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우리학교 진로 담당 선생님이

되게 유명하신 분이여서 다른 곳으로 강의도 다니시는 분이셨움

그러다보니까 책도 쓰게 되었는데

문제는 이 선생님이 책을 써본적이 없는 사람이라는거야


난 당시 구대회에서 상도 받고 학교 상도 자주 받구 그래서 쌤들한테 자주 사탕이랑 음료수 얻어먹는 도서관 지박령이었는데

이 쌤이랑도 친했어서

이 쌤이 출판사에 책 보내기 전에

미편집 본을 나한테 준거임










와 씨발 토나올 정도로 개판이더라

이 쌤이 좀 높은 위치에다가 업무 몰려들어서 밤새면서 쓴거여서 그런지

구조랑 어법에다 오타가 씨발;;




쌤한테 이야기는 해야하는데

나보다 나이 수십살 많은 분한테 뭐라하기도 뭐하고 그래서....



4일 동안 집에서 계속 오탈자에다 포스트잇 붙이고, 어떻게 수정해야하는지

과격한 단어 있으면 순화시키고

구조 바꾸면 좋을것 같으면 포스트잇에다가 적어서 인덱스 해놓고


5일째 되는 날에

뭔가 선생님한테 죄송한 마음도 들어서

편지에다가 내용은 좋은데(내용은 진짜 좋긴 했음) 제 부족한 식견이지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로 시작하는 손편지랑 함께

쌤 책상 위에 올려두고 도망쳤음





그리고 그거 발견한 쌤이 나 추노한 다음에

존나 고맙다고 밥 몇번 사주고

쌤은 내가 수정한거에서 무편집으로 바로 출판해버리심



지금 생각해보면 어린 마음이긴 했어도 약간 무급봉사한 느낌이 없잖아 있다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