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걸음 소리에 정신이 들기 시작했다.


그다지 좋은 기분은 아니었다. 잠은 잤지만 온 몸이 뻐근한 불편한 느낌에 감기라도 걸린 듯 몽롱한 기분이 날 괴롭힌다.


마치 내 몸이 내것이 아닌 듯 한.


신체를 살짝 움직여 몸을 옆으로 눕는다.


내 움직임에 이불이 내 다리에 엉켜서 움직임을 방해한다. 발로 이불을 발길질하여 이불을 차보려고 하지만 다리에 힘이 잘 들어가지 않아 이불을 차내지 못하고, 이불이 스치는 소음만이 들려온다.



조금씩 짜증이 나기 시작한다. 상체를 일으킨다. 일어나면서 묘하게 머리카락이 걸리적 거린다. 손으로 이불을 걷어내려는 찰나, 방 한구석에서 탁자를 정리하고 있던 한 여자가 보인다.



검정색 원피스에 프릴이 달려 있는 하얀색 원피스, 검은 머리카락을 틀어 올려 묶고 앞머리를 헤어밴드로 머리카락이 흘러내리지 않도록 정리한 여성.


말 그대로 메이드, 혹은 가정부


그녀가 날 보며 놀란 표정을 짓는 건 어째서일까.


그녀의 놀란 표정도 잠시, 그녀는 빠르고 신속하지만 크게 눈에 띄지 않는 움직임으로 문 밖에 신호를 준다. 곧 문 밖에서 또 다른 메이드 차림을 한 여성이 모습을 보였다.



두 메이드가 서로 무슨 말을 주고받다가 문 밖에 있던 메이드가 내 쪽을 흘깃 보더니 놀란 표정을 짓는다. 문 안쪽에 있던 검은 머리의 메이드가 몇마디를 더 하더니 고개를 끄덕인 후 내 쪽으로 가벼운 목례를 한 뒤 내 시야에서 벗어났다.



메이드가 있던 문 바깥쪽 자리를 멍하니 보고 있었는데, 방 안에 있던 메이드가 문을 닫고는 내 쪽으로 곧장 걸어오기 시작하였다. 넋놓고 문 바깥을 보고있던 나는 시선을 잃고 나도 모르게 다가오고 있는 메이드를 멍하니 바라보게 되었다.


메이드는 계속 걸어오다가 내가 앉아있는 침대 옆에 섰다. 그녀의 시선은 침대에 앉아있는 나와 눈높이가 맞지 않아 살짝 내려다 보는 모양이 되어있었다. 그 탓이였을까? 그녀의 얼굴이 더 자세하게 보였다.



살짝 건조해 보이는 피부와 눈가의 주름들, 무표정한 표정 짓고 있지만, 이상하게도 억지로 무표정한 모습을 연기하는 모습이지만, 그녀의 입술이 부르르 떨리는 게 보인다.



"편안히 주무셨나요, 아가씨?"



물 흐르듯이 자연스러운 말이었다. 하지만 그 목소리가 미묘하게 떨리고 있다는 느낌이 드는 이유는 뭘까?


난생 처음 듣는 '아가씨'란 말과 떨리고 있다는 느낌이 드는 목소리에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감이 오질 않았다.


 나는 살면서 아가씨라고 불려질 일이 없었고, 누군가를 고용할 만큼 유복한 가정에서 자라지도 않았으니까.


나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그저 그녀의 눈동자를 바라보고만 있을 뿐이었다.


잠깐동안의 정적이 흐른 뒤




이러고 다음 내용이 없음.


2018년이면 고3 시절일텐데 글쓰던 놈 어디가고 왜 나만 남아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