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누가 됐든 여기 구성원 중 하나를 비난하려는 의도로 쓰는 글은 아님.


환원주의는 어떤 현상을 그보다 더 낮은(기본적인, 또는 그를 구성하는) 단계의 무언가로 설명하려는 사상이라고 알고 있음. 사람의 감정을 신경 세포 내부에서의 신경전달물질의 작용으로 설명하려는 시도가 그 예가 될거임.

근데 환원주의를 반복해서 적용하다보면 결국 모든 현상은 물리와 수학으로 설명할 수 있다는 결론이 나옴. 신경전달물질들 또한 원자들의 집합체이고, 이 원자들의 움직임은 물리학으로 설명할 수 있고 물리는 수학으로 설명할 수 있으니까.


하지만 불확정성 원리에 의해 우리는 특정 입자의 위치와 움직임을 동시에 정확하게 알 수 없음. 보통 특정 입자의 위치를 알기 위해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면 빛이 그 입자에 반사되어 돌아오는 과정에서 입자의 위치가 달라진다는 설명을 예시로 많이 듦(일부분만 설명하는 불완전한 예시이긴 함). 우리가 무언가를 본다는 행위는 무언가에 빛이 반사되어 돌아오는 것을 관찰하는거니까, 빛이 무언가와 충돌하는 순간 우리가 관찰한 위치와 속력은 변하게 됨. 따라서 우리는 신경세포전달 물질을 구성하는 원자들, 혹은 원자를 구성하는 쿼크들의 움직임이 어떻게 될지는 확실하게 밝힐 수 없음. 불확정성 원리를 제시한 하이젠베르크 아저씨도 부분과 전체에서 환원주의를 경계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음.


물론 감정과 신경전달물질 사이의 상관관계는 어느 정도 존재할 가능성이 높음. 불확정성 원리가 적용되기에는 상대적으로 큰 스케일이기 때문에, 우리가 상관관계를 밝힐 수 있을 정도의 측정 정확도는 확보할 수 있을 것임. 다만 지나친 환원주의나, 모든 것을 환원주의로 설명하려는 시도는 경계해야 한다고 생각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