한테 그 큰 초록색 괴물좀 없애달라고 울며불며 매달렸는데


형이 되도 않는 소리좀 말라고 하면서 영화를 틀어줬어.


그래서 그날 하루종일 영화를 보다 어느세 밤이 왔어.


자기 전에 나랑 동생이 또 형한테 그 초록색 괴물좀 없애달라고 사정사정을 했지.


결국 형은 나랑 동생을 데리고 호텔 계단을 내려가기 시작했어.


그런데 계단을 내려갈 때마다 바닥에 초록색 점액이 점점 많이 붙어있는거야.


형도 불길함을 느꼈는지 돌아가자고 하는 그때 계단 모퉁이에서 노란색 안광이 번쩍거린 것을 보고 우리 셋은 앞다투어 도망갔어.


방으로 돌아간 후에 형은 식칼을 챙기고 다시 나갈 준비를 했지. 나는 제발 가지 말라고 애원했지만 형은 문 꼭 닫고 이상한 사람 오면 절대 열어주지 말라고 하고는 그대로 떠나버렸어.


그래서 그 한밤중에 나랑 동생이랑 이불을 뒤집어쓰고 형이 돌아올 거만 기다리고 있었는데, 아무리 기다려도 안오는거야.


그렇게 기다릴 때 동생이 물좀 마시러 가겠다고 침대를 나갔는데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린거야. 동생이 형을 찾겠다고 나간거지.


나는 두려워서 그대로 떨고 있다가 그래도 동생이 걱정되니까 슬리퍼를 신고 따라 나섰지.


계단을 내려갈 때마다 보이는 초록색 점액이 아까보다 많아보였어. 그 괴물의 살덩이처럼 보이는 점액 덩어리도 간간히 보였고, 그 사이로 동생의 발자국이 찍혀있었어.


내려가고 또 내려가다 보니 어느덧 계단의 최하층. 나는 그 모퉁이에서 힘겹게 고개를 내밀었고…



정말 천만다행으로, 형과 동생은 무사했어.


형은 초록색으로 범벅이 된 식칼을 옆에 두고 동생을 껴안고 있었고, 그 식칼에 찍힌 살덩이가 이어져 있는 초록색 시체는 형 옆에 널브러져 있었지.


나도 밀려오는 안도감에 눈물을 흘리면서 형과 동생에게 달려갔어.



두껍아 두껍아



그러다 나는 봤지.



헌집 줄게



그 넓은 지하실의 어둠 너머에서, 노란색 구슬 수십개가 움직이는 것을.



그것들은 순식간에 형과 동생을 덮쳤고, 그 둘과 멀리 있었던 나는 뒤로 돌아 도망칠 수 있었어.


계단의 모퉁이를 돌며 마지막으로 내 동생과 형을 봤을 땐, 그 둘은 괴물들 사이에서 초록색 점액으로 뒤덮혀가고 있었어. 그것들이 형과 동생을 감싸고 노란색 눈알을 달아주는게,



새집 다오



마치 새로운 괴물을 만드는 것처럼 보였어..


그때 나는 그날 밤부터 나지막히 들려오는 노랫소리가 어디서 들려왔는지 알 수 있었지.


두껍아 두껍아 헌집 줄게 새집 다오…


그 괴물들은 형과 동생을 덮치는 순간에도 기묘한 목소리로 그 노래를 속삭이고 있었던거야.



두껍아 두껍아 헌집 줄게 새집 다오…






라는 꿈 꿨음

호에에 무서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