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내가 중학생이었을 때...

우울증과 질풍노도의 사춘기를 동시에 겪었던 나는 어느 날 처방 받았던 정신과 약 전부와 타이레놀 24알을 한꺼번에 삼키고 극단적인 시도를 했다가 부모님께 걸려서 인근 대학병원 응급실에 가게 됨.

그런데 염색한 금색 더벅머리에 피부가 까맣고 피어싱을 귀에 잔뜩한데다 흰색 마스크를 턱에 걸친 남자 의사 선생님께서 껌을 짝짝 씹으시며 나를 쓱 쳐다 보시는 거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코로나 유행하기 10년 전이었고 그 때 마스크를 턱에 걸치고 다니는 게 유행이었음.)

그 의사 선생님께서 "멀쩡해 보이는데요? 그냥 집에 가도 될 것 같은데..." 이렇게 말씀하시더니 진료를 거부 당함.
목에 신분증? 카드를 걸고 계셨는데 레지던트라고 적혀 있었음.

순간 그 의사 선생님의 외모를 보고 "의사가 이렇게 꾸미고 다녀도 되나?" 싶었음.
지금 생각해보면 응급실 진료비가 만만치 않으니 진료 거부 당했던 게 다행 중에 다행이기는 한데...

대학병원 이름도 밝히고 싶은데 고소 당할 수도 있으니 이름은 밝히지 않겠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