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점결의~

돗자리를 파는 노모의 등골을 빨아먹으며 주점에서 술이나 퍼마시던 불속성 효자 유비는 오늘도 술에 얼큰하게 취해있었다.

취한 유비가 오늘은 이 이상 마시면 쓰러져서 족되겠다 싶었는지 자리에서 일어나 집에 가려던 찰나!

드디어 취해서 개가 되려는것인지 앞으로 자빠지는것이 아닌가?

유비는 급하게 눈에 보이는 길쭉한것을 잡고 일어서려 했지만 그 긴것은 누군가의 수염이었고 그 누군가와 함께 넘어지고 말았다.

얼떨결에 유비와 같이 자빠지게 된 관우라는 수염쟁이 역시 술에 얼큰하게 취해버린 상태였기에 급격히 흥분하였고, 아니나 다를까 유비의 면상을 씨게 후리고 만다.

술집은 취객 둘때문에 금방 개판이 되었고,

취객의 싸움을 구경하려는 구경꾼들이 몰려들어서 싸워라 싸워라 하는꼴을 보다못한 술집 주인 장비까지 싸움판에 끼어들어서는

내 가게 고쳐놓으라며 쌍욕을 뱉다가 직접 두들겨 패서 돈을 받아내기로 하고 같이 치고받기 시작한다.

결국 유비가 놀고먹고있던 한량이었지만 싸우는 재능은 있었는지 어찌어찌 둘을 이겼으나,

술에 취하고 몇대 맞기까지 해서 제정신이 아니었던 유비는 자신을 형님이라 부를때까지 둘을 구타하겠다 선언, 결국 폭력을 통해 둘에게 형님 소리를 듣게 된다.

그렇게 마을에는 유비 관우 장비 셋이 의형제가 되었다는 소문이 퍼졌고, 좀 취기가 가시고 정신이 든 유비와 관우는 부정했으나 병신같은 의형제 셋의 주점결의 이야기는 몇달간 마을의 술안주가 되었다.

유비 관우 장비 셋은 결국 포기하고, 이전 3인의 개싸움에서 승리한 유비를 큰형님으로 하는것에 동의한 뒤 둘째 결정전에 돌입했다.

그렇게 유비 관우 장비 삼형제가 탄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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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에 재능이 있지만 성격파탄에 노모 등골이나 빨아먹고 살던 술꾼 유비

수염쟁이 술꾼에 태도가 여러모로 매우 유연한 관우

삼형제 유일의 상식인이자 분노조절이 잘 되는 장비

의리파에 의협심과 도덕관념이 매우 넘치는 순애충 조조

청렴하고 민심도 잘 살피며 인재를 높이 등용하는 유능한 리더 동탁

허약한데 그냥 겁나 똑똑해서 후원자(아버지)가 3명인 여포

얼굴로 정신공격이 가능한 전술병기 초선카스

좀 센놈만 보이면 싸우자고 깽판치다가 자숙하려고 은거(당)한 족고수 제갈공명

쓸데없이 신중하게 굴어서 장수하는 손견과

분노조절 잘 하는 건강한 후계자 손책 등등...

삼국지연의 세계관은 그대로지만 등장인물들만 심각하게 뒤틀린 삼국지.

삼고초려도 공명이 자신을 세번 찾아온거에 감동해서 함께하기로 한게 아니라,

두번 개처럼 쳐맞고도 세번째로 와서 맞다이를 까자고 하고, 결국 자신의 공격을 한번은 피해낸 유비를 보고 공명이 함께하기로 한다던가,

하는식으로 에피소드의 큰 틀은 비슷한것같은데 좀 뒤집어진 등장인물들 탓에 뭔가 내용이 달라진 삼국지.

쓰면서 괜찮다고 생각했지만 갑자기 나타난 닌자의 삼국지연의 대학살쇼보다는 재미없는것같아서 소재칸에 던지고 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