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는 하렘 역하렘 러브코미디 순애 등등의 다양한 로맨스물들이 있지만 이 작품들에는 모두 딜레마가 존재한다  


그게 무엇이냐?


바로 커플이 이어지는 순간 작품의 최고점을 찍고 그 이후에는 본문 테슬라마냥 바닥으로 개꼴아박는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로맨스 작가들은 커플을 맺어주지않자니 전개가 늘어지고 그렇다고 맺어주자니 그 직후에 성적을 꼴아박는 피할 수 없는 딜레마에 직면하게 된다


즉 작품의 수명을 늘리기 위해서는 어떻게해서든 커플의 성사로 인해 발생하는 떡락을 막기 위해 작가들은 여러 선택을 할 수 있는데


가령

끝에는 하나만 이어지더라도 중간에 늘어지는걸 방지하기 위해 서브히로인들을 계속 투입하는 러브코미디라던가


아예 그 중 선택하지도 않고 다 데리고 가는 하렘같은 장르들이 이를 극복한 대표적인 예시들이다.


허나 비슷해보이는 이 둘 사이에는 약간의 차이점이 있는데 


러브코미디의 경우 주인공은 결코 엔딩가기 전까지 정실 히로인을 정하지않는다. 


정확히 말하자면 

얘같이 사실상 딱 누가봐도 정실인지 나오지만 주인공이 어떻게든 마지막까지 선택하지 않는 부류와


얘네같이 씨발 상상도 못한 정실히로인 결말을 맞이하는 부류이다.


아무튼 여기서 핵심은 두 부류 모두 어떻게든 히로인과 이어지는 내용을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늦췄다는 것이다. 이어지는 순간 떡락을 하니 그 순간을 작품의 끝까지 최대한 미뤄놓는거지

이거랑 비슷한 느낌이라 생각하면 된다.


하렘은 이와 비슷하면서도 다르다. 방금 러브코미디는 둘이 이어지는 장면을 마지막까지 미룬다고 했지? 


얘네는 그런거 없다. 그냥 바로 야스를 하든 뭐를 하든 관계를 돈독하게 맺는다. 그럼 이어지고 떡락하겠지? 그때 바로 새로운 히로인으로 갈아타서 다시 관계를 형성해나간다.


정리하자면 

러브코미디는 주식의 떡락을 마지막까지 미루는 것이고 

하렘은 주식이 떡락할 시점에서 바로 새로운 주식으로 갈아타는 것이다. 


그런데 지금까지 알아본 내용은 전부 히로인의 숫자를 늘려서 해결하는 방법들 뿐이다. 그렇다면 히로인이 하나뿐인 소위말하는 순애작품들은 어떻게 해야할까?


이제부터 순애물들이 이 딜레마를 극복하는 방법을 한번 알아보자.


1.빨리끝내기

사실 가장 근본적인 해결책이다. 결국 떡락하는 이유가 두 사람이 이어지고나면 재미가 급감해서이니 둘이서 이어지자마자 그냥 완결내버리면 떡락이고 자시고도 없다. 주로 단편 전문 작가들이 애용하는 방식이다.


2.서브커플 추가


앞에 나왔던 하렘물과 극복방식이 매우 유사하다. 마찬가지로 두 사람이 이어져서 떡락할쯤에 새로운 커플로 시점을 옮겨서 진행하는 식이다.


3.로맨스 비중을 줄이기

이게 무슨소리인가싶지만 꽤 효과 있는 방식이다 

늑대와 향신료는 현랑 호로와 상인 로렌스가 함께 여러사건을 겪으며 서로 이어지는 내용의 명실상부한 로맨스작품이다.

근데 내가 이렇게만 말하면 "경제관련 내용 잘쓴걸로 더 유명한 작품 아님?"이라는 댓글이 무조건 달릴거다.

그렇다. 보통 사람들은 늑대와 향신료라는 작품에 대해 생각할 때


"중세경제와 관련해서 뛰어난 내용을 담은" 로맨스 작품이라 생각하지 


중세경제와 관련해서 뛰어난 내용을 담은 "로맨스" 작품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경제관련내용이 많이 나오는만큼 당연히 로맨스 관련 내용들은 그 사이사이에 끼워져 나오면서 둘 사이의 진척속도는 로맨스가 주류인 장르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뒤쳐지게되고 결혼을 하는 동시에 완결이 나면서 떡락을 자연스럽게 피하게된다. 


러브코미디와 마찬가지로 떡락하기 직전에 완결짓는 것이다.


하지만 이걸론 아쉽다. 결국 앞서 나온 예시들은 모두 빨리 완결내거나 작중 로맨스 분량을 줄이거나 다른 서브커플을 출현시키는등 한 커플의 찐한 로맨스 같은 것과는 거리가 멀지않은가? 한커플의 로맨스가 길게 나오면서도 순애이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4.히로인의 변신

맨 처음 설명한 것처럼 히로인을 여럿 두면 로맨스의 딜레마를 쉽게 해결할 수 있다. 하지만 그래서야 순애물은 물건너가지않는가?

 

그렇기에 본 작품들은 히로인 하나가 히로인 여럿의 역할을 해낸다. 전자의 경우에는 여주인공이 여러가지 인격을 연기함으로써 후자의 경우에는 여주인공이 여러 캐릭터들의 코스프레를 함으로써 순애물임에도 히로인을 여럿 두는 것과 같은 효과가 일어나고 딜레마가 초래하는 것을 잘 막아준다. 


허나 이것도 하렘느낌 난다고 싫어하는 사람이 세상에 존재하기에 마지막으로 진짜 1대1 순애에 로맨스 비중도 높은 작품과 그 방식을 알아보자


5.두 사람이 이어지는데에 시련 부여하기

마지막 방법은 바로 둘이 이어지는데에 시련을 부여하는 것이다. 이는 보통 물리적으로 팔이없다거나 이런 결점보다는


위 작품들처럼 히로인들처럼 마음에 무언가 결함이 있는 케이스가 많다. 

전자의 경우에는 태생적으로 감정이 결여된채로 태어나 행동의 근거가 오직 자신이 배운 지식과 이성에서만 비롯되는 여주인공이 나오고 

후자의 경우에는 집안사정으로인해 소중한 사람이 생기는걸 두려워하게된 여주인공이 나온다.


오은영박사님이 와도 골머리 앓을 정신상태의 여주인공들인데 남주인공들 입장에선 어떻겠는가? 온 사랑을 퍼부어가며 얘네들의 정서를 일반적인 사람의 정서 언저리로 만드는데만 한참걸리고 자연스럽게 로맨스의 분량이 뻥튀기 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물론 주인공이 일방적으로 사랑을 쏟아붓기만하면 고구마니 점점 사람의 감정을 가지게되는 여주인공의 모습은 당연히 필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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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써 로맨스 작품들 그 중에서도 순애물들이 어떻게 딜레마를 극복하는지에 대해서 오늘 알아보았다. 


왜 죄다 하렘만 주구장창 써대고 순애는 없는지 이를 통해 잘알 수 있다. 허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꿋꿋이 양질의 순애작품을 써주는 작가들을 위해 우리모두 잠깐 감사하는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