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데 이제 리뷰하는 사람들이 미래인들인 거지



2100년대, 인류는 훨씬 우월한 기술을 가진 우주 문명에 복속당함

이후 인류는 종족 전체가 노예로 팔려 우주 각지로 퍼짐



외계인에게도 가능 판정을 내린 인류의 선구자들이 있었고,

마찬가지로 인류에게 가능 판정을 내린 외계인들과 '이종 교류'를 하게 됨

이종간 호환 기술에 힘입어 반인들이 태어나며 점차 인류에 대한 인식이 좋아졌고

결국 몇 세대 후 인류에게 호의적인 종족들의 도움으로 인류는 노예 신세에서 해방되게 됨



인류가 해방됐다고 해서 모두가 행복해진 건 아님

다른 외계종족의 혈통을 이은 혼혈 인류들은 해당 종족의 도움을 받을 수 있었지만

어떻게든 명맥을 이어온 순혈 인류의 경우 갑자기 사회에 내동댕이쳐진 상황

당장 의식주를 해결하지 못하면 다시 노예로 받아달라고 해야 할 판이었음



순혈 인간인 주인공이 살던 행성은 하필 인류를 노예로 팔았던 종족의 수도였음

인류에 대한 시선이 가장 곱지 않은 곳이었기에 각종 차별을 받으면서

주인공은 매일같이 막노동을 하고 우주 터미널에서 노숙하게 됨



하지만 그것도 잠시였음

그동안은 기계보다 인간을 굴리는 게 더 싸서 일이 있었는데

이제는 기술 발전으로 인해 막노동 일마저 사라진 것

주인공은 희망을 잃고 벤치에서 마지막 남은 돈으로 산 술을 퍼마시고 있었음



한편 우주 역사에 길이 남을 수백 개의 명작을 탄생시킨 대문호는 우울증에 빠짐

장생종인 그는 거의 모든 종족의 역사와 문화를 연구했고

거기서 떠오르는 거의 모든 소재를 사용해버린 것

남아있는 소재들이 있긴 한데 이전 작들의 명성을 따라잡기엔 부족한 것들이었음

십 년 동안 신작 집필 중이라고 말하곤 했지만 사실 한 글자도 적지 못한 상황,

그는 한참을 자살 충동에 시달리다가 결국 자살을 결심함



마지막으로 고향 행성에 들러 과거를 회상하던 그는 우연히 주인공과 마주치게 됨

주인공의 딱한 사정을 들은 그는 어차피 자기가 죽으면 돈이고 뭐고 다 필요없으니

사람 하나 살린다고 생각하고 도움을 주려고 함



그런데 그가 대문호라는 걸 모르는 상대와 대화를 하다 보니

부담없이 자신이 작가이며 신작 소재가 없어서 고민이라는 것까지 털어놓게 됨

그걸 들은 주인공은 이런 건 어떠냐며 어릴 적에 부모에게서 들었던 이야기들을 들려줌



옛날옛적에 마 사라 행성에 제임스 레이너라는 보안관이 살고 있었는데…


호랑이 담배 피던 시절, 그만 돌이 된 청년이 있었는데…


크아아아아, 두렵고도 위대한 투명한 용이 울부짖었다…



혼혈들과 달리 순혈들은 구전의 형태로 과거 인류의 창작물들을 전해오고 있었던 것

대문호는 새 이야기들에서 영감을 얻고 감동함

그는 인류의 고향 행성에는 더 많은 이야기가 남아있을 거라는 사실을 떠올리고 주인공을 후원하게 됨




그렇게 당장 떠오른 영감을 창작 활동에 쏟아붓게 된 대문호를 제외하고

주인공을 탐사대장으로 하고 대문호가 섭외한 정비사(인간 혼혈),

우주선 조종과 문자 해석을 담당할 최신형 ai를 포함한 탐사대가 꾸려짐



황폐해진 지구도 미래에는 대충 기술 발전으로 전력은 나갔어도 서버 안의 데이터는 다 살아있는 상황

이제 탐사대가 과거의 창작물들을 복구하고 대문호에게 보고하면서 리뷰하고,

대문호가 거기서 영감을 얻어서 신작을 내놓으면 우주 각계에서

그 일본 예능에서 이마 치는 외국인 아저씨마냥 감탄하면 재밌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