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챈 념글 둘러 보다가 본 념글이 있었단 말이지

그게 인간 찬가 적인 삶을 살고 있는 사람의 글이었음

암울한 가정사에도 불구하고, 가족들을 부양함에도 불구하고 

방황을 끝내고 노력에 노력을 더해서 현재 영어 교수를 꿈꾸고서 공부하고 있다는 

그런 인간 찬가의 사례를 보고 나서 꺼무위키에 인간 찬가를 검색했단 말이지

거기서 항상 보이는 그 항목, 죠죠의 기묘한 모험

인간 찬가라는 개념의 시작이자 로망 넘치는 그거 


인간 찬가는 용기의 찬가, 인간의 훌륭함은 용기의 훌륭함!


역시 다시 봐도, 그리고 다시 들어도 명대사야 그래서 이거 듣고 나서 옛날 부터 생각해온 로망을 담은 소재임 


------


수많은 이종족들과 사람의 왕국들 사이에서 존재하는 중립지대, 아카데미. 

저는 이 아카데미에 다니는 시골 출신의 평민입니다. 특별한 거 하나 없고 가난한, 그런 보잘 것 없는 사람이죠. 

남들은 아직 일어나지 않은 새벽의 시간, 아직 해가 제대로 떠오르지 않아 지면은 차갑고 대기는 서리가 끼어있습니다. 

자주 안개가 끼기도 해서 앞이 잘 보이지 않기도 하는 이 새벽, 이 새벽에 저는 홀로 일어나 아카데미를 한 바퀴 뜁니다. 


"후욱... 후욱..."


숨이 차오릅니다. 심장이 쿵쾅거리는 것이 느껴지며 폐부에서 부터 공기가 들어차 목구멍 끝 까지 막히는 것만 같습니다. 

그러나 이런 감각 조차 저에게는 익숙함이요 기쁨입니다. 그리고 동시에 제가 얼마나 미약한 지 깨닫게 하는 요소이기도 합니다. 

아카데미에 다니는 많은 학생들, 특히나 귀족 분들에 경우는 이런 단순한 뜀박질에 저 같이 허덕이지 않습니다. 

더불어 저와 다르게 재능이 있는 이들 역시 이런 단순한 뜀박질 따위에 힘들어 하는 일은 없습니다. 


"후우... 다 뛰었다..."


아카데미를 모두 뛰고서 시작 점이었던 기숙사 앞에 다시 돌아왔습니다. 시간은 여전히 단축되지 않았고 제가 뛰는 사이에 해가 떠오르며 땅을 비추고 있었습니다. 아직 공기는 차갑지만 햇빛이 비추어 밝게 빛나기 시작합니다. 

아직 숨이 차 허덕거리지만 제가 해야 하는 일은 아직 많습니다. 그렇기에 저는 챙겨온 목검을 들고서 기숙사 옆에 마련 된 간단한 훈련장에 가장 먼저 방문합니다. 


"실례하겠습니다."


아무도 없는 훈련장, 그러나 그럼에도 저는 이곳을 쓰고 쓸 모두에게 예의를 다하며 인사를 합니다. 

훈련장은 낡았습니다. 기숙사 사감 선생님의 말씀으로는 아카데미에 기숙사가 생기며 함께 지어졌고 지금 까지 있는 훈련장이라고 하셨습니다. 

역사가 오래된 만큼 이 훈련장을 거쳐간 이들 역시 많을 것입니다. 그리고 아마도 저를 포함하여 많은 이들이 이 훈련장을 거쳐가겠지요. 저는 그들 중 아주 미약한 한 명의 학생에 불과합니다. 

하루에 훈련장에 방문하는 이들 중 가장 먼저 도착한 저는 가져온 목검을 가지고서 훈련장에 마련된 허수아비를 가지고서 훈련을 합니다. 


"하나에 배고 둘에서 거두고 셋에서 다시 베고 넷에서 거두고 다섯에서 찌르고 다시 여섯에서 거둔다."


이것은 제 고향을 지키던 기사 지망생 친구에게 배웠던 검술입니다. 

좀 더 정확히는 검술이라고 하기에는 부끄러운, 너무나 기초적인 검을 휘두르고 사용하는 방법입니다. 

그러나 그저 농민의 아들이었던 저에게 그런 기초적인 검술 조차 감사한 것이었고 그렇기에 저는 항상 이 검술을 수련하고 또 수련합니다. 


"하나에 베고 둘에 거두고."


입으로 그것을 외우며 계속해서 반복합니다. 허수아비의 머리를 내려치고 목을 베고 가슴을 찌르고 다시 어깨를 내려치고 배를 배고 가슴을 찌릅니다. 다리는 굳건하게 자리 잡고서 계속해서 검을 휘두릅니다. 

