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거 좋을 거 같지 않냐?


일단 주인공은 현대에서 살다가 이세계로 환생한 다섯살배기 꼬맹이.


비록 중세에 태어나서 현대의 문물을 누리지 못해서 답답했지만 그래도 나름 만족하는 삶을 살고 있음.


주인공이 사는 마을은 땅이 비옥한 편이라 흉년이 안 들었고 영주도 선해서 세금은 적당히 거둠.


전쟁도 없어서 농노인 주인공과 주인공 일가는 그저 논밭만 갈면 되는 인생임.


근데, 주인공에겐 특이한 점이 있음.


매일 일어날 때마다 뇌리에 '사실인 문장'이 하나 박힘.


예를 들어,


[3일 뒤, 당신이 사는 마을에 비가 내릴 예정입니다.]


[이웃집 한스는 어젯밤 오줌을 지렸습니다.]


[OOO산의 중간에 있는 동굴에 옛 유적의 보물이 있습니다.]


[OOO왕국의 OOO왕은 자신도 모르는 중병에 걸려있습니다.]


이렇게 말임.


작게는 기상예보나 사소한 일에서 크게는 일국의 미래를 좌지우지할 수 있는 문장들이 랜덤으로 박힘.


하지만 주인공으로서는 조용히 태어난 김에 조용히 살다 갈려고 해서 이 사실들을 활용하지 않고 있음.


당연히 자신에게 이런 능력이 있다는 걸 남들에게 밝히지도 않고.


근데, 어느 날이었음.


[십 년 뒤, 대륙의 버려진 땅에서 마왕이 부활한다.]


비몽사몽한 아침 잠을 확 깨게 만드는 문장이 떠오른 건.


주인공은 부모님한테 마왕이 어떤 존재인지 물어보고 부모님은 주인공에게 이렇게 말함.


'세상에 멸망을 가져오는 존재'라고.


근데 갑자기 그건 왜 물어보니라는 부모님의 말에 악몽을 꿔서 그런 거라고 얼버무리는 주인공.


평소대로라면 아침 먹자마자 밖에 뛰쳐나가서 친구들이랑 뛰어놀겠지만.


그날만큼은 자기 방에 틀어박혀서 고민만 하는 거임.


이러려고 자기가 죽어서 이세계로 환생한 건가.


이래서 매일 아침마다 사실인 문장을 알게 되는 능력을 가진 건가.


그날 저녁이 되어 부모님이 어디 아픈 건 아닐까 걱정할 때까지 고민하던 주인공은 이내 한 가지 결정을 함.


마왕의 부활을 막거나, 그러지 못하더라도 마왕을 물리칠 수 있게 준비하는 것.


그게 자신의 사명이라고.


하여, 주인공은 마을을 떠날 준비를 함.


아직은 5살이니 10살이 되면 떠나기로 하고 그때까지 마을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일들을 해내기로 결심함.


그리고 시간이 5년 흘러서 주인공이 10살이 되자, 편지 한 장 남기고 마을을 떠나는 거.


누가 이런 소설 안 써주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