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리채널인데 어쩐지 저랑 비슷한 사고방식을 가진 분들이 많으신것 같아 한말씀 여쭤봅니다.


저로서는 도저히 할 수 없는 영역까지 위로와 공감만을 기대하는 지인을 두어 고민이 많습니다.


공감과 위로는 물론 좋은 것이고, 이것을 바라는 마음은 인간이라면 아주 당연히 가지고 있겠지만, 

제 지인이 원하는 공감의 정도가 제가 해줄 수 있는 수위가 아니라고 느껴져서요.

솔직히 말하면 피로감을 느낍니다. 


그 친구가 나쁘다고 생각되지는 않지만, 너무 피곤해서 조금 멀리하고 싶단 생각까지 들 정도에요.

저도 감정형 인간인데요, 그 지인을 보고있으면 아니 사람이 저렇게 감정적일 수 있구나 싶습니다.

알게된지 꽤 오래되었는데도 불구하고 점점 불편해집니다. 

이제는 그 친구가 얌체같고 속을 잘 모르겠다는 생각까지도 들어요. 불신감이 생기고, 멀리하고 싶어지더라구요.


왜 그런가 곰곰히 생각해봤는데, 

시작은 그 친구가 저보고 '자기가 원하는 공감을 해주지 않아서 상처받았다.'라고 말하는 순간이었던 것 같아요. 

그 친구가 저에게 상처받았다고 하는 이유가 저로선 도저히 이해되지 않았기 때문에 불쾌감이 생겼어요.


위에도 써놓았듯이 공감과 위로는 무척 좋은 것이고, 저도 잘 해보려고 노력하는 부분이에요.

하지만 저는 그 친구가 말하는 '진심어린 공감'은 타인에게 강요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그건 어딘가에 들어갈 때 앞사람이 열린 문을 잡아주는 것과 같은 호의이지, 강요해서 얻어낼 부분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억지 공감만큼 헛된 것이 어딨겠나 싶어요. 

왜 생판 남에게 당연하게 위로를 기대하는 거지, 왜 생판 남에게 당연하다는 듯이 좋은 말을 기대하는 거지. 

그런 기대는 상대를 부담스럽게 할 뿐, 아무 짝에도 쓸모가 없는데. 어차피 자기가 기대하던 위로를 들어도 당연한 것이니까 감사하지도 않을 거 아닌가. 

그런 생각만 엄청 들어요.


지가 듣기 싫은 소리 하면 편의주의적으로 공감능력 타령하는 사람들이랑 가까워지고 싶지 않았는데, 바로 옆에 그런 사람이 있었다는 걸 너무 늦게 깨달았네요.


공감이 되지도 않는데 자꾸 위로를 요구하는 태도에 저는 점점 지쳤고, 더이상 어떻게 친구관계를 유지해야 할지 모르겠을 정도로 스트레스를 받고 있습니다.


물론 그 친구는 좋은 사람입니다만, 저랑은 가치관이 너무 맞지 않는 것 같아요. 아 너무 고민됩니다. 

같이있으면 스트레스를 엄청 받아서 거리를 두고 싶은데 그럼 그친구를 더 상처줄것같고, 저는 힘들고, 어우 어렵네요 진짜

새벽에 속상해서 고민 털어놓아봅니다. 세상이 논리만으로 해결되는 깔끔한 곳이라면 얼마나 좋을까요 ㅠㅡㅜ


생각해보니 옛날에 사귀었던 사람들한테 들었던 소리랑도 비슷하네요 ㅡㅡ 대체로 뭔가 감정이 풍부한? 사람들이랑 엮였었는데 (저도 한감정 합니다만) 관계가 참 어려웠던 기억이 납니다. 

감정이 풍부한걸 떠나 의존적인 사람들이 많이 엮여서 힘들었는데, 한편으로 상처를 많이 준 것 같아 미안하기도 하고요. 그냥남은 생은 혼자 코딩책이랑 물리학책 보면서 시간 때우다 죽으려고요


역시 독신주의가 최고입니다.... 연애보다 공부가 적성에 맞는듯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