끼릭끼리릭


어느 건물의 짙은 어둠 속 기계가 분주히 움직이는 소리가 난다.
러시아의 반동 제압형 물대포 기갑, reaper-67493이다.


3차 세계대전 시기, 시민들의 공포이자 권력자들의 동앗줄이던 기갑이지만 지금은.


"아... 리퍼. 코코아구나 고마워."


그저 코코아 배달부일뿐이다. 시민들을 최대한 죽지 않고 운반하기 위한 섬세한 집게였지만 지구상의 인간이 단 한명을 빼고 모두 사라진 지금은 코코아가 든 유리잔을 옮기는데 사용되고있었다.


삐— 삐- 삐– 삐.


"진짜로 인간들이 올거냐고? 당연히 오지. 올거야. 나는 보이지 않지만 너희는 보이잖아. 하늘의 기갑이."


그 말에 조용히 하늘을 바라보던 미사일 방어형 기갑, protect-973569이 조용히 응답한다.


삐— 삐—.


1000년. 자그마치 1000년이다. 그가 인간들이 돌아오길 기다린것이.

처음 이곳에 왔을때의 기억은 이미 가물가물하지만, 그럼에도 처음의 목적은 잊지 않을 수 있었다.


지구를 어지럽히고 도망간 저 무뢰배들을 처단한다.


"부탁할게."


뿌——————!


대 - 우주 병기 격추형 기갑, isolate-12가 거대한 몸을 일으킨다.


나는 오늘 인류의 방주를 부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