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남



카무이 

대장, 거기 뭐가 좀 보여요?

 

크롬

아니, 너는?

 

카무이

어...아니요.

 

카무이와 크롬은 폐허의 양쪽에서 나와 거대한 구덩이 앞에서 정보를 교환했다. 이 구덩이의 중앙에는 빗방울 모양의 2개의 공중강하 캡슐이 있었다.

 

공중강하 캡슐 외부는 대기권을 넘을 때 고온으로 인해 심하게 부서졌고, 열린 캡슐 문에는 계속해서 뜨거운 기류가 넘쳐흘렀다.

 

카무이

우리가 착륙 중에 만난 교란용 드론은 이전에 등장한 적이 없었어요.

이제 그것은 의도적으로 우리의 행동을 지연시키는 것처럼 보여요.

 

크롬

그래... 역시 이번 임무의 목표는 따로 있는 것 같군.

 

? ? ?

공중정원 강아지들이 왜 또 나타난 거지.젠장, 벌서 이만큼이나 지체되었나!

 

크롬&카무이

? !

 

칠흑 같은 물체가 크롬과 카무이를 향해 날아갔고, 맞기 전에 크롬과 카무이는 무의식적으로 양쪽으로 흩어졌다.

 

크롬은 가만히 서서 비행 물체를 스캔한 후 그것이 전기 스파크가 있는 기계 머리라는 것을 발견했다.

 

크롬

이건...우로보로스 팀의 텔로...

 

크롬의 속삭임을 듣고 카무이가 물체의 비행 방향을 향해 질주하는 속도가 몇 배나 증가했다.

 

목표 위치에 접근한 후, 카무이는 갑자기 뒤에 있던 대검을 움켜쥐었고 목표 위치의 높은 건물이 카무이의 한 방에 무너졌다.

 

카무이 

이런, 개자식.


 

기어? 

정말 성급하군, 그 덕에 시간을 절약할 수 있겠어.

 

크롬 

카무이. 뒤에!

 

아까 들었던 소리가 갑자기 카무이 뒤에서 들려왔고, 그 소리와 함께 격렬한 충격을 동반한 강한 바람이 불었다.

 

둔탁한 금속 충돌이 있었고 카무이는 그 충격에 그대로 날아가버렸다.

 

카무이가 먼 폐허에 돌출된 철근과 부딪치려 할 때, 하늘색의 번개가 지면을 쏜살같이 지나갔다.

 

번개가 카무이를 지나가고 카무이를 머금은 채, 철근 옆의 벽을 따라 올라갔다.

 

카무이 

대장, 고마워요.

 

번개가 점차 잦아들자 카무이를 든 크롬이 벽의 높은 곳에 서있었다.

 

크롬 

임무의 변수를 일으킨 범인인 것 같다.

 

카무이

...침식체는 아니에요. 강도가 매우 높습니다.

 

기어? 

그 하얀색 멍청이를 찾고 있는데. 어디 숨어있는지 알고 있나?

 

크롬

노코멘트.

 

기어?

그렇군. 너희 명찰을 보니 한 팀이군. 너희를 죽인다면, 그놈이 나오겠지.

 

카무이 

흥, 어디 한번 해보시지.

대장. 내려주세요. 제가 저놈에게 본때를 보여줄게요.

 

카무이는 허공에 그의 대검을 휘둘렀지만 크롬은 카무이를 단단히 움켜쥐고 움직이지 못하게 했다.

 

크롬 

시간만 끌어. 우리는 반즈를 찾은 후에 철수한다.

 

카무이 

걱정하지 마세요. 알겠습니다.

 

기어? 

시간 낭비다.



-----------------------------------


우물 안 개구리



시간이 얼마나 지났는지 알 수 없었다. 아놀드의 뺨에서 땀방울이 흘러내렸다. 수리는 끝났고 실수의 여지가 없었다.

 

아놀드

...

 

반즈

...

 

이때 옆의 구형 로봇이 갑자기 뛰어올라 두 사람 앞에 내려다보이는 도시를 비췄다.

 

사진 속 도시의 건물을 상징하는 표시가 하나둘씩 무너지고, 도시 사이를 오가는 세 개의 불빛이 간헐적으로 눈부신 불꽃을 뿜어냈다.

 

아놀드

네 동료들인가?

 

반즈

...네, 이 두 바보가 나를 찾아왔군요.

 

아놀드 

동료니까.

동료라...

자, 다음 단계는 수리의 마지막 단계다.

 

아놀드는 로봇을 반즈의 손바닥에 두면서 말했다.

 

반즈

...? ?

 

아놀드

헤헤. 이제와서 거절할 거 없어. 우리가 네 수리를 마무리해줄게.

 

아놀드는 말을 마친 후 몇 걸음 뒤로 물러나서 소파에 등을 기대고 소파 밑에서 알약을 꺼내 삼켰다. 알약이 무엇인지는 몰랐지만 아놀드의 얼굴이 일그러지는 것을 보면 알약이 매우 쓴 것이 틀림없다는 것을 반즈는 알 수 있었다.

 

반즈 앞에서 구형 로봇이 점차 열렸고 반즈의 외부 인터페이스에 연결하기 위해 로봇에서 여러 개의 연결선이 뻗어 나왔다.

로봇의 에너지가 자신의 몸속으로 쏟아지는 것과 외부 손상은 아놀드의 손에서 치료되고 있다는 것을 반즈는 명확하게 느낄 수 있었다. 기체에 부족한 가동 에너지는 로봇의 도움으로 회복됐다.

 

아놀드

참 오랜만이야.

이렇게 다른 '사람'과 이야기를 나누는 건.

 

반즈 

하지만 아놀드 씨, 이 에너지는...

 

아놀드

외부 세계를 보여줘서 고맙다고만 생각해라. 남에게 빚지는 건 싫어서 말이야.

게다가 좋은 강철은 칼날에 써야지. 파트너의 마지막 에너지를 나에게 맡겨도 아무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니, 모두 너에게 맡겨야지 않겠나.

이런 식으로 해야, 우리가 함께 살 가능성이 더 커져.

 

반즈

...그렇군요.

그럼 이제 당신의 장기 상태를 점검하겠습니다.

 

반즈가 손과 발을 쭉 뻗고, 정상적인 행동을 재개한 반즈가 일어나 아놀드의 곁으로 왔지만, 아놀드는 반즈에게 손을 뻗어 반즈의 움직임을 막았다.


 

아놀드

이제 나를 살펴보는 것보다 더 급한 일이 있지 않나. 너도 지금 화면을 봤듯, 네 두 동료는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없어.

가자, 내 눈으로 바깥 시대가 어떤지 내 눈으로 보자꾸나.

우물 밑으로 도망친 개구리가 오늘 오랜만에 세상을 만나러 나가자는 거다.

 

반즈

후... 알겠습니다.

 

------------------------




아놀드 센세 ㅠㅠㅠㅠㅠㅠ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