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여자친구는 여러 명이다.

잠깐, 개새끼라는 욕은 잠시 접어두고 내 말을 들어줬으면 좋겠다.


나도 좋아서 여러 명이랑 사귀는 게 아니니까.

사실 이걸 여러 명이 맞는지도 모르겠다.


"정민 님, 아침을 준비했습니다."


"...닌자야?"


"예."


대체 한국인인 예지가 어떤 평행세계이기에 닌자라는 직업을 가진 걸까.


"일어나기 힘들다면 도와드리겠습니다."


"아니, 괜찮...!"


말이 끝나기도 전에 나는 순식간에 침대에서 먹음직한 아침이 차려진 식탁으로 이동됐다.

내가 원래 있던 자리에는 어디선가 봤을 법한 통나무가 자리하고 있었다.


인술이라는 게 진짜 가능하다니.

마법과 무공을 쓰는 예지도 봤지만, 신기한 건 항상 신기했다.


"얼마나 남았어?"


"발명가가 만든 물건에 의하면 10분 입니다."


"음...."


발명가.

예지의 또 다른 평행세계 모습이다.

그녀가 만든 물건이란 다른 세계의 예지로 바뀌기 까지의 시간을 알려주는 물건이었다.


그나저나 10분이라니 조금 아쉽네.

닌자 예지는 그래도 다른 예지에 비하면 얌전한 성격이니 오래 보면 좋으니 말이다.


물론 제일 좋은 건 나랑 함께 자랐던 진짜 예지지만.


아침을 전부 먹었을 무렵.

옆에서 내가 밥 먹는 걸 지켜보던 닌자 예지의 모습이 사라졌다.


'다음 예지 차례인가.'


이번에는 어떤 예지일지 무섭다.

부디 얌전한 성격, 아니면 최소한 한 번이라도 봤던 예지이길 바라면서 마음의 준비를 했다.


"정민아...?"


"어."


"진짜 정민이야...?"


아, 이건 처음이네.

반응에서 알 수 있었다.


대부분의 예지가 처음 보이는 반응이 저리 했으니 이젠 익숙할만도 했다.

한 번씩 감금 당하는 건 익숙해지지 않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