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란스러웠던 2021학년도 초등 과학전담 1학기를 마무리하며,

나의 솔직한 감상을 적어보고 싶었다.


나는 사실 과학 전공자가 아니며,

블로그 유튜브 등을 위시한 SNS계정도 없고, 

교사커뮤니티에 글을 올리지도 않는다. 

한마디로 분수파악 + 나대지 않는 삶을 지향한다.


그래서 답답한 마음에도 성토하지 못한 부분이 많았다.

오늘 편하게 적어보고 싶다.


요지는 이렇다.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창궐로 인해 한국 과학교육은 글자그대로 '망했다'.


97년도에 7차교육과정을 밟은 세대부터 지금 세대까지 포함하여,

이번에 초등학교를 다니고 있는 세대야말로 가장 불쌍하고 폭망한 세대이다.


코로나19 방역수칙으로 인해 모둠실험이 금지되고, 뭐 할 수 있는 게 없어졌다.


학생들 모아놓고 그냥 소크라테스 식으로 강의만 진행하면 되는걸,

굳~~이 비싼 돈들여 실험도구 사모으고 더 비싼 돈들여 과학실 구축하고 안전장비 설치한 의미가 사라졌다.


막말로 실험을 못하니까 소크라테스식 산파법(?) 말고는 현장에서 할 수 있는 교육이 별로없다...


애들은 애들대로 실험못하니까 과학 재미없다고 난리.

교사는 교사대로 곤란한 부분 존재.

실험은 대충 영상으로 때우고 강의식 수업으로 진행하려니까 시간이 너무 남아서 나도 모르게 초딩들 앞에서 교과서에서는 언급하지 말라는 삼투압 같은 중학교 과정 얘기하게 되고...

(근데 이거 얘기안하면 대체 증산작용을 뭔수로 설명하라는건지 모르겠다. 광학도 마찬가지. 입사각 반사각 굴절각이란 말을 안쓰고 어떻게 빛의 굴절을 가르칠 수 있는건지??)


아무튼 뭐 할 수 있는게 별로없다.


지루해하는 애들 데리고 뭐라도 하기 위해서...

고육지책으로 생각한 필살기가 있긴 했지만, 써보니까 딱히 교육적으로 효과적이라는 생각은 안들더라. 인성교육적으론 별로였음.


솔직히 한 나라의 교육이 이렇게 대대적으로 후퇴한 적이 과거에 있었나. 앞으로도 또 있을까.


나도 경험과 지식이 일천한 입장이라 잘 모르겠다만 정말...이 코로나 사태가 끝나든 어떻게 되든,교육계의 후폭풍이 거셀 것 같다. 그만큼 심각한 상황이다.


비단 과학만 그런게 아니고, 전 과목이 다 그렇다.


얼마전에 모 도시에서 초등학교서 토론수업 진행하다 20명 넘게 집단감염이 일어났다. 

이게 무슨말이냐 하면 .... 이제부터 토론수업을 진행한 교사들은 책임을 더 세게 추궁당한다는 뜻이며 학생들은 토론에 참여해볼 기회를 박탈당할 것이라는 뜻이다.


뭐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었다. 심지어 생활지도마저도. 

교육부에선 2학기엔 전면등교 실시한다 하던데 지금 상태로 보면 아마도 무산될 것이다. 이런 카오스 상태가 적어도 1년은 더 지속된다고 봐야 되겠지.


참 지금 상황보면 답답하지만 

어떻게든 활로를 뚫기 위해 공부하고 연구하는 것만이 답이다. 방법이 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