누군가가 본 다면 비웃을 수도 있고 혀를 찰 수도 있습니다. 또 누군가는 안쓰럽게 바라볼 수도 있고 또 누군가는 훈수를 두기도 합니다. 

이미 모두 경험했던 일입니다만 이제는 일상입니다. 오히려 더 이상은 저를 신경쓰는 사람이 없을 지경이기도 하죠. 

계속해서 검을 휘두르며, 검술을 수련하면서 시간을 보냅니다. 이것이 저의 일상이고 제가 가진 전부이기 때문입니다. 


"윽..."


팔이 경련을 일으키며 자세가 흐트러집니다. 근육통이 아직 심해 이런 기초적인 검술의 수련도 버티지 못합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자루를 꼭 붙잡고 흐트러진 자세를 다시 한 번 다잡습니다. 아직 수련을 다 끝마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이런 바보 같은 일을 왜 하냐고 물으신다면 저는 이리 답할 것입니다. 

이것이 제가 가진 전부이고 또한 이것이 제가 할 수 있는 전부이며 꿈이 있기 때문이라고. 

그저 한낮 농민의 자식인 제가 유일하게 사람들에게, 아카데미에 있는 이들에게 자랑할 수 있는 거리가 있는 데 그것은 다름 아닌 마왕과 용사님의 전투를 직접 눈으로 보았다는 것입니다. 


단순한 우연으로서 제가 살던 마을 근처의 산에서 조우한 마왕과 용사님. 세상에서 가장 강력한 존재라고 할 수 있는 두 사람의 전투는 그야말로 신의 전투 그 자체였으며 저는 그 것을 어린 나이에 우연히 볼 수 있었습니다. 

하늘을 수놓는 수많은 검격들과 검기들의 향연, 화려하면서도 절제되어 있는 기술들, 그리고 인식할 수 조차 없을 정도로 엄청난 속도로 맞 붙어 허공을 부수고 다니는 마왕과 용사님. 


비록 그것이 어린 나이에 보았던 것이고 아무도 믿지 않을 지라도 저는 그 광경을 아직도 잊지  못합니다. 특히나 용사님이 마왕에게 날렸던 마지막 일격은 그야말로 저의 마음에 새길 수밖에 없었던, 찬란한 빛이었으며 저는 아직도 그 빛을 따라가고 있는 것입니다. 

마왕과 용사님의 승부는 제대로 마무리 지어지지 않았지만 아직도 저는 그 기억을 따라서, 용사님께서 내보이셨던 그리고 마왕이 내보였던 그 무용을 다시 한 번 보고 싶어, 그리고 해보고 싶어 이런 일을 하는 것입니다. 


"아직... 아직 더 할 수 있어."


몸은 한계에 다다릅니다. 숨은 차오르고 팔과 다리의 근육은 비명을 지르며 입 안에는 단내가 납니다. 머리에서는 땀이 폭포처럼 쏟아지며 전신이 후끈거리며 심장이 다시 한 번 뛰고 있는 것이 느껴집니다. 

힘듭니다. 정말로, 정말로 힘듭니다. 농민의 아들이라 농사일을 도왔던 적이 많았음에도 그런 체력 따위는 우습다는 듯 몸은 지쳐서 비명을 지릅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오히려 이것에서 제가 살아있음을 느끼고 있습니다. 

심장이 뛰고 있고 피가 활기차게 돌고 있고 숨을 쉬고 있으며 전신의 감각이 살아있다는 것을 저는 이것을 통해 느끼며 한 번 만이라도, 단 한 번만이라도 검을 휘두르기 위해 의지를 짜냅니다. 

이것이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이기에. 


닿을 수 없을 지라도 사람이 꿈을 꾸는 것은 죄가 아니라는 말이 있습니다. 

평민에 재능이 없는 저에게 제가 보았던 것을 재현하는 것은 하늘에 있는 달에 발을 딛을 수 있다는 소리이고 또 별에 닿을 수 있다는 소리와 같은 허무맹랑한 소리와 같을 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저는 계속해서 나아가고자 합니다. 어리석은 일이라고 해도 이것이 제가 가진 전부이니까. 



 ------

대충 이런 느낌으로 재능이 없는 범재에 불과하고 또 가진 자원도 별로 없는 주인공이

오직 어린 시절에 보았던 용사와 마왕의 전투에서 본 그 아름답고 멋진 광경을, 검술을 재현하기 위해 

끝없이 수련하고 좌절하고 다시 일어서고 스스로를 불태우며 

집념과 끈기를 가지고서 검사로서 성장하는 

인간 찬가를 실현시키는 그런 로망 넘치는 이야기 어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