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슨 원래 내일 쓰려고 했는데

 혹시 까먹을까 싶어서 하루 일찍 쓰는
 쓰잘데기 없는 토막지식 글임.



 거두절미하고,

 제목처럼 사실 현실에서도 포뢰를 볼 수 있다.

 어디에 있냐면,


※ 출처 : 문화재청 홈페이지(용주사 동종)


 바로 여기에 포뢰가 있음.

 어딨냐고?




 이거임 이거.

 이게 푸니싱 포뢰의 모티브가 된 오리지널 포뢰라고 생각하면 된다.


 저 부분은 용뉴(龍紐 : 용 모양 고리)라고 함.

 말 그대로 종을 매달기 위한 고리를 거는 부분임.


 왜 포뢰가 하필 저기에 있는지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용생구자(龍生九子) 전설의 내용을 알 필요가 있음.


 

 용생구자에 따르면 포뢰는 바다에 살고,

 소리 지르기를 ㅈㄴ 좋아한다고 함.


 이까지 보고 딱 감이 왔을 텐데 맞음,

 소리 지르기를 ㅈㄴ 좋아함 때문에 저기 얹어놓은 거임.

 "니가 그렇게 고함을 잘 지른다매?

 그럼 여기서 종소리 좀 키워줰ㅋㅋㅋㅋㅋ"라는 느낌으로

 저기에 장식으로 들어가게 된 것이다.


 참고로 원래는 찐 장식용으로 들어간 것뿐이라

 효과는 쥐뿔도 없는 미신의 영역이라 봐야 했는데,

 우리나라 범종의 경우는 실제로 저 부위가 종소리에 관여하는 기능이 있음.



※ 출처 : 창덕궁 트위터(용뉴와 용통)


 저 부분 때문인데,

 저기는 용통(甬桶)/음통(音桶)/음관(音管)이라고 부름.

 뭔가 명칭이 많지만 그냥 긴 대롱/소리의 대롱이라는 뜻임.

 이건 우리나라 범종에만 있는 구조라고 하네.


 저 부분의 정확한 용도는 아직 연구 중인 걸로 아는데

 어쨌든 뭔가 소리에 관련된 기능을 하는 건 확실하다.

 가설 중에는 저기로 높은 주파수의 소리들을 걸러내서
 우리가 저런 종의 소리라고 하면 떠올리는

 그 묵직한 음을 선별하는 용도라는 말도 있었음.


 아무튼 우리나라 종에서는

 포뢰가 소리의 품질 관리를 실제로 하고 있다,

 정도로 알아주면 되겠다.



 그리고 이 외에도 종에는 포뢰랑 연관된 부분이 하나 더 있음.

 종을 칠 때 쓰는 당목(撞木)이라는 걸

 아예 고래뼈로 만들거나 고래 모양으로 만드는 것임.

 


※ 출처 : 수덕사 공식 홈페이지(소식지 : 2019년 새해 맞이 타종식에서 발췌)


 이게 어딜 봐서 고?래 싶겠지만,

 이걸 만들 당시의 고래란 실제로 목격한 사람은 별로 없는

 전설의 생물 비스무리한 것이었을 테니

 그러려니 하고 대충 넘어가자.


 아무튼 이걸 이렇게 만드는 이유 역시 용생구자 전설을 보면 알 수 있다.


 용생구자에 따르면 포뢰는 바다에 살고,

 소리 지르기를 ㅈㄴ 좋아하는데,

 고래를 무서워 해서 고래만 보면 그렇게 소리를 지른다고 함.


 ㅇㅇ 마지막 줄 때문에 그런 거 마즘.

 그러니까 대충,



 

※ 찬조 출현 : 창위 손


 요런 느낌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즉 니가 소리를 그렇게 잘 지른다매?? 라고 억지로 끌려와서

 더 열심히 지르라고 무서워하는 것까지 들이밀어대는

 극한의 노동 환경에 놓여있는 거심.

 우리 불쌍한 현실의 포뢰를 위해 잠시 묵념의 시간을 가지자.


 어쨌든 푸니싱의 포뢰가 유독 고래랑 같이 그려질 때가 많고,

 포뢰 버전 이름에도 고래 鯨이 들어가는 이유도

 바로 이 원전의 포뢰 설정 때문에 그런 것.

 사실 서브컬쳐에선 포뢰보다는 도철이 많이 애용되는데

 푸니싱에서는 희귀하게도 포뢰가 등장해서

 개인적으로 꽤 흥미로웠었음.



 그리고 이 뜬금없는 뻘글을 쓰는 이유는

 매년 새해 첫 방송을 꿰차는

 제야의 종소리 때문에 생각나서 그런 것이 맞음.


 그러니 이 글을 읽어준 모두는

 내일 자정 제야의 종소리를 들으면서

 음, 포뢰가 오늘도 열일 중이로군 이라고 생각해줘.



 그럼 다들 이런 뻘글 읽어줘서 매우 감사함.

 하루 이르지만 올해 마무리들 잘 하고,

 우리 시키칸들 내년에도 다같이 즐겁게 푸니싱 하자.